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 게르의 귀향

마르탱 게르의 귀향

$12.00
Description
수백 년 넘게 회자되어온 세기의 재판!
“누가 진짜 ‘마르탱 게르’인가?”

실화 바탕의 동명 영화 「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소설로 만나다

1560년, 프랑스의 어느 시골 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세기의 재판이 벌어진다. ‘마르탱 게르’라는 한 남자의 정체를 둘러싼 이 재판은 이후로도 수백 년 넘게 회자되며 소설ㆍ영화ㆍ희곡ㆍ오페라ㆍ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변주되었다.
한국의 독자들은 이 유명한 이야기를 마침내 소설로 만나게 되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낸 장-클로드 카리에르와 다니엘 비뉴의 『마르탱 게르의 귀향』(고봉만 옮김)이 그것.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집을 나간 마르탱 게르는 8년여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 모두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로부터 3년여 뒤 마을에 마르탱이 ‘가짜’라는 소문이 돌고, 그 의심은 나날이 증폭되어 결국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수년간 마르탱 게르 행세를 한 ‘가짜’ 마르탱 게르에 대한 재판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희대의 사건은 놀람과 의혹, 대립과 반전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신의 섭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놀라운 우연으로 ‘진짜’ 마르탱 게르가 재판 말미에 출현하면서 끝을 맺는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는 제라르 드파르디외와 나탈리 바이가 주연한 영화 「마르탱 게르의 귀향」(1982)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영화의 자문 역할로 참여한 역사학자 내털리 제먼 데이비스의 동명 저작이 2000년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책은 영화 「마르탱 게르의 귀향」의 감독 다니엘 비뉴와 시나리오 작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영화를 ‘소설’로 옮겨 새롭게 구성한 작품으로, 16세기의 가장 유명한 재판으로 손꼽히는 마르탱 게르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이며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소설은 주인공인 마르탱 게르와 베르트랑드 드 롤스의 결혼식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 농부가 서로의 재산을 합치고 자손을 갖기 위해” 올린 여타의 결혼식과 별반 다를 게 없었던 이 결합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마르탱이 ‘가짜’ 마르탱으로 밝혀지면서 “희극과 비극이 뒤얽힌 한 편의 드라마”로 막을 내린다. 이 모든 이야기는 시종일관 게르 집안의 하녀 ‘카트린’의 입을 통해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지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구성으로 흡사 미스터리 소설을 읽듯 흡입력 있게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간다.
겉으로 보기에 이 소설은 뛰어난 기억력과 거침없는 입담을 가진, 어느 매혹적인 사기꾼이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품고 있는 진짜 비밀은 ‘가짜’ 마르탱의 정체가 탄로 나고 사건이 해결됐다고 여겨지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대체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그 아래에 더 큰 진실이 숨겨져 있듯, 결말에 이를수록 독자들은 이 흥미로운 작품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이 기이한 사건은 우리에게 한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새삼 일깨우는 한편, 법이나 지성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인간의 모순성과 삶의 불가해함, ‘사실’을 넘어선 ‘진실’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장클로드카리에르

저자장클로드카리에르
프랑스소설가이자영화시나리오작가.1957년에첫소설『도마뱀L?zard』을발표했고,자크타티,루이스부뉴엘등유명감독들과영화작업을함께했다.1982년영화를소설화한『마르탱게르의귀향』을쓴이후수많은문학작품의시나리오각색작업에참여했다.대표적인작품으로「프라하의봄」「양철북」「시라노드베르주라크」「죽은군대의장군」등이있다.

목차

서문
일러두기

마르탱게르의귀향

옮긴이해설

출판사 서평

몽테뉴의『수상록』에실린마르탱게르의재판!

마르탱게르이야기는당시툴루즈의사법관이었던장드코라스라는인물에의해세상에알려졌다.그는이재판의담당판사로서『툴루즈고등법원의잊을수없는판결』이라는책을통해사건의전모를방대한주석과함께전하고있다.
이사건에대해관심을보인많은이들가운데가장유명한사람이바로미셸드몽테뉴로,그는『수상록』제3권의「절름발이에대하여」라는글에서이를언급하며이사건이당황스러웠다고솔직히고백한다.
실제로‘가짜’마르탱은아내에게더없이충실한남편이었으며집안과마을의테두리안에서맡은바임무에최선을다했다.가족과친지,어릴적친구들도돌아온마르탱을알아봤으며,적어도3년여동안그는의심의여지없이‘진짜’마르탱이었다.
당시사람들이“매우기이할뿐더러심지어경이롭기까지하다고”생각한이사건을통해,우리는새삼한인간의정체성을규명하기가얼마나어려운일인지확인하게된다.
더군다나지문날인이나신분증,출생증명서와같은신원확인이될만한것들이라곤없던시대에,어떻게한인간의정체를일말의의심없이밝혀낼수있을것인가.
그리하여몽테뉴는이사건을언급한글에서“법이과연그러한진실을판단할권리와능력이있는가”라고의문을제기하며,진실을알기가얼마나어려운지그리고인간의이성이얼마나불확실한도구인지를다음과같이강조한다.
“진실과거짓은같은얼굴,태도,취향,걸음걸이를하고있다.우리는그것을같은눈으로바라본다.”소설은‘누가진짜마르탱게르인가’를두고흥미로운공방이펼쳐지다가반전에반전을거듭하며독자들에게놀라운결말을선사한다.
그러나이책이지닌진정한미덕은무엇보다인간삶에대한본질적질문을던지는철학적성찰로가득하다는데있다.바로이점이왕이나귀족도아니고기껏해야피레네부근마을의한농민에불과한그의이야기가다양한장르를넘나들며이토록오랫동안사람들의입에오르내리는까닭일것이다.

희극과비극이뒤얽힌,진실한사랑에관한한편의드라마!
여성주의시각에서바라본‘마르탱게르’사건

이책『마르탱게르의귀향』의흥미로운점은여기에그치지않는다.소설은시종일관‘누가진짜마르탱인가’를둘러싼사건의전모를밝혀내며사건자체에독자들의이목을집중시키지만,그이면에는죽음에까지이르게한진정한사랑이야기를감동적으로그려내고있다.
재판의담당판사장드코라스는소설에도주요인물로등장하는데,그는이사건의본질을이해하는열쇠가마르탱의아내베르트랑드에게있다고생각했다.
세상의모든아내들이동의하듯“아내에대한남편의손길을착각할수는없기때문이다.”따라서재판과정내내베르트랑드의진술은다른증언들보다중요하게다뤄지고,그녀의증언으로인해돌아온마르탱에게유리한판결이내려질것임은확실해보였다.
그러나재판막바지에이르러기적적으로‘진짜’마르탱게르가등장하면서,진실의행방은이제마르탱을떠나그의아내베르트랑드에게로가닿는다.‘과연베르트랑드는돌아온마르탱이진짜가아니라는것을알고있었을까?’라는질문이그것이다.
이러한물음은소설을읽는데보다흥미로운관점을제공한다.천재적인사기꾼과그에게사기를당한여인의구도가그동안의독서였다면,베르트랑드라는인물에게주의를기울이는이러한해석은남녀간의사랑이라는측면에서이이야기를새롭게바라보게한다.
아마도베르트랑드는돌아온마르탱이‘가짜’라는것을알고있었다고여겨진다.다시말해그녀는가족을무책임하게버린몰인정한‘진짜’마르탱대신에자신에게충실하고헌신적인‘가짜’마르탱을‘진짜’남편으로선택하고,그와사랑으로맺어진부부관계,진정한결혼생활을영위했으며앞으로도그러하기를바랐던것이다.따라서독자들은이소설의표면적인관심사는‘누가진짜마르탱인가?’이지만,결말에이를수록정작중요한것은‘베르트랑드의진짜남편은누구인가?’라는문제임을깨닫게된다.존중과교감,사랑이라는관점에서볼때,‘가짜’마르탱이야말로진정한부부관계의본질을드러내주기때문이다.
이렇듯이책은‘진짜’와‘가짜’가빚어가는역동적이고도모순적인관계를통해제도로서의결혼과진실한결혼에관해근본적인질문을하게만든다.또한결말에이르러‘진짜’마르탱의정체가밝혀진이후에도,독자들은누가진짜이고가짜인지에대해오래도록곱씹어보게될것이다.

이책의공동저자인장-클로드카리에르와다니엘비뉴는1982년영화를바탕으로단행본소설을출간했으며,장-클로드카리에르가청소년을대상으로다시쓴책을2010년라루스출판사에서출간하기도했다.이책은바로라루스판을저본으로삼아펴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