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늬영원
Description
오늘의 한강을 있게 한 어제의 한강을 읽다!
1993년 등단 이후 단단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삶의 근원에 자리한 고독과 아픔을 살펴온 한강이 지금까지 출간한 소설집을 새로운 옷을 갈아입혀 독자들 앞에 새롭게 선보인다. 2002년 여름부터 일곱 달에 걸쳐 쓴 중편 《노랑무늬영원》을 비롯해 12년 동안 쓰고 발표한 일곱 편의 작품을 묶은 세 번째 소설집 『노랑무늬영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등의 장편들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조응하는 중편과 단편들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

한강

1970년늦은11월에태어났다.연세대국문과를졸업한뒤1993년『문학과사회』에시를발표하고,이듬해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붉은닻」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검은사슴』『그대의차가운손』,『채식주의자』,『바람이분다,가라』,『희랍어시간』,『소년이온다』,소설집『여수의사랑』,『내여자의열매』,『노랑무늬영원』,시집『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등이...

목차

밝아지기전에
회복하는인간
에우로파
훈자
파란돌
왼손
노랑무늬영원

출판사 서평

이세계에서끝끝내인간으로살아간다는것,
그기적같은일에대하여

한강문학의궤적을지켜보는기쁨
길위에서,가만히매듭을짓다

점세개를이어그린깊은선하나

오늘의한강을있게한어제의한강을읽는다.1993년등단이후단단하고섬세한문장으로줄곧삶의근원에자리한고독과아픔을살펴온작가한강,그가현재까지출간한소설집전권(총세권)이문학과지성사에서다시출간되었다.
‘재출간’이라는무색무취한단어보다,빛깔도판형도하나하나다른소설집세권을조심스레이어하나의선위에두는작업이라고여기면어떨까.스물서너살때의작가가1년동안휘몰아치듯썼던단편을모은것이1995년한강의첫소설집이자통틀어첫책인『여수의사랑』이다.5년만에출간된두번째소설집『내여자의열매』에서한강은“흐르는물과같이변화하는과정이바로나라는평범한진리”를만난듯하다가,이내다시묻는다.“이한편한편의소설들을썼던사람은누구였을까.”(「작가의말」)그리고12년이지나세번째소설집『노랑무늬영원』을펴냈다.그사이사이에장편『그대의차가운손』『채식주의자』『바람이분다,가라』『희랍어시간』이씌어졌다.

단편은성냥불꽃같은데가있다.
먼저불을당기고,그게꺼질때까지온힘으로지켜본다.
그순간들이힘껏내등을앞으로떠밀어줬다.
―「작가의말」(2012),『노랑무늬영원』

돌아보아야궤적을발견할수있다.소설집세권이출간되는동안한강단편소설에서변화한것과변하지않은것이있다.『여수의사랑』에서인간과세상에대한갈망을간절하게드러내며,떠나고,버리고,방황하고,추락하는고독하고고립된존재들은『내여자의열매』에서그토록갈망하던세상과서로를서툴게받아들이려다어긋나버리고상처입는다.그리고『노랑무늬영원』에이르러재생의의지와절망속에서생명력은더강하게타오른다.존엄해진존재는여전히고통스러워하면서도마침내상대를껴안으려시도한다.끝내돌아가고야말어딘가이자,잎맥을밀어올리는이파리,회복기에피어난꽃,‘점을잇는’작업동안오롯이담아내고자했던자연스러운변화와흐름은표지에사용된사진작가이정진의작품과조화를이룬다.
한편변함없는것은한강의치열한물음이아닐까.‘살고싶다,살아야겠다,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질문을놓지않으며,인간이라는존재,삶과죽음,이세상에대해서스물한편의소설내내묻지만필연적으로답에도달할수없다.그러나파르스름한불꽃같은그물음자체가,물음에서파생되는고독의열기와세심한슬픔이작품속그들을그리고우리를사랑하고살아있게하는힘이된다.변화했으나변하지않았으므로,신중하게소설들의배치를바꾸었고몇몇표현들을손보았지만두어야할것은그대로두었다.
앞서“누구”를묻던『내여자의열매』속작가자신의물음에,『노랑무늬영원』의새로씌어진작가의말을이어본다.그궤적을함께되짚어보길권한다.누군가,스무해남짓홀로써왔다.한강은여전히,걷고있다.

알고있다.이소설들을썼던십이년의시간은이제다시돌아올수없고,이모든문장들을적어가고있었던그토록생생한나자신도다시만날수없다.그사실이상실로느껴져선안된다고생각한다.이것은결코작별의말이아니어야하고,나는계속쓰면서살아가고싶은사람이니까.
―「작가의말」(2018),『노랑무늬영원』

찰나의기척과고요한침묵을뜨겁게새겨넣은
한강의세번째소설집,
『노랑무늬영원』


2002년여름부터일곱달에걸쳐쓴중편「노랑무늬영원」등,12년동안쓰고발표한일곱편의작품이묶인한강의세번째소설집.수십번계절이바뀌는동안존재의근원과세계를탐문하는한강의온힘과감각이고통속에혹은고통이통과한자취에머무르는사이『채식주의자』『바람이분다,가라』등의장편들과긴밀하게연결되고조응하는중편과단편들이씌어졌고그자취가고스란히담겼다.
“무정하고무기력한자세만이삶에대해내가가진유일한방패”(「에우로파」)라고믿으며살아가는『노랑무늬영원』의인물들에게,“어쩌면그렇게지치지않지.”묻는다면,답할뿐이다.“그렇지않아.지치지만견디는것뿐이야.”(「훈자」)“끈덕지고뜨거운그질문들을악물고새벽까지뒤척”(「회복하는인간」)여보며앞으로조금씩나아가는재생의의지와생명력은절망속에서더뜨겁게타오른다.“내안에서는가볼수있는데까지다가봤어.밖으로나가는것말고는길이없었어.[……]더이상장례식을치르듯살수없다는걸알았어.”(「에우로파」)
한강의문장은묵직한아픔과고통뿐아니라“한순간의빛,떨림,들이마신숨,물의정적”을원고위에재현한다.경험과관념을압도하는작가의직관은물감이올올이종이의결속으로스미듯독자인우리에게전해질것이다.

자명하고태연한일상,그일상이틀림없이도래할것이라는낮은목소리는고통에붙박인어떤마음을달래고있다.[……]겹으로서삶을넓히고,삶의세목들,그세세히작은것들에까지곁을주어보는마음을북돋는것이문학이아닐까.오늘다시노랑무늬영원!_조강석(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