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사랑
Description
오늘의 한강을 있게 한 어제의 한강을 읽다!
1993년 등단 이후 단단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삶의 근원에 자리한 고독과 아픔을 살펴온 한강이 지금까지 출간한 소설집을 새로운 옷을 갈아입혀 독자들 앞에 새롭게 선보인다. 1995년에 출간된 한강의 첫 책이자 첫 번째 소설집 『여수의 사랑』.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낸다. 소설 배치를 바꾸고 몇몇 표현을 다듬어 선보이는 일곱 편의 단편들에서 운명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진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저자

한강

1970년늦은11월에태어났다.연세대국문과를졸업한뒤1993년『문학과사회』에시를발표하고,이듬해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붉은닻」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검은사슴』『그대의차가운손』,『채식주의자』,『바람이분다,가라』,『희랍어시간』,『소년이온다』,소설집『여수의사랑』,『내여자의열매』,『노랑무늬영원』,시집『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등이...

목차

여수의사랑
어둠의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능선
붉은닻

출판사 서평

이세계에서끝끝내인간으로살아간다는것,
그기적같은일에대하여

한강문학의궤적을지켜보는기쁨
길위에서,가만히매듭을짓다

점세개를이어그린깊은선하나

오늘의한강을있게한어제의한강을읽는다.1993년등단이후단단하고섬세한문장으로줄곧삶의근원에자리한고독과아픔을살펴온작가한강,그가현재까지출간한소설집전권(총세권)이문학과지성사에서다시출간되었다.
‘재출간’이라는무색무취한단어보다,빛깔도판형도하나하나다른소설집세권을조심스레이어하나의선위에두는작업이라고여기면어떨까.스물서너살때의작가가1년동안휘몰아치듯썼던단편을모은것이1995년한강의첫소설집이자통틀어첫책인『여수의사랑』이다.5년만에출간된두번째소설집『내여자의열매』에서한강은“흐르는물과같이변화하는과정이바로나라는평범한진리”를만난듯하다가,이내다시묻는다.“이한편한편의소설들을썼던사람은누구였을까.”(「작가의말」)그리고12년이지나세번째소설집『노랑무늬영원』을펴냈다.그사이사이에장편『그대의차가운손』『채식주의자』『바람이분다,가라』『희랍어시간』이씌어졌다.

단편은성냥불꽃같은데가있다.
먼저불을당기고,그게꺼질때까지온힘으로지켜본다.
그순간들이힘껏내등을앞으로떠밀어줬다.
―「작가의말」(2012),『노랑무늬영원』

돌아보아야궤적을발견할수있다.소설집세권이출간되는동안한강단편소설에서변화한것과변하지않은것이있다.『여수의사랑』에서인간과세상에대한갈망을간절하게드러내며,떠나고,버리고,방황하고,추락하는고독하고고립된존재들은『내여자의열매』에서그토록갈망하던세상과서로를서툴게받아들이려다어긋나버리고상처입는다.그리고『노랑무늬영원』에이르러재생의의지와절망속에서생명력은더강하게타오른다.존엄해진존재는여전히고통스러워하면서도마침내상대를껴안으려시도한다.끝내돌아가고야말어딘가이자,잎맥을밀어올리는이파리,회복기에피어난꽃,‘점을잇는’작업동안오롯이담아내고자했던자연스러운변화와흐름은표지에사용된사진작가이정진의작품과조화를이룬다.
한편변함없는것은한강의치열한물음이아닐까.‘살고싶다,살아야겠다,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질문을놓지않으며,인간이라는존재,삶과죽음,이세상에대해서스물한편의소설내내묻지만필연적으로답에도달할수없다.그러나파르스름한불꽃같은그물음자체가,물음에서파생되는고독의열기와세심한슬픔이작품속그들을그리고우리를사랑하고살아있게하는힘이된다.변화했으나변하지않았으므로,신중하게소설들의배치를바꾸었고몇몇표현들을손보았지만두어야할것은그대로두었다.
앞서“누구”를묻던『내여자의열매』속작가자신의물음에,『노랑무늬영원』의새로씌어진작가의말을이어본다.그궤적을함께되짚어보길권한다.누군가,스무해남짓홀로써왔다.한강은여전히,걷고있다.

알고있다.이소설들을썼던십이년의시간은이제다시돌아올수없고,이모든문장들을적어가고있었던그토록생생한나자신도다시만날수없다.그사실이상실로느껴져선안된다고생각한다.이것은결코작별의말이아니어야하고,나는계속쓰면서살아가고싶은사람이니까.
―「작가의말」(2018),『노랑무늬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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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본질적인외로움과고단함을섬세하게살피며
존재의상실과방황을그려낸작가의첫책
『여수의사랑』


작가의첫책이자첫번째소설집.1995년에출간된『여수의사랑』은삶의본질적인외로움과고단함을섬세하게살피며존재의상실과방황을그려낸다.이번출간을통해소설배치를바꾸고몇몇표현을다듬었다.
여수발기차에실려와서울역에버려진자흔과아내를잃은아버지가자신과동생을데리고동반자살을시도했던정선(「여수의사랑」),동생의죽음을목격한인규(「질주」),식물인간이된쌍둥이동생의삶까지살아내야하는동걸(「야간열차」),백치같은여동생을버리고고향에서도망친정환(「진달래능선」)그리고집과고향을버리고고아처럼떠돌며자신을찾으려애쓰는영진과인숙(「어둠의사육제」).여수는어딘가상처입고병든이들이마침내다다를서러운마음의이름이다.운명과죽음에대한진지한시선이녹아있는일곱편의단편들에서고독하고고립된등장인물들은떠나고,버리고,방황하고,추락한다.죽음가까이에서존재의살아있음을일깨우면서사람과세상에대한갈망을멈추지않는존재들이차갑고도뜨거운여운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