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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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과 삶을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고야가 걸었던 혹독한 길!
역사의 진실을 문학으로 탐색한 역사소설의 대가 리온 포이히트방거의 손끝에서 그려진 화가 고야의 예술적 삶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나치의 박해를 받은 망명 작가이면서 냉전 시대의 뒤틀린 이데올로기로 인해 고통받았던 저자가 18세기 화가 고야를 소환해 욕망과 충동에 충실하던 한 인간이 예술적 발현 과정에서 사회정치적 의식을 가진 존재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무능한 왕실과 억압적 교회의 지배 아래 중세적 미신과 근대적 계몽정신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던 스페인. 신분 상승에 대한 욕과 예술적 열망, 육체적 열정이 가득한 화가 고야는 귀부인들과의 사랑이나 예술적 명성을 거침없이 성취했지만, 시대는 그를 평범한 화가로 남아 있게 하지 않았다. 저자는 300년 전 고야가 그림을 그리며 느꼈을 실존적·시대적 절망의 의미를 뛰어난 예술가 소설로 직조해냈다.
저자

리온포이히트방거

저자리온포이히트방거
독일뮌헨의유대교정통주의자집안에서태어났지만,평생유대민족주의에회의적이었다.대학에서문학과역사,철학을공부하며하인리히하이네의단편을연구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으나,유대인에대한자격제한으로교수자격논문집필을단념해야했다.문화잡지『슈피겔DerSpiegel』을창간했다.
포이히트방거는특히역사소설로널리인정받았다.희곡으로집필해무대에먼저올렸다가1925년소설화한『유대인쥐스JudS?ß』로국제적인명성을얻었고,여러작품에서민족주의와세계시민주의사이에서있는유대인의독특한시각과성찰을보여주었다.대표작『고야,혹은인식의혹독한길』은스페인화가프란시스코고야의삶과예술적열정을생생하게형상화한작품으로,인간과예술에대한보편적진리를탐색하는작가의문제의식이잘드러난다.
해외체류중독일나치정권의집권으로귀국이좌절되고저서가분서되었으며,프랑스의포로수용소에감금되었다가미국으로탈출했다.한때나치즘에항전할것을촉구하며소련에희망과지지를보내기도했는데,이일은이후냉전시대매카시즘의광풍속에서이념적횡포에시달리는구실이되었다.그러나그는반파시즘운동을전개하는동시에,끊임없이작품을발표하며역사와문학의선의에무한한신뢰를보냈다.1958년미국로스앤젤레스에서영면했다.
대표작으로는소설『추한공작부인마르가레테마울타시Dieh?ßlicheHerzoginMargareteMaultasch』,‘요제푸스삼부작JosephusTrilogie’과『미국을위한무기Waffenf?rAmerika』등이있다.

목차

1부
2부
3부

옮긴이해설·잔혹한진리―포이히트방거의『고야』
작가연보
기획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는과거로부터재가아니라,불을끄집어내길원한다”

역사의진실을문학으로탐색한역사소설의대가포이히트방거
그의손끝에서그려진화가고야의예술적삶

엄정한현실인식과복합적인인간이해에입각한새로운묘사로회화사에근대를연스페인화가프란스시코고야(1746~1828).궁정화가로서권력에기대고추구하던고야가예술을통해현실의부조리를직시하고각성하는시기를그린소설『고야,혹은인식의혹독한길Goya,oderDerargeWegderErkenntnis』(대산세계문학총서147)이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
18세기말과19세기초의스페인은무능한왕실과억압적교회의지배아래중세적미신과근대적계몽정신이어지럽게뒤섞여있었다.신분상승에대한욕구와예술적열망,육체적열정이가득한화가고야는귀부인들과의사랑이나예술적명성을거침없이성취했지만,시대는그를평범한화가로남아있게하지않았다.내면의목소리를있는그대로표현해낸그의작품들은인간의어리석음과광기,탐욕을증언하는놀라운시대사적기록물이되었다.리온포이히트방거LionFeuchtwanger(1884~1958)는18세기화가고야를소환하여,욕망과충동에충실하던한인간이예술적발현과정에서사회정치적의식을가진존재로변모해가는모습을생생하게그렸다.
나치의박해를받은망명작가이면서냉전시대의이데올로기에고통받았던포이히트방거가고야에주목한것은종교재판식단죄로예술을억압하고왜곡시킨파시즘체제와당시사회정치적현실에대한하나의문학적응전방식이었다.포이히트방거는300년전고야가그림을그리며느꼈을실존적·시대적절망의의미를뛰어난예술가소설로버무려내었다.인간과삶을제대로‘인식’하기위해고야가걸었던‘혹독한길’은곧포이히트방거의문학적경로이기도하다.
역사소설의대가가그린
스페인미술의거장고야의예술적삶

프란시스코고야는18세기후반과19세기초에걸쳐활동한스페인의대표적인화가이다.당시유럽이여러전쟁을이어가는상황속에서,스페인왕실은권위적인전제군주아래갖은특권을누렸고,상류귀족들은사치스럽고게을렀으며,종교재판소는신의이름아래무자비한탄압을일삼았다.이혼란스럽고잔혹했던시대속에서고야는살다갔다.『고야,혹은인식의혹독한길』은고야가왕실화가로서일하기시작한1775년부터말년(1810년)까지의삶을묘사한역사소설이다.
고야는우여곡절끝에왕의전속화가가되어큰명성과권위를얻고,상류층의귀부인,심지어왕가의실세인왕비의사랑까지도얻으며탄탄대로를걷고있었다.그러나그의자유주의자친구들은왕가와귀족들의총애를받는그에게정치적인요청을하고,고야는본의아니게자유주의파에도움을주게된다.그러나그는정치적의식보다는개인적고통(딸,어머니의죽음과소리를듣지못하게된상황)속에서,작가로서의본질에충실하다가,시대현실에눈뜨게된다.그는금기시되던여성의나신을그리고,왕실과신성모독으로판명될법한판화집『변덕』을출판하는등,그동안여러모순을겪으며스스로느낀것들을화판에풀어놓는다.종교재판소의‘성스러운’법정이이‘선동적인’작품을단죄하는것은시간문제일테지만,그러나고야의예술은성직자계층의폭력을이겨낸다.

“위대한예술작품은오직인간과그삶을제대로‘인식’하기위한
‘혹독한길’에서만마침내빚어질수있다”

예술가,특히궁정화가는혼란스러운사회역사적인맥락에서자유로울수없다.고야는나날의생계현실과신분상승에대한욕구,예술적목표와사회정치적조건사이에서,또궁정화가로서의의무와사랑에대한갈망,육체적사랑과영혼의허기사이에서갖가지자기모순을겪으면서조금씩각성해간다.
이책에서많이언급되는고야의작품은「옷을입은마하」「옷을벗은마하」「카를로스4세의가족」,판화집『변덕』이다.고야는이작품들을통해당시스페인사회를짓누르던심리적불안과제도적미숙을탁월하게증거한다.「카를로스4세의가족」은얼핏보아왕실의권력과영광에대한묘사가두드러져보인다.왕실은아무거리낌없이이작품을호평하지만,다른한편으로이그림은온갖훈장과금은보화로장식된화려한외관과왕가구성원들의무질서한배치,나아가내적불안까지드러낸다는점에서,왕가의영광에대한희화화로분석된다.
그런데“권력이신의은총으로부터왕에게부여되었다고확신”해마지않던고야가어쩌다민중의비참함을들여다보고권력의모순을꼬집는작가가되었을까?고야는무엇보다자기스스로느끼는일에‘거짓되지않고자’애쓴다.감정의진실성에대한이같은노력은곧사고의진실성,나아가표현의진실성으로이어진다.옮긴이에따르면위대한예술에는“벌거벗은진실에대한의식적?무의식적지향이들어있기때문”이다.자기자신에게충실하고그욕구를그리는진실한표현은시대에대한객관적인증언으로변모하게되고,화가가원하지않아도,또그러지않으려고해도진실을향해달려가게된다.고야는예술에대한열정으로초창기의허세부리던궁정화가에서사회정치적의식으로무장된화가로차츰변모해간것이다.고야는종교재판소로부터두번이나소환됨에도불구하고당대의삶을캔버스위에옮긴다.예술의진리는모든정치적의도를넘어,또예술가자신의의식과무의식조차꿰뚫으면서솟구치는어떤온당함에대한목소리인것이다.
포이히트방거의소설『고야,혹은인식의혹독한길』은고야그림의개인적/실존적차원,사회적/시대적차원에대한이중적탐색이며,그것은고야회화의발생사에대한생동감넘치는해석적재구성이다.이해석의핵심에는하나의통찰―위대한예술작품은오직인간과그삶을제대로‘인식’하기위한‘혹독한길’에서만마침내빚어질수있다는통찰이들어있다.이작품은위대한화가고야나근대스페인의사회정치적현실에관심을가진독자뿐만아니라,예술의근대성이무엇인지,예술은과연무엇을표현하고또표현해야하는지를고민하는이들에게성찰의기회를줄것이다.

지금,왜,18세기의고야인가?

포이히트방거는18세기고야의삶을통해무엇을말하고싶었을까?당대의문제들을역사적장면이나인물에투사하는데뛰어난재능을발휘한역사소설의대가포이히트방거는“우리는과거로부터재가아니라불을끄집어내길원한다”라고말했다.포이히트방거의삶은,20세기전반기의많은작가가그러했듯이,위기와불안에차있었다.그는나치의박해를받아망명생활을했을뿐만아니라,한때서구열강의반나치적대응이미온함을비판하고소련에희망과지지를보낸친스탈린적태도때문에미국망명후에도시민권을얻지못하고매카시즘의열풍속에서고초를당했다.그런그에게이작품은파시즘과당시사회정치적현실에대한문학적응전방식이었다.
이작품을보면특별히사회의식이강한예술가가아니어도,인간과삶에대해고민하고진실을추구하는혹독한인식의길을걸어가면저절로진실에다가가고현실의부조리를표현할수있다.물론이러한과정은단지미술,예술뿐만이아니라매일의일상에서도가능하며,이러한성찰만이진실과사실에다가갈수있음을이작품은말하는듯하다.고야의그림들과이책은단순히과거한시기나정권에대한고발이아니라어느시대에나있기마련인인간의허영과어리석음,그리고사회정치적억압에대한고발과저항인셈이다.그렇기에『고야,혹은인식의혹독한길』은18~19세기고야의당대뿐만아니라20~21세기오늘의시대에대한거대한성찰적벽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