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중단편선)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중단편선)

$17.00
Description
영원히 청춘이고 영원히 1960년대적인 소설들!
한국 문학사,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가려 뽑아 문학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나가고자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감행하면서도 폭넓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문학의 중추로서 의미 있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을 선정한 다음, 그들의 작품을 비평적 관점에서 엄선해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문지작가선」. 한 권별 책임 편집을 맡은 문학평론가들의 해제를 더해 해당 작가와 작품이 지니는 문학적·역사적 의미를 상세하게 되새긴다.

「문지작가선」 제2권 『서울 1964년 겨울』는 감수성의 혁명, 한글세대 작가의 선두 주자, 한국 현대문학 1백 년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단편 작가 등 세대가 변해도 계속되는 찬사의 주인공 김승옥의 중단편소설집이다. 등단작인 《생명연습》과 대표작 《무진기행》, 표제작 《서울 1964년 겨울》 등 총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1960년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탄생한 인간형을 감각과 직관으로 이해하고 그에 공명하는 작품을 발표한 김승옥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김승옥

1941년일본오사카에서출생하고,1945년귀국하여전라남도순천에서성장하였다.순천고등학교와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였다.4·19혁명이일어나던해인1960년에대학에입학해서4·19세대로일컬어지기도한다.1962년단편「생명연습」이『한국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등단하였으며,같은해김현,최하림등과더불어동인지『산문시대』를창간하고,이동인지에「건」,「환상수첩」등을...

목차

생명연습|역사力士|누이를이해하기위하여|무진기행|서울1964년겨울|염소는힘이세다|환상수첩|다산성

해제|강요당한선택·김형중

출판사 서평

문학과지성사의새로운소설시리즈<문지작가선>

오늘의눈으로다시읽는어제의문학,<문지작가선>이지난7월첫발을떼었다.또한번의10년을마무리하는2019년,문학과지성사는한국문학사,나아가한국현대사에깊은족적을남긴작가와그들의작품을가려뽑아문학성을조명하고새로운의미를부여해나갈목록구성이필요한때라고판단했다.진지한문학적탐구를감행하면서도폭넓은독자들의지지를받으며한국문학의중추로서의미있는창작활동을이어온작가들을선정한다음,그들의작품을비평적관점에서엄선해독자들에게선보이고자한다.또한권별책임편집을맡은문학평론가들의해제를더하여해당작가와작품이지니는문학적?역사적의미를상세하게되새길계획이다.
<문지작가선>의시작점은억압된시대속정치적격변기를거치며권력과사회에대한비판과저항을문학의언어로표현한‘4?19세대’작가다.타계1주기에맞추어특별히먼저출간한최인훈중단편선『달과소년병』외에,김승옥,서정인,이청준,윤흥길의중단편선이1차분으로출간되었다.이어서2차분으로한국현대여성소설의원류인오정희,박완서의중단편선을내년1월선보일예정이다.

책속에서

나는참불행한놈이다.절망.풀수없는오해들.다스릴수없는기만들.그렇다고장난꾸러기같은미래를빤히내다보면서도눈감아버릴수는없는것이다.절망.절망.누나와나는그다음날저녁,등대가있는낭떠러지에서밤파도가으르릉대는해변으로형을떠밀었다.우리는결국형쪽을택한것이었다.미친듯이뛰어서돌아오는우리의귓전에서갯바람이윙윙댔다.얼마든지형을,어머니를그리고우리들을저주해도모자랐다.집으로돌아와서불을켜자비로소야릇한평안을맛볼수있었다.
「생명연습」(p.39)

갑자기떠나게되었습니다.찾아가서말로써오늘제가먼저가는것을알리고싶었습니다만대화란항상의외의방향으로나가버리기를좋아하기때문에이렇게글로써알리는것입니다.간단히쓰겠습니다.사랑하고있습니다.왜냐하면당신은저자신이기때문에적어도제가어렴풋이나마사랑하고있는옛날의저의모습이기때문입니다.저는옛날의저를오늘의저로끌어다놓기위하여갖은노력을다하였듯이당신을햇볕속으로끌어놓기위하여있는힘을다할작정입니다.저를믿어주십시오.
「무진기행」(p.139)

염소는힘이세다.염소는죽어서도힘이세다.가마솥속에서끓여지는염소도힘이세다.수염이시커멓고살갗이시커멓고가슴이떡벌어졌고키가크고손이큰남자들도가마솥속의염소에게끌려서우리집으로들어온다.염소는우락부락하게생긴사람만일부러골라서우리집으로끌어들일만큼힘이세다.
「염소는힘이세다」(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