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소설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소설집)

$13.00
Description
나와 타인이 공존하는 삶을 섬세하고 깊숙이 들여다보는 이야기!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 한 권씩 펴냈고, 대산문학상 등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유수의 문학상들을 수상한 작가 손보미의 두 번째 소설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산책》,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임시교사》 등 모두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일상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해온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서 삶이 불가해한 존재의 침입으로 인해 미묘하게 변화되어가는 양상을 묘사한다.
저자

손보미

1980년서울에서태어났다.2009년21세기문학신인상을수상하고,2011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담요」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소설집『그들에게린디합을』,장편소설『디어랄프로렌』이있다.2012년젊은작가상대상,2013~2015년젊은작가상에선정되었으며,제46회한국일보문학상,제21회김준성문학상,제25회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무단침입한고양이들
대관람차
산책
임시교사
고귀한혈통
죽은사람(들)
상자사나이
몬순
고양이의보은

해설|우리에게이야기가필요한이유_김나영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고양이좋아하세요?”

한밤에들려오는은밀한고백
삶에균열을내는부드러운침입자들

정밀한구성과세련된분위기로문단과독자의폭넓은지지를받아온손보미의두번째소설집『우아한밤과고양이들』(문학과지성사,2018)이출간되었다.
손보미는2009년21세기문학신인상수상,2011년동아일보신춘문예당선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소설집과장편소설을각한권씩펴냈고,대산문학상등신인으로서는이례적일만큼유수의문학상들을수상했다.
9편의작품들을묶은『우아한밤과고양이들』에는제46회한국일보문학상을받은「산책」,제6회젊은작가상을수상한「임시교사」도수록되었다.
“말로규정하지않고침묵으로환기하는스타일”(문학평론가신형철)이라는평을받으며일상의균열을예리하게포착해온손보미는이번소설집에서삶이불가해한존재의침입으로인해미묘하게변화되어가는양상을묘사한다.
평온했던일상이흔들리면서자기자신과타인에대한확신을잃게되는인물들이새로운자아와관계를발견해나가는과정을작가특유의세심하고정갈한문체로담아낸다.
이책의해설을쓴문학평론가김나영은손보미의소설이“각자의삶이자신과타인에게어떻게이해될수있는가,혹은그것이어째서불가능한가에관한집요하고도예리한성찰”의결과물임을지적하며,이야기가넘쳐나는시대에도손보미의소설이필요한이유는타인이라는“완전한미지의영역”에“관심과관찰”을멈추지않으려는노력이모두에게긴요하기때문이라고평한다.그러므로『우아한밤과고양이들』은불가해한타인을,안온한삶의바깥과그심연을담은이야기를현재한국문단에서가장근사한목소리로전해듣는경험이될것이다.

우연적상처와필연적성찰의이야기들

손보미의소설은주로어떤존재나사건이일상으로틈입해오는순간에전개된다.「무단침입한고양이들」은헤어진여자친구의집에자꾸담을넘어들어오는고양이들을퇴치하러떠나는남자의이야기로,「산책」은밤마다외출을나가는아버지의집에딸네부부가느닷없이방문하는이야기로시작된다.
「상자사나이」는“누구에게나일생에한번은꼭배달되는”상자를모티프로삼고있으며,「고양이의보은:눈물의씨앗」은어느날부터갑자기눈물이멈추지않는,그래서보통의생활을영위해나갈수없게되는사건이계기이다.

나는가끔무단침입한고양이들에대해생각한다.내생각에그건아주폭신폭신하고말랑말랑하고부드러운종류의침입이다.아주폭신폭신하고말랑말랑하고부드러운방식으로우리의삶에천천히파고들어치명적인상처를남기고부지불식간에나자신을잃어버리게만든다.
하지만때때로무단침입한고양이는정반대의작용을하기도한다.그러니까,내자신이어떤사람인지분명하게깨닫게만드는것이다.징그러울정도로냉정한방식으로.어쩌면‘무단침입한고양이들’이라는표현은틀린것이아닐까,하는생각이들기도한다.
왜냐하면모든고양이는언제나무단침입하는존재들이니까말이다.(「무단침입한고양이들」,p.18)

손보미는“아주폭신폭신하고말랑말랑하고부드러운”공격으로부터늘무방비한상태로노출되어있는삶을면밀히관찰한다.별안간의공격은삶에“치명적인상처”를입히고“나자신을잃어버리게”만들지만한편으로나“자신이어떤사람인지”되돌아보게만드는계기가된다.
일상의균열은다소우연적으로발생하지만그로인한성찰과반성은거의필연적으로이루어지는것이다.그렇다면손보미의소설에서자아의폐기와재생의절차란과연무엇을위해요청되는것일까.

상처투성이로타인과마주하기

「산책」에서아버지가한밤의산책중젊은부부의대화를엿듣고그에관해언급하는대목은작가가타인을바라보는관점을잘드러낸다.

언젠가부터어린부부는과자를먹는대신술을마시기시작했고,그들사이에오가는단어도전보다과격해졌다.그들은막가려고하는것처럼보였다.그는그들앞에나타나서뭔가를도와주고싶었지만,그게자신이해야하는일인지,혹은자신이할수있는일인지에대한확신이없었다.
그건이상한감정이었다.그는이렇게무언가를확신할수없는처지에놓인것이까마득히오래전의일이라는것을알게되었다.(pp.76~77)

완전한타인,나와아무상관없는이를만나는순간,손보미는“무언가를확신할수없는처지”를환기한다.지금까지의나,평생의습관혹은믿음에대한의구심이발생하는이순간은어떤존재가갑작스레일상을비집고들어오는침입의순간과다르지않다.
이는알고는있지만늘실천하기어려워하는,미지를향한적극적인접근의필요성을떠올리게한다.

저불이모두꺼지면이세상에무슨일이일어날까하는.만약그런일이생긴다면,P부인은자신이달려가야하는곳은너무도명백하다고믿었었다.그건착각이었을까?
그녀는자신의삶에서반복되었던잘못된선택,착각,부질없는기대,굴복이나패배따위에대해생각했다.언제나그런식이지.그녀는항상그게용기라고생각했었다.그리고나중에서야그녀는그게용기가아니라는걸깨닫곤했다.그렇다면그건무엇이었을까?(「임시교사」,pp.115~16)

보모로서젊은부부의아이와노모를맡아그들가족의생활이평안히지속되도록노력해온P부인은어느날그쓸모를다하여해고통보를받게된다.그밤침대에누워P부인은문득생각한다.
자신이그들에게쏟아부었던헌신이어쩌면“잘못된선택,착각,부질없는기대,굴복이나패배”따위가아니었을까하고말이다.자신이여태껏“용기”라고생각한마음이대체무엇이었을까의구심을품게되는것이다.그러나이의문과회의는곧삶에대한보편적인긍정성으로갈음된다.
“사는건그런거지.”P부인은잠들기위해눈을감으며“잘못된일들이언젠가아주조그마한사건을통해한순간에해결”되리라는믿음을회복한다.그것은그녀가지닌고유의낙천성이라기보다그동안여러가정을돌보았던경험에서건져올린,말하자면삶에대한폭넓은이해에서비롯한것이다.
손보미의소설은바로이지점,우리가타인을향한관심을놓지않아야만가능한삶의지속성에대해이야기한다.상처를입더라도타인과조우하길포기하지않는다면,우리는기존의자아를허물어뜨리고다시쌓아올리는방식을통해부단히삶의의미를되찾을수있다고말이다.
그러므로『우아한밤과고양이들』은나와타인이공존하는삶을섬세하고깊숙이들여다보는이야기를손보미만의정교하고우아한문장으로접할수있는소중한기회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