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를 반납합니다 (김혜정 소설집)

18세를 반납합니다 (김혜정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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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00년은 산 거 같은데 겨우 열여덟이야.”

열일곱도 열아홉도 아닌,
어쩌다 열여덟에 끼어버린 아픈 청춘들.
야릇한 설렘과 미친 존재감이 폭발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2019 아르코문학창작기금사업 지원 선정작
52hz
고등학교 입학식 날, 나(손보라)의 눈에 유독 한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댄디한 커트 머리에 후드 티, 유난히 다리가 긴 ‘기정’은 여자애인지 남자애인지 구분이 안 되는데…… 혼자 있길 좋아하는 그녀에게 왠지 끌리는 나는 어느새 ‘변신’을 꿈꾸지만, 주변에서는 ‘변태’라며 이상한 눈길을 보낸다. 아무려나 우리는 진달래 동산에서 키스도 하고 ‘사랑의 기쁨’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이내 찾아오는 쓸쓸함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남들과 다른 주파수를 지닌 외로운 고래 같지만,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봄이 지나가다
나(윤인서)는 학교생활에 별 기대 없는,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 중학교 때 절친이었던 ‘수아’는 특목고에 진학해 잘 적응하고, 학교 수석인 남친이랑 열애 중이라는데.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내게 다가온 ‘희연’은 속을 알 수 없는 아이다. 앞에서는 칭찬을 늘어놓으며 속엣말도 스스럼없지만, “돌려서 한 말도 결국은 비난이고, 혀가 꼬인 말투”로 이간질을 하기까지. 결국엔 자신의 도벽을 내게 뒤집어씌우고, 나에 대한 나쁜 소문까지 내고 다닌다는 걸 알게 되는데…… ‘민정’의 생일 파티에서 녹음된 그들의 민낯을 확인한 나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모든 걸 까발리기로 결심한다.

소희
‘정민’과 영화를 보기로 한 날, 나(박하영)는 ‘김은지’에게서 카톡을 받는다. ‘소희’가 1년 전에 죽었다는 소식.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를 잃은 나와 중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희는 아픔을 공유하는 사이였었다. 그녀가 유산하여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것이나, 아빠가 운전하던 차에 온 가족을 잃은 ‘그 오빠’와 “쓸쓸하지만 황홀한” 사랑을 나누던, 그래서 그 오빠가 숨은 듯 지내는 집에 다녀오는 것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던, 그 모든 비밀을 지켜주었던 친구. 그렇지만 1년 전에 걸려왔던 소희의 전화를 외면했었다는 죄책감이 엄습하고…… 나는 “소희는 죽은 것이 아니라 새가 되어 다시 날아올랐으리라” 믿는다.

퍼니랜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퍼니랜드에서 ‘규호’의 관심은 오직 인형 구출. 다른 생각할 필요 없는 그곳이 규호에겐 천국이다. 그리고 그의 친구들. 자유를 추구하는 갈기 없는 숫사자 라이언 같은 ‘다다,’ 그리고 여유와 편안함을 바라면서 만들어졌는데 도리어 질투의 대상이 되고 만 리락쿠마 같은 ‘민제.’ 겁 많고 소심하며 공포를 느끼면 미친 오리로 둔갑하는 오리 튜브 같은 ‘규호’는 그곳에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오로지 성적만을 위해 뛰어야 하는 민제와 자유를 갈구하며 학교를 뛰쳐나간 다다의 진짜 모습과 마주친다.

유자마들렌
특성화고 2학년인 나(이지수)는 연극부 ‘나르샤’의 지도교사인 ‘자이구루’가 수행평가 과제로 낸 부모님 전기문을 쓰는 데 골똘하지만, 생활인으로서 사는 게 힘든 엄마는 자꾸 발을 뺀다. 아빠는 정말 아프리카에 있는 게 맞는 걸까? 친구들은 바리스타 교실이나 배우 수업, 그리고 제과제빵반에 들어가 미래를 준비하는데…… 자이구루는 어머니 요양을 위해 학교를 떠나고, 나는 다리가 부러져 입원한 엄마로부터 아빠와 관련한 진실을 듣는다. 그리고 남친 ‘원빈’과 함께 리허설 삼아 유자마들렌을 만들면서 야릇한 설렘과 미친 존재감을 느낀다.

청개구리 심야식당
청개구리 심야식당은 부천역 광장 한쪽에 있는 포장마차.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술을 파는 대신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공짜 밥을 주는 곳이다. 나 역시 1년 전 가출해 거리를 방황하다 공짜 밥을 얻어먹은 걸 계기로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요리하는 맛에 푹 빠져 있다. 그런 내게 유독 눈에 띄는 아이가 생겼는데…… ‘한아’는 초록색 머리에 기타를 메고 나타나 광장에 시선이 꽂혀 있더니, 어느 날엔 그곳 광장에서 올드 팝을 멋들어지게 부르고선 내게 고등어구이와 막걸리를 주문한다.
저자

김혜정

여수에서태어나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을졸업했다.1996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비디오가게남자」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복어가배를부풀리는까닭은』『바람의집』『수상한이웃』『영혼박물관』이,장편소설『달의문(門)』『독립명랑소녀』가있다.서라벌문학상신인상,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청소년저작상,송순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52hz
봄이지나가다
소희
퍼니랜드
유자마들렌
청개구리심야식당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김혜정작가가세번째성장소설로우리곁에돌아왔다.제목에서부터‘도전적인선언’또는‘방황의갈무리’가느껴지는『18세를반납합니다』.장편『독립명랑소녀』이후8년,소설집『영혼박물관』이후4년만이다.이번소설집에는청소년기의‘마지막고비’를헤쳐나가는이야기여섯편이오롯이담겼다.『독립명랑소녀』에서의“불안한날들의방황”과『영혼박물관』에서호명했던“가까스로견디고있을,견뎌야할어린영혼들”에대한관심은『18세를반납합니다』에서도여전하다.아니,그들은한두해더세파에부대끼고버텨낸‘어린노병들’이되어돌아온셈이다.산전수전다겪은듯해,마치“100년은산거같은데겨우열여덟”인어린노병들.그들은아직치기어린열일곱과대학입시에찌든열아홉사이를건너며고군분투중이다.
성정체성의혼란혹은사랑의설렘을다룬「52hz」,어설프거나왜곡된교우관계를바로잡고자하는「봄이지나가다」,나의무심함때문에친구가삶을놓았을까봐애달픈「소희」,성적에연연하며유리성에갇혀살기보다당당한삶을찾아떠나고픈「퍼니랜드」,녹록지않은현실에서도향긋한꿈을좇는아이들을그린「유자마들렌」,그리고집떠나방황하는아이들에게따뜻한밥심이되어주는「청개구리심야식당」이야기까지.그동안초등학생부터중학생그리고고등학교1학년까지의넓은스펙트럼이김혜정작가의관심사였다면,이번소설집『18세를반납합니다』에서는고등학교1~2학년,특히열여덟살인고등학교2학년에집중돼있는것이특징이다.반납해버리고싶은10대의마지막고비,“야릇한설렘과미친존재감”이폭발하는질풍노도의바로그순간.

“100년은산거같은데겨우열여덟이야.”
“야,너동안이다.난더어리게봤는데.”
“치!난반납할거야.”
“반납?뭘?”
“18.”
“오호,18세를반납합니다.그런거냐?”
“왜,그러면안돼?”
“안되긴.나도하고싶다,반납.”
상처와아픔을반납한다니,속이후련했다.(「청개구리심야식당」에서)

『18세를반납합니다』는중등교사인김혜정작가가현재생활하고있는경기도부천을주요배경으로그려진다.원미산과진달래동산(「52hz」),부천역광장과그주변(「청개구리심야식당」),옛항동기찻길의언저리(「소희」),그리고학교와집과골목길들.마치열일곱과열아홉사이에낀열여덟살처럼,서울과인천이라는거대도시사이에끼어사는아이들의다채로운사연들이작가의치열한필치속에고스란히녹아있다.
작가의눈에포착된인물들은모두크고작은상처를지니고있는,센척하지만여린감수성의소유자들,때로나쁜마음을먹기도하지만이내돌아서질긴후회를달고살아가는아이들이다.작가는“스스로‘18세를반납하겠다’라고단호히말하며,이제이야기가되어이야기로살아가는아이들”을특유의감성으로아로새긴다.하여매번「작가의말」에서일일이호명하곤하는바로그“아이들의이야기가매번나에게위로와희망이되어주었다”라고말한다.“지옥의한가운데”와“위로와희망”은그렇게통해있고,그통로를통해우리는함께성장하는셈이니까.
반납하고싶은‘18세’를가슴에품고사는청소년,혹은그런‘18세’조차아스라해어른되기를거부하고픈독자들의일독을권한다.어쨌거나우리는모두‘18세’를지나쳐야만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