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제물 (정영현 장편소설)

꽃과 제물 (정영현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역사의 뒤안길에서 잃어버렸던 한국 문학의 소중한 한 조각
정영현 『꽃과 제물』, 반세기 만에 부활하다

1968년 11월 『여성동아』 복간 기념 공모의 첫 당선작인 정영현의 『꽃과 제물』이 출간됐다. 해당 공모전은 1970년 박완서가 등단하는 등 꾸준히 여성 문인을 배출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과 제물』은 당시 『여성동아』에 부록으로 게재되었으나, 이후 작가가 도미하면서 한국 문학사에서 잊혀왔다. 문학과지성사에서는 50년이 지난 2018년, 묻혀 있던 4?19문학의 한 장면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이 책은 드물게도 4?19혁명의 역사적 순간들을 정면으로 재현하여 보여준 장편소설로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단순히 1960년뿐 아니라 일제하 식민 시대, 6?25전쟁의 참혹상, 분단 체제의 비극 등 우리 민족이 겪어온 격동의 역사가 한 가족 삼대를 정통으로 관통해 서사를 이루는 거대한 작품이다. 이 소설이 첫 출간 이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출판되어 독자의 손에 들렸을 때에 우리 문학사를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었을지 상상하면, 흘러간 지난 50년의 세월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나 이제라도 온전히 새로운 그릇에 담겨 21세기 독자 곁에 머물 수 있음을 우리는 축복으로 여기고자 한다.
저자

정영현

1940년충북보은에서태어나서울대문리대미학과를졸업했다.1968년『여성동아』에장편소설이당선되어등단했다.

목차


1.반복

여름
2.강물은


3.슬픈계절

여름
4.혼탁한시대


5.다시한걸음

여름
6.언제나젊은이들은


7.종말과시초

발문시대의고통과역사에의열정_김병익

출판사 서평

네장의봄과세번의여름들
제물로바쳐진목숨위에신화처럼피어난꽃

『꽃과제물』은네장의봄과세번의여름이교차되며구성된다.세번의여름은주인공준의가족이겪는일제하식민지시대의서글픈여름,외세에의해해방된뒤1년이지난시기의뜨겁고혼란스러운여름,마지막으로6?25전쟁이한창인참혹한여름으로현대사의태생적질곡과구조적으로일치한다.격동기의복판에서자신에게지워진책무를다하고자애썼던각등장인물들의삶이생생하게육박해들어온다.
이세여름과교차되는네대목의봄은그에비해단하나의봄이다.주인공인네명의남녀대학생들,성규와준,수미와형주가각각의삶안에서겪어내는1960년의봄이이른초봄을지나4월19일의절정으로치달으며전개된다.대학로에서출발하여세종로를거쳐경무대(현청와대)앞까지이르는서울의정치적문화적공간과권력의힘에대항하는젊은주인공들의피와죽음이세밀하게묘사되며,소설속인물들의대화와사유를통해당대사회에대한치열한문제의식과성찰이펼쳐진다.4?19혁명의주역들이라할수있는당대학생들이절망과고뇌끝에새로운길을찾는선연한여정은,지금까지도절실하게다가온다.


미완의현실너머를꿈꾸는
찬란한문학의성취

더불어『꽃과제물』은사람들의내면과심층을밀도깊게보여준다는데에서귀중한문학적성취를찾을수있다.개인과조국간의관계와갈등,사랑과삶의가치에관한인간존재의근본문제들이넓고큰시각으로다뤄진다.이러한문학적여정을통해,우리는4월이후에다가올앞으로의‘다른시간’에대한상상력을끝없이확장시킬수있다.
특히나대학생신분으로홀로어린아이를낳고기르며거침없이핏빛대열로나서는형주,북에서활약하는남편을둔죄로모진고문을당하고도강인하게가족을책임지는소희,집안간에약조된정혼자보다진실한사랑앞에서고뇌하는수미등,여성작가의시선으로부활한당대여성들의존재가각별하고반갑다.

“누가적인데?우리에게적이있다면전쟁이야.”
[……]
“그리고또한현실을피할수없는게인간이지.”
“내겐그런현실이없어.형제와같은동족을죽일수있을만큼절실한현실이말야.”
(p.352)

이렇게오늘하루가인간의생명을잃어가며숱한기이한얘기를낳고있었다.그리고그것은이미제물로바쳐진목숨위에신화처럼꽃을피우고있었다.(p.387)

제물을바쳐야대가를허락하는,우리민족사가함께걸어온이경로를문학평론가김병익은1960년4월의봄,1980년의봄,1987년의봄,그리고2017년의봄에이르기까지의“봄의역사”라명명하고있는바,그도정에서『꽃과제물』은미완으로열린채끝난4월의신화,4월의목숨들을찬란히부활시키고있다.오로지문학을통해보여줄수있는저미학의영역을,놀라운성취로서증거하는셈이다.
덧붙여,작가의친동생인정희현박사가표지화를그려의미를더했다.김병익은작품에각별한애정을가지고세세한대조와교정까지일일이챙겨보며온전한정본(定本)이태어나도록심혈을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