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휴머니티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디자인하는가)

슈퍼휴머니티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디자인하는가)

$13.00
Description
오늘날 인간의 몸과 마음, 환경은 어떻게 바뀌어가는가?
슈퍼휴머니티, 새로운 인간을 생각하다
“인간은 인간이 아닌 것이 되어가면서 소멸 속에서 성취되고 있다.” _카트린 말라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그에 관한 여러 담론과 연구가 생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생활상의 편리와 인간 일자리의 향방이 가장 이목을 끄는 가운데, 반드시 짚어봐야 할 화두가 있으니 바로 인간 자체의 변화 가능성이다. 『슈퍼휴머니티』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천착해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고찰해보는 책으로, 포스트휴먼?트랜스휴먼?슈퍼휴먼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인간형의 도래와 실존 방식을 다양한 각도에서 사유해본다.
2017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플럭스 건축’과 함께 ‘슈퍼휴머니티: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디자인하는가’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는 현대예술의 담론 지평을 인문학적 층위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으로서, 건축, 디자인의 시각에서 현대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과학, 건축,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10여 명의 강연과 토론으로 구성된 이 심포지엄은 참가신청 예약이 금세 마감될 정도로 커다란 주목을 받으며 개최되었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참여의 폭을 한층 넓히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해당 영상은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슈퍼휴머니티』는 이 심포지엄의 내용을 한데 묶은 결과물로서, 동시대 인간사회의 특성을 드러내 보여주는 세 가지 테마-탈노동, 정신병리학, 가소성(변화 가능성)-에 대한 통찰과 비평, 제안을 담고 있다.
이미 폭넓은 영역에서의 활동으로 독자에게 친숙한 국내 연구자들(진중권, 김재희, 홍성욱, 심광현)과 더불어, 세계적인 철학자 카트린 말라부와 육휘, 건축가 마크 와시우타와 에릭 릿펠트 등의 걸출한 학자들의 글 11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소재와 관점에서 ‘슈퍼휴머니티’라는 주제를 다룬다. 자신이 기계라고 생각한 자폐아 소년의 사례를 통해 인간성과 기계성의 관계를 살피고, 강남 성형외과와 라이프스타일 유튜버의 사례 등을 통해 인간 신체의 재디자인과 그로 인한 공간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나아가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는 일본의 로봇 호텔, 서서 일하는 사무실에 관한 네덜란드 건축가의 실험, 건강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미국 말리부의 재활 센터들까지,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의 스펙트럼은 무한히 넓다. 이 책은 우리 자신에게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며, 궁극적으로 인간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김재희

성균관대학교초빙교수이다.서울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고이화여자대학교연구교수를역임했으며,현대프랑스철학,포스트휴머니즘,기술정치철학등을연구해왔다.지은책으로『물질과기억:반복과차이의운동』『베르그손의잠재적무의식』『시몽동의기술철학:포스트휴먼사회를위한청사진』이있고,공저로는『현대프랑스철학사』『포스트휴먼의무대』『현대기술·미디어철학의갈래들』등이있다.옮긴책으로데리다와스티글레르의『에코그라피:텔레비전에관하여』(공역),베르그손의『도덕과종교의두원천』,시몽동의『기술적대상들의존재양식에대하여』등이있다.

목차

축사
기획의말

1부탈노동
유희로서노동─진중권
자동화와자유시간에관하여─육휘
포스트휴먼시대,탈노동은가능한가?─김재희
과업과가치─에마아리사

2부정신병리학
무아경의정화─마크와시우타
자폐소년,소통하는기계─홍성욱
애도하는투쟁─하나프록터

3부가소성
반복,복수,가소성─카트린말라부
유체가되다─커먼어카운츠
뇌의안정성과가소성의변증법─심광현
어포던스와건축─에릭릿펠트·도날트릿펠트

필자소개
기획자소개
도판목록

출판사 서평

건축,과학,철학,예술등다양한차원에서모색해보는
새로운인간의가능성

이책은탈노동,정신병리학,가소성의3부로구성되어있다.1부‘탈노동’은인공지능등의발전으로대두된자동화시대에노동의양상이어떻게달라졌는지에천착한다.우선진중권은놀이와노동의영역이분리되었던산업화시대를거쳐,후기자본주의사회에서는이두영역이다시중첩되기시작했다고말하며유희와노동이맺는새로운관계를분석하고그에따른문제들을살펴본다.육휘는기술철학을대표하는시몽동과스티글레르의이론을바탕으로노동과기술간의개체초월적관계를설명하면서,자동화시대를맞아기술적지식에관해새롭게사유해볼것을제안한다.김재희는오늘날과연기술적대상들이노동으로부터인간의소외를야기하는가하는질문을던지면서‘포스트휴먼사회’로의이행은노동과인간의관계만이아니라노동개념자체를변형시킨다고주장한다.에마아리사는일본로봇호텔의예를통해인공지능시대에인간의일과가치를재구성하는방법론으로서IT시대를맞았던시기를돌아볼필요가있다고말한다.
2부‘정신병리학’에서는“시대마다고유한질병이있다”라고한한병철의선언처럼,중독,정신,감정의병을토대로오늘날인간의특성을탐구한다.마크와시우타는약물중독환자들을위한재활및해독치료공간이된고급타운하우스를소개하며,사회적상황에따라임상치료요법은물론그와관련된도덕과정체성이어떻게재검토되어왔는지살펴본다.홍성욱은스스로를기계인간이라여긴자폐증소년‘조이’의흥미로운사례를통해,인간과기계를대립적인관계로해석했던기존의정설을뒤집고탈인간적인관점에서재해석해본다.하나프록터는성소수자커뮤니티가동료를잃은슬픔을정치적투쟁으로승화시키는과정의정신분석사례를통해애도의중요성과힘을강조한다.
3부‘가소성’은인간의뇌와몸이경험과환경등에의해어떻게변화할것인지살펴본다.카트린말라부는니체의복수정신과반복개념등을통해슈퍼휴먼(초인),곧스스로디자인함으로써존재하는새로운인간에관해이야기한다.건축디자인그룹인‘커먼어카운츠’는새로운디지털환경에서죽음이어떻게다루어지고인간신체와공간이어떻게변화했는지주목함으로써자기-디자인을하는기관으로서의인간신체의가소적인힘을분석해나간다.심광현은인간의뇌작용과발달과정을면밀히보여주는한편으로,바흐친과폴라니등의이론을통해오늘날발전된뇌과학적지식을예술적으로전유할수있는새로운가능성을규명해본다.마지막으로건축가에릭릿펠트와로날트릿펠트는좌식문화에반기를들고자실험,발표했던작품(서서일하는사무실,소파를없애고서있게한거실등)을사례로,건축과디자인이인간의행동패턴을변화시킬수있음을,나아가전체사회문화적관습을변화시킬수있음을강조한다.

4차산업시대를맞아우리는인간과그주변환경이매우빠르게변화하고있으며끊임없이새롭게만들어지고있음을인지하게된다.그런만큼인간이란무엇이며인간과디자인은어떻게관계맺는지를근본적으로재고해볼필요가있다.나아가인간은무엇을할수있고또해야만하는가역시반드시생각해봐야할문제다.이처럼인간조건의현재를이해하고그미래를상상하기위한도구로서이책이독자들에게작은영감을가져다줄수있기를희망한다.

[책속으로추가]
화재가일어난지넉달째인2017년10월14일,생존자들에게적절한영구주택을제공하지못한것에항의하는침묵시위가일어났다.침묵시위행진이지나는길목의벽에는다음과같은글귀가적혀있었다.“애통하는자는복이있나니,위로를받을것이다”(「마태복음」5장4절).그러나이위기사태에보여준정치권의부적절한대응과애초에그러한참사를가능케한중대한과실이애도의과정을가로막는다.[……]그토록역력한사회적불평등앞에서,본래의외상적사건을딛고앞으로나아갈가능성을품은애도란어떻게해야하는것일까?애통해하면서동시에평등을위한투쟁은어떻게이어갈수있는가?치유하면서투쟁하는방법은무엇일까?(하나프록터,「애도하는투쟁」,93쪽)

우리가시간에대하여할수있는것은없다.유한성은극복할수없는장애물이다.인생은짧으며,돌이킬수없다.이로인해분노의감정이발생한다.우리는우리가바꿀수없는것을반복한다.우리는우리가바꿀수없기에반복한다.휴머니티의본질은분노와분열을반복하는것으로,그것은항상너무늦게나타난다.신에게는언제나일찍나타난다.동물에게시간은언제나지금이다.그러나인간에게시간은“결코더이상은”이라고말하는순간의반복이다.(카트린말라부,「반복,복수,가소성」,109쪽)

죽음은가소적인힘이다.오늘날커뮤니케이션채널을통해작동하고이미지공유문화에기반을두며,죽음이내재된가정공간에서파생된기술은새로운인체를생성시켜왔다.즉망자를위한의식과새로운형태의공동묘지에대응하는장소가이러한인체안에포함되어있다는말이다.이러한기념물들은신체그자체가자동수행적인제의로변모되는것에내포되어있다.(커먼어카운츠,「유체가되다」,116쪽)

인공지능에의해통제되는가전제품의발전은일상생활에서개별주체들이다양한도구들을다루면서행하던신체적인경험적접촉과노고가줄어드는정도에비례한다.그런데만일안과바깥의분리,1인칭과3인칭관점의분리를자명한것으로전제하고,후자에의해전자가대체되는경향의가속화를그대로방치한다면,1인칭경험의주체로서‘인간의종말’은물론‘생명의종말’도불가피할것이다.이런경향을역전시키기를원한다면,그전제가되었던안과바깥의분리,1인칭과3인칭관점의분리를초역사적인자명성을갖는것이아니라역사적으로특수한맥락에서일반화되었을뿐인결코자명하지않은전제로서재검토해야할것이다.(심광현,「뇌의안정성과가소성의변증법」,135~36쪽)

어포던스의철학에서,(인간의삶을포함하는)삶의양식은고정되어있다기보다는시간의흐름에따라나타나는행동패턴으로구성되어있으며,이는대안적이거나상이한어포던스를제공함으로써변화될수있다.이는우리로하여금행동의변화를일으키는방법을생각하게만든다는점에서중요하다.어포던스에대한의존때문에,사회물질적으로패턴화된관습,이를테면입식환경을조성하는관습과달리좌식환경을조성하는관습은고정된것이아니라변화가능한것으로봐야한다.이는건축가와디자이너가새로운사물이나건축물을만들뿐만아니라인간의행동패턴을변화시킬수있는,심지어전체사회문화적관습을변화시킬수있는새로운어포던스를창조할수있다는것을의미한다.(에릭릿펠트?로날트릿펠트,「어포던스와건축」,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