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의 노래 (한강하구의 역사문화 이야기)

조강의 노래 (한강하구의 역사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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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릇 강이란 생명과 문화의 터전이다.
한국인이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강과 그 유역의 삶을 잃고 또 잊은 것은,
크나큰 상실이요 아픔이다”

‘외세 침략의 현장’이자 ‘분단의 상처’를 대표하는 곳, 조강!
이곳에 얽힌 우리 역사의 ‘결정적 장면’을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다
물은 모이고 만나 어울려 흐르다가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 한강은 서울을 지나 다시 ‘교하交河’(파주의 옛 이름)에서 임진강과 만나면서 서西로 향하고, 강화도 북쪽에서 또다시 예성강과 만난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한반도의 허리에서 이어온 이들의 만남은 드넓은 땅과 풍부한 생명을 낳았고, 겨레의 삶을 살찌웠다. 역사가 소용돌이치고 문명이 혼탁을 더해도, 그 흐름은 결코 멈춘 적이 없다._본문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을 넘어 이뤄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고 현재까지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정세에도 평화의 날, 만남의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묵묵히 흐르는 강江이 있다.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조강’이 그것. 남과 북의 접경지대에 속하는 조강은, 분단 이후 잃어버린 ‘한강하구’의 다른 이름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이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던” 곳, “고려의 수도 개경(개성)과 조선의 수도 한양”으로 향하는 물길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한국전쟁 이후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바로 이곳, 우리 관심 밖에 있던 조강 권역에 주목한 책, 『조강의 노래』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 강에 얽힌 우리 민족의 잊힌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여 한강하구를 재발견하게 한다. 16세기 후반 조선 중엽부터 현대까지, 사료에 근거한 사실적 정보를 그대로 기술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상황을 인물과 사건으로 형상화(“그려내어 되살림”)하여 실감 나는 ‘이야기’ 형태로 재창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독자들이 흠뻑 빠져들어 과거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과 애환, 내면의 진실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게 한다.
저자

최시한

소설집『모두아름다운아이들』『간사지이야기』와문학교육서『소설,?어떻게읽을것인가』『수필로배우는글읽기』『소설의해석과교육』등을펴냈다.
스토리텔링에관하여『스토리텔링,어떻게할것인가』를펴내고,논문「이야기콘텐츠의창작과전용」「다중매체시대의이야기교육―지역역사문화이야기창작을예로」를발표했다.
현재숙명여자대학교특임교수이다.

목차

일러두기
머리말

들어가며조강

제1장조강물참노래
-16세기:양반과평민이물길에서만나다

제2장조강으로몰려오는외국배들
-19세기:개항을둘러싼싸움터가되다
1.프랑스배─병인양요
2.미국배─신미양요
3.일본배─강화도조약

제3장조강의노을
-20세기:인적이끊기고,철책에갇히다
1.기선과기차─사라지는뱃노래
2.한국전쟁─휴전선이된강

참고자료목록
그림출처

출판사 서평

“수도한양이조선의심장이요몸이라면,
‘조강’은그곳으로향하는목구멍과도같은곳이었다”

한반도의허리에서교통과산업,역사와문화의중심지였던조강은아무도들어가지못하는‘텅빈강’이되고,그유역은북한과대치하는삼엄한통제구역이되어한국인의기억에서지워져갔다.조강은남북분단의상처그자체가되어죽음과도같은정적에빠져버린것이다._본문에서

그렇다면조강은어떤곳일까?조강이란‘할아버지강’이라는말로,“보다작은강들의조상인‘어른강’혹은여러강들이이룩한‘큰강’이라는뜻”으로풀이된다.“한강이임진강,예성강과합하여흐르다서해바다로들어가는어름”을이르며,그범위는한강의끝을어디로보느냐에따라달라지는데“좁게는임진강과한강이합하는파주서쪽부터염하鹽河(김포반도와강화도사이의해협)가시작되는곳까지,넓게는거기서더나아가예성강과합하는강화군교동도부근까지”를가리킨다.저자들은조강에서갈라져나온염하역시조강수로의일부이므로이권역에포함시켜야한다는관점을취한다.
수운水運에의지했던예부터서울의해문海門으로,우리민족의문화와산업,교통의중심지였던조강유역.그런까닭에미국,프랑스,일본등외국세력과서양의문화가집중적으로몰려들었다.이책에서는개항을강요하는열강의침탈에맞서싸운선조들이이곳에서흘린피와눈물을섬세하게묘사해낸다.
근대화과정에서수운이쇠퇴한탓도있지만,저자들은“지도에엄연히존재하는이강”을“한국인의기억에서지운것은한국전쟁”이라고말한다.1953년정전협정이맺어질당시에는이곳을중립수역으로설정하여민간선박이다닐수있도록하였으나,군사충돌이이어지면서그연안은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이된것이다.이후조강은휴전선역할을대신하는비운의강이되고말았다.

지금,왜‘조강’에주목해야하는가?
한반도평화,한민족만남의그날을위한초석이될작품

저자들은판문점선언합의에따라,정전협정때‘공동이용수역’으로설정된한강하구의선박항행을위해공동수로조사와해도작성을마치고올초에이를교환하기까지했으나,북미관계악화로더이상논의가진전되지못하는현상황을안타깝게바라본다.이러한상태를극복하기위해민관에서는합심하여‘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DMZ평화인간띠잇기’등의행사를벌이고있다.이들처럼이책역시평화를염원하는마음에서비롯된노력의산물로,스토리텔링을활용한다는점에서그동안보지못한새로운시도라할수있다.저자들은‘이야기’를통해이지역의역사와문화를보다입체적으로,알기쉽게제시함으로써그날을앞당기는데기여하고자한다.
김포시에서는올해북녘땅이바라보이는조강연안에위치한애기봉일대에‘평화생태공원’(김포시월곶면조강리)조성공사를마치고내년초개관할예정이라고한다.이와함께앞으로이지역에대한관심은점점더높아질것으로보이며,“열렸으나닫혀있고흐르지만고여있는조강에평화와생명의시대가오면,조강은새로이우리겨레의문화와산업의중심이될터.”이책은그러한변화를앞서내다본선구적인작품이라할수있다

사료를바라보는역사적감수성에문화적상상력을더한,
‘지역역사문화콘텐츠’스토리텔링의본보기가되다!

예상대로광화문앞은개항을막기위해전국에서올라온선비들로가득했다.그들의상소에는신헌자신이조선의문화를타락시키고나라를외적에팔아넘긴역적이라고적혀있을터였다.과연무엇이진실이고최선인가.세월이지나면,역사는내가한일을어떻게기록할것인가……아니,굴욕과비난을무릅쓰고얻은시간을활용하여나라의힘을길러,뒷날내가잘했다고이야기하게만들그런사람들은,지금조선의어디에있는가……궁에서나올때까지신헌의머리에서그런물음이끝없이소용돌이쳤다._본문에서

이책의또하나의두드러진특징은‘스토리텔링방식’에있다.스토리텔링은문화산업전반을비롯해게임,마케팅,교육에이르기까지널리쓰이고있다.특히‘지역역사문화콘텐츠’의경우,전국지자체에서막대한예산을들여지역과관련된인물,전설,특산품등에기반한캐릭터를제작하거나,몇천만원에달하는상금을걸고문화콘텐츠스토리텔링공모전을개최하는것은익숙한풍경이되었다.
이처럼지역경제발전을목적으로각지역만의특색있는문화관광사업을계발하고홍보하는데스토리텔링이적극활용되고있음에도실상을들여다보면,이것이제대로구현되었다고할만한것들이드물다.소위지역문화콘텐츠라불리는면면을살펴보면,단순한사실정보의나열에불과하거나마구잡이로자료를수집해짜깁기하는수준에머물고있다.그런이야기들속에는지역의정체성과고유의역사,문화가녹아있다고보기어렵다.
저자들은이책이그들과거리를두고있다고말한다.기존의‘콘텐츠’라불리는것들이“자료의심층에있는,인간의내면과가치의식”에는관심을두지않고있다며,“문화는제쳐놓은채산업에만초점을맞추는”세태를문화콘텐츠산업의발전을저해하는원인으로꼽는다.

우리가여기서제시한역사문화이야기콘텐츠의제제는이책에서‘조강권역’이라고부르는특정지역의역사와문화,자연환경등이다.물론이를다룬기존의책이나영상물은매우많다.하지만우리는대상과자료를바라보는역사적감수성,그내적의미와진실을그려내는문화적상상력등을중요시하였다.아울러오늘의독자가공감할스토리텔링방식을찾고자힘썼다.이에장과절마다다양한인물과사건을설정하여초점으로삼고,일정한범위안에서재구성하거나보충하였으며,장면으로‘보여주기’와요약하고설명하여‘들려주기’서술방식을함께사용하였다._본문에서

저자중한명인최시한은『모두아름다운아이들』『간사지이야기』등을쓴소설가로,오랫동안대학에서한국문학을가르쳐왔으며문학교육권위자로『스토리텔링,어떻게할것인가』『소설어떻게읽을것인가』『소설의해석과교육』등다수의연구서를집필한바있다.강미역시『안녕,바람』『밤바다건너기』등을쓴소설가이자현직고등학교국어교사다.두사람은현장경험을통해적절한역사문화콘텐츠가부족한교육현실을체감하며치열하게대안을모색했다.이책은그결과물로서,1년여간이어진현장답사와치밀한자료조사를기반으로완성되었다.이들은토정이지함,양헌수,어재연,신헌같은역사인물들의업적과영웅적면모를강조하는것이아니라,사료를재해석하고창의력과상상력을발휘해그들의내면을들여다본다.소용돌이치는역사속에서살다간다양한신분계층의목소리와그들이느꼈을인간적고뇌를부각시켜독자들에게공감을불러일으킴으로써지역역사문화이야기의새로운전범을제시한것이다.

저자들은서두에서“조강권역의역사와문화를널리알려한국의자주적발전과남북통일에이바지하기”위함이라고집필의목표를밝힌다.가볍게읽을수있는분량이지만,충실한구성으로젊은세대들에게우리민족이겪은수난과분단의비극을깨닫고,한반도의정세를올바로볼수있게한다.
또한지도와더불어그림,사진및다양한부가자료등을삽입하여독자들의이해를돕고,동시에교육적인목적으로도활용될수있도록하였다.특히자유학기제,자유학년제등을활용해청소년들이자신이살고있는지역의역사,문화,자연등에관한자료를모아해석하고이야기로재창조하는창의적활동에주목해,실제교육현장에서모색하고있는‘학생참여형수업’‘교과통합수업’등의수업모형개발에도큰도움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