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 문지 에크리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 문지 에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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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가들의 사소하고 비밀스러운 미지의 글쓰기!
지금까지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에크리’는 쓰인 것 혹은 (그/그녀가 무엇을) ‘쓰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하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단어이다. 쓰는 행위를 강조한 이 시리즈는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작가들과 조금 더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전해준다.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는 등단 이후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가는 동시에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등 섬세한 관찰력과 시적 감수성을 담은 산문을 꾸준히 집필해온 시인 김소연이 자신이 아닌 외부로 시선을 돌려 ‘사랑’이라는 영원한 타자를 응시한 산문집이다.

사랑을 한다는 것이 사랑을 소비하고 즐기는 것으로 치부되는 이 세계에서 사랑을 명사형이 아닌 동사형, 즉 ‘사랑함’으로 이해하고자 하며, 사랑을 하나의 개념으로 고정시키지 않고 그것의 유동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오늘날의 텅 빈 사랑에서조차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애쓰는 저자는 오랜 세월 남성 철학자들에 의해 전유되다시피 해온 사랑에 대한 담론을 여성의 목소리로, 3인칭의 형식을 빌려 담담하되 온기 어린 필체로 써 내려가며 사랑함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성찰해보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저자

김소연

시인.수없이반복해서지겹기도했던일들을새로운일들만큼사랑할수있게되었다.숨쉬기.밥먹기.일하기.또일하기.낙담하기.믿기.한번더믿기.울기.울다가웃기.잠들기.이런것들을이제야사랑하게되었다.시가너무작아진것은아닐까자주갸우뚱하며지냈고,시가작아진것이아니라우리가커다래졌다는사실을알아가는중이다.

시집『극에달하다』『빛들의피곤이밤을끌어당긴다』...

목차

prologue사랑의적들

1부피부에새겨온것들
정말알고싶어서묻는,사랑에대한질문하나
둘다같은일
개인의서사가상실된장소
보물상자의원칙

2부어딘가에서무사하기를
내게그리워할시간을줘
너에게들려줄말을나에게들려주기위하여
사랑을받는자에게필요한기술
포옹
대화는잊는편이좋다
대화를하고있는줄로만알았다
용서와용인과용기

3부세상이사랑을방해하지못하도록
그렇게하지않으면안되는시간
혼자를누리는일
사랑을사랑-하는-했던사랑
이별없는세대
네가느끼는분노가나를살아있게해
구애가필요치않은사랑
안정감

4부나는나와나사이에있는,신이망각한빈공간
그때는사랑이많은사람이되어만나자
우리시대의유일무이한리얼리스트
아무것도원하지않는능력

epilogue사랑함

출판사 서평

김소연은사랑을한다는것이사랑을소비하고즐기는것으로치부되는이세계에서사랑을명사형이아닌동사형으로,즉‘사랑함’으로이해하고자한다.사랑을하나의개념으로고정시키지않고그것의유동성과다양성을인정하고받아들인다.그리하여오늘날의‘텅빈사랑’에서조차작가는새로운사랑의가능성을타진하고자애쓴다.오랜세월남성철학자들에의해전유되다시피해온사랑에대한담론을순전한여성의목소리로,3인칭의형식을빌려담담하되온기어린필체로써내려간다.

안정보다는표류를함께도모하는일.삶에관하여영원히딜레탕트로남는일.불안에관하여가장전문적이고능란해지는일.이런일을함께할사람을곁에두는생을그녀는사랑이라고명명하고싶다.
(「안정감」,p.156)

그러므로이책이부디“내가사랑에대하여쓸수있는이야기의아주작은시작이면좋겠다”는작가의바람처럼우리는『사랑에는사랑이없다』를통해사랑을,아니사랑함의의미를다시한번성찰해보는기회를맞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