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밤나무 바이러스 (김솔 장편소설)

너도 밤나무 바이러스 (김솔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시공과 언어, 물질성마저 초월한 이야기-책
서사의 변이, 장르적 혁명을 예고하는 선명한 징후. 신인으로서의 패기만만함과 더불어 분야를 망라한 넓은 지식, 그리고 책-이야기에 대한 깊은 관심이 서사적 변주를 넘어 변이로, 장르적 실험을 초월한 혁명으로 나아가는 김솔의 여정을 추동해왔다. 장편소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는 지난 5년간 김솔이 감행해온 실험의 결정판이다. ‘지식과 서사를 둘러싼 모든 고민거리’들은 작가 고유의 상상 영역에서 위트 있는 문장들로 풀려나온다. 독자들은 꿈과 현실, 시작과 끝, 이야기의 안팎이 뒤섞인 한바탕 요동을 경험하며 낯설고도 빠른 속도감에 눈을 빼앗길 것이다.
저자

김솔

저자김솔은1973년광주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기계공학과를졸업하였고2012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암스테르담가라지세일두번째』『망상,어』가있으며,2013년문지문학상,2015년김준성문학상,2016년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너도밤나무바이러스11
작가의말223

출판사 서평

문지문학상,김준성문학상,젊은작가상등각종문학상을휩쓸며“놀라운신예”로주목받아온작가김솔의첫장편소설『너도밤나무바이러스』가출간되었다.2012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이래지적인소재를기발한이야기로직조해내며다양한소설적가능성을선보이며자신만의소설세계를구축해왔다.첫소설집『암스테르담가라지세일두번째』에서‘쓰기’에대한깊은사유와사회전반에대한성찰적시각을독특한실험적기법으로구사해냈다면,기존단편소설의길이에서벗어나자유롭게창작한짧은소설들을모은『망상,어』에서는어딘가어그러지고결핍된존재들에주목하여왜곡된현실을풍자하는동시에이러한문제의식을몽상위에올려강렬한이야기들을보여주었다.

그것은일종의‘변이’에가깝다.왜냐하면소설이라는장르가또한번변태를일으키려는장면을우리는지금목도하고있기때문이다.(문학평론가김형중)

신인으로서의패기만만함과더불어분야를망라한넓은지식,그리고책-이야기에대한깊은관심이서사적변주를넘어변이로,장르적실험을초월한혁명으로나아가는김솔의여정을추동해왔다.장편소설『너도밤나무바이러스』는지난5년간김솔이감행해온실험의결정판이다.‘지식과서사를둘러싼모든고민거리’들은작가고유의상상영역에서위트있는문장들로풀려나온다.독자들은꿈과현실,시작과끝,이야기의안팎이뒤섞인한바탕요동을경험하며낯설고도빠른속도감에눈을빼앗길것이다.

책의장소들에서시작된혁명과도래하는미래
작가와독자,그리고책의등장인물이지니고있던모든권위는부정되었고그들을격리시키던시공간은무너져뒤섞였습니다.이야기는무한히증식하여어느곳에서시작하여도언제나같은곳으로돌아올수있었습니다.책속에등장하는자들은작가가부여한역할의경중과상관없이자신의삶을독자적으로살수있게되었을뿐만아니라언제든지자신의이야기로전체의이야기를시작하거나끝낼수도있었습니다.(p.121)

우리는책의물리적형식을바꾼다.그러면현존하는도서관은더이상그것을담을수없다.우리는새로운형식의책을담을수있는방법을제시한다.[……]일단국제적표준에맞춰기계어로코딩된책들은무한히복제가능하기때문에전쟁이나자연재해로인류의정신이영구히파괴되는위험에서해방될것이다.하지만이보다더강조하고싶은장점은,바벨탑이붕괴되고인간의언어와문자가파편화된이후부터지금까지도무지해결의기미가보이지않았던표절의문제를근본적으로예방할수있게된다는것이다.[……]그러면머지않아새로운운명의책들이마치빅뱅처럼한꺼번에태어날지도모른다.좋은책은거울과같아서서로를반영하면서증식하기때문에강제적으로증식을막을수는없지만,몇가지알고리즘을설정해두면적어도기계어로코딩해야할목록에서그것들을누락하는실수를범하진않을것이다.몇개의검색어를입력하는행위만으로도책의가치가분명하게드러날것이기때문에,탄생의순간부터굳이인위적으로검열할필요는없다.(pp.127~30)

작가의상상은이렇게시작된다.헌책방,도서관,서점등책이모인장소들에서이웃한책의인물들이서로교류하고뜻을모아시작된어떤혁명.그것은책에묶여있던존재들의속박을향해영원히시도되며,실패하고또일어서는운동적순환으로지속된다.한편책의미래는물성이해체되고모든것이전산화되는외적혁신의흐름이다가온다.7년전세계적인미래학자니콜라스네그로폰테가“종이책은죽었다”고선언한이래,실제로는아직까지전자책이종이책을대체하는시기가도래하지않았지만,김솔은물질성을초월하고언어의장벽마저사라진‘책의미래’를그려본것이다.도서관이사라지고사서가해고된자리위에세워진거대한바벨탑은일견극단적가정으로느껴지지만,매체?플랫폼등형식과기능에치중한채그안에담긴여러내용간개연성과전체짜임,질적차이등이긴밀하게고려되지못한오늘을풍자하는것으로읽히기도한다.

저본을파괴하는책-바이러스의출현
너도밤나무숲을빠져나온직후부터재앙이시작되었습니다.우리가지나가는곳마다역병이번져책속의등장인물이거의모두살해되었기때문입니다.겨우살아남은자들역시기괴하게일그러져서도무지정체를알아볼수없었을뿐만아니라그들이들려주는이야기또한전혀알아들을수없었습니다.[……]저의모든노력과동료들의고귀한희생에도불구하고역병은더욱거세게창궐했습니다.사서들뿐만아니라주정부에서파견된전문가들까지나서서도서관전체를폐쇄하고수십톤의소독제를살포하였을뿐만아니라,도저히회복가망이없는책들과집기들을도서관밖으로꺼내어불태웠습니다만역병의기세를제압할순없었습니다.왜냐하면그역병을주도한바이러스는그들이알고있는방법으로는제압할수없는최신변종이었기때문입니다.나중에이바이러스의이름은너도밤나무바이러스로명명되었는데,책의어원이시작된나무와책의미래를파괴하는바이러스가하나의이름으로묶였다는사실은아이러니였지요.(pp.172~76)

고대게르만족이너도밤나무판자위에룬문자를기록하여보관한것에서비롯하여고대고지독일어에서너도밤나무를뜻하는‘Buohha’는현재책을일컫는단어‘Buch’의뿌리가되었다는내용을밝히며,작가는책의어원이되는너도밤나무를책의미래를파괴하는바이러스이름으로명명했다.말그대로이소설은기록의뿌리가책의미래와만나는,책에대한모든이야기이다.책의오래된자리부터물성을떠난위치까지를가로지르며,그안에존재한역사와서사,내적외적요소를망라한다.작가는책안에서기획된혁명보다더빠른속도로퍼져나간바이러스때문에모든책이황폐화된채저본과고유성을완전히상실해버린디스토피아적책의미래를다양한시선을동원해그려나간다.

자신만의독특한서사구축법으로새로운소설세계를열어가고있는작가김솔의책-이야기에대한깊은통찰을압축적으로담아낸『너도밤나무바이러스』.총42장으로이루어진이이야기는저마다여러화자가출몰해수다스럽게자기서사를늘어놓아언뜻파악하기어렵게도느껴지지만,책장을넘길때마다그낱낱의사연이모여“책-이야기”라는하나의주제로완벽한콜라주를이루는,이미당도한미래서사의가능성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