바다는 잘 있습니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바다는 잘 있습니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12.00
Description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낙담의 자리에서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으로 선 한 사람의 혼잣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등의 산문집을 발표하며 여행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시인 이병률의 다섯 번째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온전히 혼자가 되는 일에 골몰하며 자신을 확인하고 동시에 타인을 발견해가는 뜨겁고도 명확한 인식의 순간들로 주목받았던 시집 《눈사람 여관》 이후 쓰고 발표한 60편의 시를 엮었다.

설명할 수 없는 생의 절박함과 바닥없는 슬픔을 응시하는 깊고 저린 시편들로 우리 마음의 경계를 흔들어온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감각과 감정의 날을 최대치로 벼려낸 언어들로 믿음에서 비롯한 사람의 자리를 묻고 또 묻는 일, 어쩌면 사랑과 가까워지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저자는 온전한 혼자가 되어 자주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때로는 불안을 잔뜩 껴안은 채로, 바깥을 걷고 들여다보는 일에 골몰한다. 그렇게 혼자가 된 저자가 끝내 그만두지 못한 마음속 혼잣말들은 담장을 쌓아올리듯 겹침과 포개짐을 반복하며 질문을 낳았고, 더는 혼자가 아닌 말이 되어 끝내 시로 완성되었다.
시집의 제목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 《이별의 원심력》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깊은 밤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마주한 한 사내에서 대못이 놓인 창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터미널, 거미줄 쳐진 도서관 사물함, 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새벽과 마주한 책상에 놓인 백지 위까지 온전히 혼자인 채로 삶의 자리, 곧 사람의 자리를 이어가며 통과하고, 바깥의 사람과 감정이 머물렀던 자리에 정지 화면처럼 오래 붙박여 마음을 잇대어보는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안부와도 같은 이야기가 공감과 위로가 되어준다.
저자

이병률

1967년충북제천에서태어났다.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1995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시「좋은사람들」,「그날엔」이당선되어등단했다.시힘’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는시집『당신은어딘가로가려한다』,『바람의사생활』,『찬란』,『눈사람여관』,『바다는잘있습니다』등과여행산문집『끌림』,『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내옆에있는사람』,산문집『혼자가혼자에게』...

목차

시인의말


살림9
사람10
사람의자리12
여행14
이구아수폭포가는방법16
이토록투박하고묵직한사랑18
사랑의출처20
그사람은여기없습니다22
있지24
내시경26
11월의마지막에는27
노년28
반반30
사람의재료32
파문34
목마들36
담장의역사38
설산40
정착42
사람이온다44


몇번째봄49
청춘의기습50
마음한편52
지구서랍54
두사람56
호수58
새60
밤의골짜기는무엇으로채워지나62
염려64
불화덕66
미신68
가방70
시를어떨때쓰느냐물으시면72
여름은중요하다74
소금의중력76
수색역78
어제까지의풍경79
고독의작란80
왜그렇게말할까요82
무엇을제일로84


탄생석89
인명구조수업90
생활이라는감정의궤도92
동백에새떼가날아와서는94
내가쓴것96
후계자98
사는게미안하고잘못뿐인것같아서100
이별의원심력102
이넉넉한쓸쓸함104
직면106
당신은사라지지말아라108
새벽의단편110
얼음112
집게113
해변의마지막집116
다시내어나거든117
횡단열차의저편118
비를피하려고121
좋은배치122
착지124

발문|그때는사랑이많은사람이되어만나자_김소연126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어쩌면어떤운명에의해
아니면안좋은기운을가진누군가에의해
그만두었을지도모를시(詩).

그럼에도산에서자라바다깊은곳까지
뿌리를뻗은이나무는,

마음속혼잣말을그만두지못해서
그마음을들으려고가는중입니다.

2017년9월이병률

[뒤표지시인산문]

우리는안괜찮으면서괜찮다고말합니다.당신은혼자를핑계로혼자만이늘릴수있는힘에대해모른척합니다.누구든한쪽으로치우칠수있겠지만당신만은,방에서나와더절망하기를바랍니다.

오래전하지못한안부를전합니다.
바다는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