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음기, 영화, 타자기 (양장본 Hardcover)

축음기, 영화, 타자기 (양장본 Hardcover)

$35.00
Description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
총체적 인간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해체하는 매체유물론
수많은 “키틀러리안”을 양산해낸 문제의 책!
“디지털 시대의 데리다” “매체 이론의 푸코”라 불리며 매체에 대한 독창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한 독일 매체이론가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대표작 『축음기, 영화, 타자기』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키틀러는 최초의 아날로그 기술 매체들의 태동기였던 1900년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기술 매체들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를 서술한다. 축음기, 영화, 타자기로 대표되는 기술 매체들은 단지 경이로운 발명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문자가 독점하던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기록 체계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총체적 인간이라는 관념도 해체되기 시작했다. 더없이 전복적인 방식으로 역사를 매체사로 다시 기술한 이 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키틀러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비교적 쉽게 쓰여져, 난해하기로 소문난 키틀러의 매체론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저자

프리드리히키틀러

FriedrichKittler(1943~2011)
1943년독일작센주로흘리츠에서태어났다.1963년프라이부르크대학에입학해독일어문학,로망어문헌학,철학을공부했고,1976년스위스작가콘라트페르디난트마이어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1982년독일문학사전공교수자격취득논문으로,한시대의문학과문화를뒤틀어매체사로재구성한『기록시스템1800/1900』을발표해큰반향을일으켰다.뒤이어나온『축음기,영화,타자기』는앞선문제의식을계승해,최초의아날로그기술매체들의태동기였던1900년대를집중적으로분석하며새롭게탄생들이기술들이가져온혁명적인변화들을세밀하게추적한다.이책을통해키틀러는다시한번논쟁을일으키고세계적인매체학자로서입지를넓혔다.1987년독일보훔대학현대독일문학교수로부임했고,1993년부터는베를린훔볼트대학문화학및미학교수로취임하여본격적으로“베를린매체학파”를이끌게된다.2000년이후에는그리스철학과음악,수의근원적개념으로거침없이거슬러올라가는폭넓은스펙트럼의사유를펼쳤다.
주요저서로『드라큘라의유산:기술적글쓰기』『광학적미디어』『그리스로부터』『소음과계시사이:목소리의문화사와매체사』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문
케이블화|매체연합체계|축음기와영화|타자기|컴퓨터화

축음기
발명의역사|영혼의자연과학|장-마리귀요,「기억과포노그래프」(1880)|기계의기억과사운드조작|신경궤도로서의소리홈|라이너마리아릴케,「근원-소음」(1919)|실재계내의소음|모리스르나르,「한남자와조가비」(1907)|그라모폰과전화기|살로모프리들랜더,「괴테가축음기에대고말하다」(1916)|사체파편과인공언어|서정시에서유행가로|음향적흔적보존|정신분석과포노그래프|세계대전의사운드|록음악,군대장비의남용

영화
역사의편집으로서의영화|눈의착각과자동무기|영화의제1차세계대전과윙거소위|살로모프리들랜더,「신기루기계」(1920년경)|정신병원과정신분석에서의영화|도플갱어:영화화의영화화|뮌스터베르크의영화-정신공학|구스타프마이링크,『골렘』|라캉의트릭영화|매체연합접속:광학,음향학,기계적글쓰기|리하르트A.베어만,『서정시와타자기』(1913)

타자기
남성의손에서여성기계로|마르틴하이데거,「손과타자기에대하여」(1942~43)|니체의볼타자기와그의여비서들|책상에앉은현대의남녀파트너|카를슈미트,「부리분켄,역사철학시론」(1918)|참호/전격전/별-데이터/주소/명령|에니그마를잡은콜로서스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해제

출판사 서평

문자독점의종말과새로운기록체계의등장
키틀러는매체를서술할때“문자”를기준으로그전후를대비시키는다른매체이론가들과는달리“문자”를최초의매체로상정한다.키틀러는매체개념을“정보의저장과전달,재현의방식”으로정의하는데,따라서저장이불가능한,문자이전의인간의“언어”혹은“음성”은매체에서제외된다.키틀러가자주사용하는“문자의독점”이라는말은이러한맥락에바탕을둔것이다.문자독점체제가가장꽃을피운시기는키틀러가“기록체계1800”이라부르는1800년대전후의낭만주의문학시대였다.하지만문자의독점체계는20세기초아날로그기술매체의등장으로순식간에와해된다.
키틀러는“매체가우리의상황을결정한다”는문장으로책을시작함으로써,그의관심이물질적토대로서의매체이며,매체기술의변화와발전과정에서주체는이제인간이아닌기술그자체임을분명히한다.“기술매체가인간중추신경계의외화”라는키틀러의진단은마셜매클루언과공통된것이지만,매클루언이인간중심적으로매체를바라보는데반해,키틀러는이를탈인간화의근거로삼고있다는점에서매클루언과구분된다.그는역사전체를“정보의저장,전달,처리과정”으로사유한다.인간이매체를창조하고이용한다는환상은여지없이무너진다.키틀러이론의이러한과격성은열렬한“키틀러리안”을양산해내는동시에,디스토피아적인“키틀러제국”에대한강한반감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

축음기,영화,타자기:새로운기술매체의트리아데
키틀러는문자의독점을무너뜨린기술매체들,즉축음기,영화,타자기가등장함으로써,이전까지문자를통해서만저장할수있었던음향과광학,텍스트정보를최초로분리시켜저장할수있게되었다고말한다.영화는이미지정보를,축음기는청각정보를,타자기는문자정보를저장하고처리한다.새로운역사를진행시킨것은다름아닌“데이터프로세싱기술”이었다.
축음기의발명자에디슨은자신의발명품에“안녕Hello”이라는최초의기록을남긴다.그에따르면,“말이영원하게된것”이다.하지만영원하게된것은말뿐이아니었다.이전까지기록될수없었던온갖소음들,우리가소리로인식조차하지못하던무의미한소리들을그자체로저장하고재현할수있게되었다.그동안인간의의식이라는필터를통과한소리만이문자나악보등을통해기표로남겨질자격을얻었다면,축음기의등장으로청각데이터라는무의식의대륙이인류의역사에등장하게된다.
뒤이어영화가등장한다.지금까지인식의대상이되지못하던실재의이미지를새롭게드러내줄것같던영화는축음기와다른길을걷는다.영화는1초에24번스틸컷을제시하면서여러착시효과를통해그것이실재처럼보이도록“조작”한다.우리의눈은환영속에서실제로는움직이지않고분절되어있는컷들에연속성을부여한다.영화는실재적인것을상상적인것으로대체하는기제가된다.과거의독자들이문학작품을읽으며영혼깊숙한곳에서상영하던내면의영상은이제기술적트릭을통해스크린위에서실현된다.
마지막으로타자기가등장함으로써문자의기록방식은커다란전환을맞이하게된다.우선글쓰는이의성별이뒤바뀐다.여성타자수의등장과함께거의대부분남성작가로만이루어져있던문자의세계가전복된다.또한개인의내면적특성이외면화되는개성적인필사방식과는달리타자기는모든것이규격화된기록방식을제시한다.분절된알파벳을불연속적으로기입하는타자기로글을쓰면서개인은익명화된존재로해체되고,담론은부차적인것이된다.

키틀러의기술결정론
키틀러는아날로그기술매체의가장큰특징으로정보의조작가능성을지적한다.아날로그매체가열어젖힌조작의가능성은디지털매체에와서완성되는데,아날로그매체간에는호환이어려웠던반면,컴퓨터에서는모든것이호환가능해지며각각의매체를구분해주던최소한의봉합선조차사라진것이다.인간역시중앙신경체계로분화되어연구되기시작하면서,굳건했던“총체적인간”이라는개념은더이상작동하지않게된다.인간은이러한상황을통제하는것은고사하고,상황인식조차불가능해진다.
키틀러는니체,카프카,릴케,브램스토커,코난도일같은문학적기록뿐아니라,비틀즈,지미헨드릭스,핑크플로이드의노랫말까지20세기전후의수많은텍스트들을그의주장을뒷받침하는증인으로호출해낸다.아이러니하게도,“문자매체를증인삼아문자매체의죽음을언도”하는것이다.

이책의번역은1990년대중반에서2000년대중반까지지속된소위“키틀러시대”에키틀러가가르치던훔볼트대학에서공부했던유현주,김남시교수가함께맡았다.역자들은상이한담론들을과감하게접속시키며이야기를펼쳐나가는키틀러의복잡한논의뿐아니라,다양한조어와중의적이고수수께끼같은표현들,그리고그특유의아이러니까지악명높은“키틀러독일어”의뉘앙스를가능한충실히전달하려고노력했다.
특히키틀러에게직접수학한유현주교수는「해제」에서키틀러매체이론의핵심을정리하고,“매체결정론”“반휴머니즘”“젠더”문제등키틀러와관련된주요비판적쟁점들도소개한다.또한키틀러가이러한비판에어떠한태도를취했는지,그의강의실풍경은어떠했는지에대해서도흥미로운이야기를전해준다.이책을통해키틀러이론의정수를경험하고,더나아가그의실험적사유가피어났던베를린소피엔슈트라세22번가에울려펴졌던다양한“소음들”까지느껴볼수있는기회가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