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없는 세대

이별없는 세대

$10.00
Description
작지만 확실한 세계 문학과 사상의 고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시작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 오래도록 독자들 곁을 지키며 사랑받아온 책, 현재에도 유의미하며 앞으로도 계속 읽힐 책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우리 삶 속에, 삶 가까이에 자리한 고전의 가치를 현재적 의미로 새롭게 되새기는 목록들로 더욱 풍성하고, 더 작고 더 강하고 더 가까이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한다.

요절한 천재 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가 남긴 작품 가운데 스물다섯 편의 단편과 열네 편의 시를 선별하여 묶은 『이별 없는 세대』. 1975년 처음 국내에 소개되어 2000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재출간되었으며 이번에 세 번째로 새롭게 리뉴얼되어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겪은 자신의 체험과 전후에 목격한 전쟁의 참상을 형상화한 그의 작품은, 전쟁이 초래한 인간의 절망적 상황을 격정적으로 그려내며 당시 폐허가 된 독일은 물론, 동시대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작품이 전하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세상의 절망과 불의에 저항하는 크나큰 외침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

볼프강보르헤르트

독일함부르크의에펜도르프에서태어났다.열다섯살에시를쓰기시작해고등학교시절함부르크의유력일간지에시를발표하고,졸업후에는서점직원으로일하며연극배우가되겠다는꿈을키웠다.불온한시를쓴혐의로게슈타포에게체포되어신문을받기도한그는,1941년7월제2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징집되어그해12월동부전선칼리닌의겨울전투에참전한다.

군복무중자해혐의로체포되어투옥되었고,감옥과전장을오가는가혹한생활로인해병을얻는다.복무불능상태로전역해전선극장에배치될예정이었지만몇몇동료들이전역하루전날제국선전장관괴벨스를조롱했다고밀고해미결수로구금된다.1945년프랑스군의포로가되어수용소로이동중에탈주해함부르크로돌아와,함부르크극장에서조감독으로활동하지만악화된병으로결국쓰러지고만다.그후보르헤르트는죽음을예감한듯세상을뜨기전까지2년동안,병상에서여러시와산문,희곡「문밖에서」를집필한다.

1947년에완성한「문밖에서」는‘공연하려는극장도없고보려는관객도없는하나의작품’이라는부제와는달리,방송극으로만들어져독일국민의엄청난호응을얻는다.보르헤르트는그해11월20일스물여섯살의젊은나이로세상을떠난다.보르헤르트의산문은『민들레』『이번화요일에』라는이름의산문집으로,시는『가로등,밤그리고별들』로엮어출간되었다.

스스로체험한현실을생생하게담은그의글은전쟁과물질문명,기성세대에대한절망과거부감을응축되고간명한,직접적인일상언어로묘사한다.보르헤르트는하인리히뵐,한스베르너리히터등과함께‘폐허문학dieTrummerliteratur’으로알려진전후독일문학흐름의선두에있었으며,이후‘47그룹’으로불리는작가들에게도영향을주었다.

목차

단편
적설|여기있어줘요,기린|눈속에서얼어죽은고양이|밤꾀꼬리가노래한다|오후와밤의열차|허공에떠도는한밤의소리|까마귀도밤이면집을찾는데……|지붕위의대화―베른하르트마이어-마르비츠를위하여|라디|밤에는쥐들도잠을잔다|신의눈|어둠에싸인세왕|빵|이별없는세대|부엌시계|우리의작은모차르트|아마도그녀는장밋빛속옷을입었을거야|내창백한형제|네명의병사|볼링레인|뭐라고말할수없는커피맛|지나가버렸네|민들레|예수는함께일하지않는다|도시

가로등,밤,별들―함부르크를위한시
가로등의꿈|저녁노래|함부르크에서|전설|비|입맞춤|아란카|이별|폭풍의서막|조개들,조개들|바람과장미|청적갈색빛대도시의노래|대도시|골동품들―호에블라이헨거리를기억하며

작품.작가해설
옮긴이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파멸과희망,죽음과삶,절망과믿음사이에서”
스물여섯의나이로요절한천재작가,
볼프강보르헤르트문학의정수를보여주는대표작품선!


암울했던한시대에대한처절한고백을담은볼프강보르헤르트의작품집『이별없는세대』(김주연옮김)가새롭게리뉴얼된‘문지스펙트럼’시리즈로출간되었다.젊음의가장찬란하던시기,역사는보르헤르트를참혹한전쟁터로,감옥으로내몰았다.그의작품대부분은죽음을앞둔2년남짓의짧은기간동안병상에서씌었으며,그작업이바야흐로궤도에오를즈음그는표표히떠나버렸다.스물여섯해의짧은일생이었지만,다행히그의언어는오래도록우리에게남아살아있다.
이책『이별없는세대』는이렇듯요절한천재작가보르헤르트가남긴작품가운데스물다섯편의단편과열네편의시를선별하여묶은것으로,1975년처음국내에소개되어2000년에문학과지성사에서재출간되었으며이번에세번째로새롭게리뉴얼되어독자들앞에선보이게되었다.제2차세계대전에서겪은자신의체험과전후에목격한전쟁의참상을형상화한그의작품은,전쟁이초래한인간의절망적상황을격정적으로그려내며당시폐허가된독일은물론이요동시대인들에게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그러나그의작품이전하는사랑과평화의메시지,세상의절망과불의에저항하는크나큰외침은시대를초월해여전히우리에게깊은울림을준다.
볼프강보르헤르트는1921년독일함부르크에서태어났다.제1차세계대전이끝난전후혼란기로,히틀러의악령이독일에드리우기시작한무렵이었다.1941년소집영장을받고러시아전선에투입된그는제2차세계대전이라는인류역사상최악의암울한시기를군인으로서전장과감옥을오가며가혹하게보낸다.그때얻은병으로남은생의대부분을병상에서보내다가,1947년스물여섯살이되던해자신이쓴유일한희곡「문밖에서」가함부르크극장에서초연되기하루전날눈을감는다.
이렇듯희곡「문밖에서」이외에보르헤르트는시를썼고소설을썼다.그의거의모든작품세계를관통하는주제는‘전쟁’이었으며,따라서그의작품은암울한시대의고발(“그들은그에게총을쐈다.그러기위해누군가가총을발명했다.그는그대가로보상을받았다.그리고누군가,누군가가그것을명령했다”)이자역경에처해내뱉는절규(“우리는신도머물곳도약속도확신도없이내맡겨지고내던져져서버림받은채살고있어”),갈곳잃은등장인물들(“두남자는세상에서갈곳을잃은채새로운밤을맞아작아지고풀이죽어웅크리고있었다”)등이주를이루기에어둡고우울한,죽음의이미지로서독자들에게인식될는지도모른다.하지만“우리믿음없는자들은,속고밟히고어찌할바를모르는체념한자들은,그리고신과선과사랑에실망한,쓴맛을아는우리는,그래우리는매일밤태양을기다리지.거짓을접할때마다다시진실을기다리지.우리는,밤에매번새로운맹세를믿어,우리밤의인간들은말이야.우리는3월을믿어.11월의한가운데에서3월을믿어”(61~62쪽)등의표현에서볼수있듯,그의작품곳곳에는절망과허무만이아니라그비극을뛰어넘는희망과유머의목소리또한발견된다.
진실의맞은편에놓여있는은둔적침묵을참을수없었던보르헤르트는수많은사람들을파멸로몰고간전쟁의참상에직면해진실의고백과거짓의폭로를향해나아갔고,그대가로전장과감옥을오가는가혹한생활을해야했다.그러나그는꽃한송이,햇살한줄기,태양과바다,눈과별,어두운밤을비추는가로등을사랑했으며,그에대해쉼없이노래했다.“그는그꽃을연인처럼조심스럽게물컵위로가져갔다.〔……〕그는자신에게지워진모든것들에서벗어나홀가분하고행복했다.갇힌신세,고독,사랑에의갈증,속수무책으로살아온스물두해의세월,현재와미래,이세상과기독교―그렇다,그런것으로부터도!”(172쪽)시처럼함축적인단문의아름다운언어의생산자,절망을넘어서는유머의명인이바로보르헤르트로,절망어린현실에서도유머를잃지않고따뜻한시선을견지하는그의작품들은많은독자들의공감을이끌어낸다.특히언어유희,동일한단어의반복,문장의극단적인축약,구어체의빈번한사용,리드미컬한문장,단조롭고간결한서술방식등을즐겨사용하는데서는천재작가로서의타고난언어감각과실험적인면모까지도엿볼수있다.
요절한천재작가보르헤르트가짧게살다간엄혹한그시대의젊은이들은그자신을포함해이책의표제작인「이별없는세대」에서말하듯만남도,이별도,행복도,고향도허락되지않은불행한세대였다.그러나그는작품말미에“우리는도착의세대다.어쩌면우리는새로운별에,새로운삶에다다르는도착의세대다”라고희망을이야기하며,그와또다른의미에서암울한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절망을넘어선언어와눈물의유머를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