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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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제니

1972년부산에서태어났다.2008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페루」가당선되어등단했다.시집『아마도아프리카』『왜냐하면우리는우리를모르고』등이있다.제21회편운문학상시부문우수상,제2회김현문학패를수상했다.

목차

남겨진것이후에
흑곰을위한문장
여기에그리고저기에
나무식별하기
구름에서영원까지
푸른물이다
소년은자라소년이었던소년이된다
빗나가고빗나가는빛나는삶
흐른다
동굴속어둠이낯선얼굴로다가온다
부드럽고깨어나는우리들의순간
또하나의노래가모래밭으로떠난다
지금우리가언어로말하는여러가지이야기들
네자신을걸어둔곳이너의집이다
어제와같은거짓말을걷고
있었던것이있었던곳에는있었던것이있었던것처럼있었고
돌을만지는심정으로당신을만지고
떨어진열매는죽어다시새로운열매로열리고
안개속을걸어가면밤이우리를이끌었고
나뭇가지처럼나아가는물결로
멀어지지않으려고고개를들어
꿈과현실의경계로부터물러났고
조그만미소와함께우리는모두죽을것이다
거울을통해어렴풋이
노래하는양으로
밤에의한불
너의꿈속에서내가꾸었던꿈을오늘내가다시꾸었다
한자락
고양이의길
나무장이의나무
모자와구두
언젠가가게될해변
풀을떠나며
나무공에의지하여
작고없는것
수풀머리목소리
처음의양떼구름
빈들에빈들을데려오면
꿈과꼬리
하얗게탄숲
피라미드와새
풀이많은강가에서
가장나중의목소리
열매의마음
나무는잠든다
남아있는밤의사람
우리는밝게움직인다
새들은어서와요
발화연습문장-그리하여흘려쓴것들
발화연습문장-마지막으로쥐고있던실
발화연습문장-어떤고요함속에서곡예하는사람을위한곡을만드는사람을떠올리는밤
발화연습문장-남방의연습곡
발화연습문장-모두울고있는것같았다
발화연습문장-외톨이숲을걸어가는이웃새
발화연습문장-이미찢겼지만다시찢겨야만한다
발화연습문장-떠나온장소에서
발화연습문장-석양이지는쪽으로
발화연습문장-몰의말
발화연습문장-황금빛머리로숨어다녔다
발화연습문장-우리안에서우리없이
발화연습문장-두번째밤이닫히기전에
해설목소리의탄생·조재룡

출판사 서평

세상모든목소리의시인,이제니의세번째시집이문학과지성사의새해첫책으로출간된다.

『아마도아프리카』와『왜냐하면우리는우리를모르고』에서삶의수많은결들을문장으로포섭해내고“의미를유보하는과정자체로자기시를만”들어온시인이제니가새롭게선보이는시집,『그리하여흘려쓴것들』.이시집에서시인은문장들사이사이로문득끼어드는‘어떤목소리’로,미처다말할수없는무엇을,지나간자리를,남겨진자리를환기시킨다.그모든목소리들은한개인의목소리이자그개인이지금껏겪어오고건너온모든사람과생의목소리의총합이기도하다.고백하고독백하는시집속문장들은스스로살아움직이면서입없는말,지워나가면서발생하는말이된다.시인은연약하지만분명한용기와애도를담아가만히받아쓴다,자신안에있는또다른누군가이자자신아닌모든사람들의목소리를.

“오래오래”“가만가만히”씌어진61편의담담한목소리들을하루에한편씩읽어보길,아니‘들어보길’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