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지 이야기 (최시한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간사지 이야기 (최시한 연작소설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오랜 침묵을 깬 소설가 최시한의 신작!
1996년 「허생전을 읽는 시간」 「구름 그림자」 등이 수록된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소설가 최시한의 신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는 전작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번민과 방황, 욕망과 우정, 고독, 삶에 대한 성찰 등을 특유의 섬세하고도 정교한 문체로 그려내는 한편, 열악한 우리 교육 현장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문학적으로 잘 형상화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교과서에도 실리며, 지금도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후 20여 년 만에 발표하는 소설인 이 책 『간사지 이야기』는, 최시한의 소설가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한 것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간사지는 ‘간석지를 둑으로 막아 개간한 땅,’ 즉 ‘간척지(干拓地)’를 가리킨다. 실제로 “충남 보령시 청소면 장곡리의 간사지 마을”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자신의 고향을 소설의 주요 무대로 옮겨 왔다. 그는 실제 자신의 가족과 이웃, 고향의 들판과 바다, 갯벌, 그곳들을 훑고 지나간 시간들을 더듬어 이 14편의 이야기들을 완성해냈다.
저자

최시한

저자최시한은
충남보령시청소면장곡리의간사지마을에서나고자랐다.
지은책으로소설집『모두아름다운아이들』『낙타의겨울』과문학교육서『스토리텔링,어떻게할것인가』『소설,어떻게읽을것인가』『수필로배우는글읽기』등이있고,몇권의연구서를펴냈다.

목차

간사지

제1부
왕소나무숲
봄바지락
물레방앗간사람

똥섬
어머니

제2부
서울길
첫눈
참샘
농게
이모
아버지

제3부
잔치

출판사 서평

“아버지는농부였으나
우리동네바람에서는늘갯내가났다”

‘무의미’와‘망각’에맞서한세대의색깔과무늬를오롯이되살린,
최시한의자전적연작소설!

1996년「허생전을읽는시간」「구름그림자」등이수록된『모두아름다운아이들』이후오랜침묵을깨고소설가최시한의신작이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그는전작『모두아름다운아이들』에서,감수성이예민한청소년기의번민과방황,욕망과우정,고독,삶에대한성찰등을특유의섬세하고도정교한문체로그려내는한편,열악한우리교육현장에대한비판적시선을문학적으로잘형상화하여호평을받은바있다.이소설집에수록된작품들은교과서에도실리며,지금도꾸준한스테디셀러로자리매김하고있다.
그후20여년만에발표하는소설인이책『간사지이야기』는,최시한의소설가로서의면모가유감없이발휘된작품이다.이번작품이더욱특별한것은그의자전적이야기가녹아있기때문이다.이책의제목이기도한간사지는‘간석지를둑으로막아개간한땅,’즉‘간척지(干拓地)’를가리킨다.실제로“충남보령시청소면장곡리의간사지마을”에서나고자란작가는,자신의고향을소설의주요무대로옮겨왔다.그는실제자신의가족과이웃,고향의들판과바다,갯벌,그곳들을훑고지나간시간들을더듬어이14편의이야기들을완성해냈다.
이책에실린연작들은60~70년대를배경으로,주인공‘나’의유년기시절부터사회초년생이된이후까지를그린다.각편의에피소드들은얼핏따로떨어진듯보이지만,후반부에가서하나의유기적인이야기로통합되면서세월의흐름과한세대의변화를아울러보여준다.
소설속에서‘간사지’는주인공‘나’의고향이자,이곳에서나고자란사람들의정체성인동시에인간과자연의구도를가장극명하게보여주는공간이다.‘간사지’땅은그시작이인간이바다를개간해인위적으로만들어낸곳이지만,“시간을되돌려둑을허물고바닷물이도로들어오게한다면,”자연의순리대로게가기어다니는“바닷가이름없는갯벌로돌아갈”강한생명력과회복력을간직한곳이기도하다.이처럼작가는소설곳곳에서시간의흐름과,이에적응해가는자연과인간의대비를통해우리삶과사회,인간성의본질을성찰하게한다.


소설과수필의경계에있는14편의연작들
작가로서문학이론가로서최시한이시도하는새로운형식의문학적실험!

바다가간사지의논이되었으니,왕소나무숲도쑥대밭이될수있었다.하지만왕소나무처럼덩치가큰것들이어째그리약한것인지도무지알수없었다.그렇게오래되고아름다운게왜아무잘못도없으면서문득사라질수가있는지,그때나는이해할수없었다._「왕소나무숲」에서

그동안문학교육권위자로문학이론가로활발히활동하며『스토리텔링,어떻게할것인가』『소설,어떻게읽을것인가』『소설의해석과교육』『수필로배우는글읽기』등여러편의문학연구서및교육서를펴낸작가는,이번작품인『간사지이야기』를통해그간가슴속에품어온이야기타래를풀어낸다.
주인공‘나’가거쳐간삶의궤적은작가가걸어온길과닮아있다.충남보령의간사지마을출생인‘나’는아버지의결단으로국민학교때서울로전학가,대학졸업후국어교사가된다.작가인최시한역시그러한과정을거쳐대학교수가된바있다.곧정년퇴임을앞둔그는,작가로서문학이론가로서교육자로서그간의삶을정리하는동시에,살아오면서느끼고경험한바를통해깨달은바를작품속에녹여냈다.서정적이면서도절제된,시어(詩語)와도같은문장으로쓰인14편의연작들은각기고유의빛을발하며,인간과한국사회에대한작가의깊은통찰을엿보게한다.
이책에등장하는인물-전학간친구,갑작스레고향집에찾아온문학동아리여학생,서울공장에취직하려기차에오르던동네누나등-과사건들은,작가가실제로겪었던일에서모티프를따온것이다.작가는“사실에상상을버무려빚어낸형상으로”자신의어머니와아버지,친구들,동네이웃들의면면을작품속에녹여내어새로운자신만의‘이야기’(소설)로창조해냈다.
대화에쓰인구수하고투박한충청도사투리에는내가족과이웃,내가자란곳에대한작가의애정이묻어나는한편,인물들이무심히내던지는어수룩한말투속에숨은진의(眞意)가긴여운을남긴다.소설가로서“오래되고아름다운”것들이사라져가는이시대에,예전모습은잃었지만여전히내속에존재하는고향의풍경과그곳사람들,사건들을“망각”하지않고그것들을문학적으로되살려내려는노력과,문학이론가로서소설과수필의중간단계인,새로운형식의문학적실험을시도한결과물이라는점에서이책은『모두아름다운아이들』에이은최시한의또다른대표작이라할수있다.


“이야기는끝내기가어려울것같아.현실은끝이잘안보이니까”
‘간사지’를무대로,자연과의대비를통해드러나는인간과삶에대한통찰

총3부로구성되어있는이책은주인공‘나’의성장과그흐름을같이한다.뒷동산에우거진오래된왕소나무숲과갯벌을덮은물이치런대던바다,친구들과돼지오줌통을차고놀던추억,첫사랑의떨림같은개인적인서사들에더해,60~70년대급변하는세태속에경제적궁핍과암울한정치적형국에휩쓸린지방(시골)사람들의목소리가소설의무게를더한다.
1부에서는1960년대초국민학교6학년을앞두고서울로유학을떠나기전까지‘나’의유소년기때이야기가담겨있다.일가친척들이모두모이던명절날의풍경(「왕소나무숲」),어른들눈을피해보름달이뜬밤에바지락을캐며정분을나누던동네처녀총각의연애(「봄바지락」),쥐불놀이를하며아랫도리가흙투성이가될때까지들판을뛰어다니던정월대보름날(「밤」),곱고인정많은어머니에대한추억(「어머니」)등이그려진다.
2부에서는사춘기에접어든‘나’가중학교졸업을앞둔시점에서부터대학생이된이후까지다룬다.경제개발이한창이던시절,봉제공장에돈을벌러아버지몰래가출을감행한건넛마을누나(「서울길」),노동운동에앞장섰다가고문을당한뒤자살한동네형(「서울길」),싼수입밀가루와석탄에밀려고향에서더는먹고살길을잃은사람들(「첫눈」)의이야기를통해달라진고향의풍경과사람들을마주하는‘나’의모습등이그려진다.
3부는도시로승격된지얼마되지않은‘부천’을배경으로하고있다.「잔치」라는작품한편으로되어있지만1,2부에서등장한인물과사건들이절묘하게결합되어있다.「잔치」에서,대학졸업후고등학교교사가된‘나’는친한친구‘수복’의주최로벌어진‘성미누나’의결혼식잔치에초대된다.결혼식잔치라지만실상은수복이상경한간사지사람들을한자리에불러모은것.고향을떠나온지오래건만,어디에도속하지못하고서울언저리를맴돌며살아가는이들의애환과비애가섞여있다.

세월이흐름에따라간사지마을도간사지사람들도변화를겪는다.변하여가는것들을막을수없지만,자연이그것에순응에스러지고다시피어나길반복하며새로운생명을움틔우고본연의모습으로살아간다.반면“처음부터서울사람인사람이,지금서울서몇되나유?”라는‘나’의말처럼,인간은자신의난자리를살피지못하고끊임없이물질적욕망에이끌려다닌다.경제개발과부흥기를거쳐예전보다잘먹고잘살게되었지만우리삶은더욱고단해진것을보며,작가는그것이과연무엇을위함이었는지,정작중요한가치를놓치고있는것은아닌지넌지시되묻는듯하다.짤막한이야기들속에담긴깊은통찰과세월의무게가독자들에게공감과더불어묵직한감동을선사할것이다.

[책속으로이어서]
“너희들말야,그럼안돼!”수복이가친구들의팔을뿌리치며말했다.“아까뭐라고했냐?은행나무땜에이동네는땅값이안오를거라구?차라리없는게좋다구?……어떻게그런소리를헐수있냐?”
“가르쳐주면잘배워라,이놈아.옛날생각만하지말구.요새는개발제한이라는게있어.저런오래된나무나문화재같은게있으면,근처에집을맘대로못짓는다구.네가이동네에관심이많길래가르쳐준건데,고맙다구나할것이지웬큰소리냐?”
갑자기수복이가그렇게말하는친구를밀쳤다.“내말은,내말은그게아냐!”_「잔치」187~1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