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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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렘 콜하스가 묵시록적으로 그려내는
항구적 현재 속에 유폐된 세계
그 속에서 우리는 유토피아의 신호를 탐지해낼 수 있을까
“스페이스정크space-junk가 우주에 버린 인간의 쓰레기라면 정크스페이스junk-space는 지구에 남겨둔 인류의 찌꺼기다.”

네덜란드 출신의 건축가 렘 콜하스의 아방가르드적 에세이 「정크스페이스」와 함께 그의 사유에서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미래 도시」를 함께 묶었다. 렘 콜하스가 이끌었던 하버드 대학 디자인 스쿨 세미나 ‘도시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쇼핑 안내서』에 수록되었던 글 「정크스페이스」는 “20세기에 건축은 실종되었다”고 선언한다. 그렇다면 지금 도처에서 끝없이 뻗어 올라가고 있는 저 건축물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에 따르면 그것은 정크스페이스, 즉 쓰레기공간이다. 건축은 더 이상 기념비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게 되었고, 영원한 변화를 갈망하며 언제나 새롭게 재편되길 기다리는 공간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것은 단지 건축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의 종말, 이 세계에서 우리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영원한 현재에 유폐됨을 의미한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콜하스가 그려낸 정크스페이스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이 묵시록적 세계에서 우리는 탈출을 꾀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어떤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저자

렘콜하스

네덜란드출신의건축가로,저널리스트이자영화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다가영국런던의건축협회건축학교AA에서공부하며건축설계를시작했다.현재네덜란드로테르담에위치한설계사무소OMA(OfficeforMetropolitanArchitecture)의소장으로활동중이다.2000년건축분야의최고권위있는상인프리츠커상을수상했고,2014년제14회베니스비엔날레의국제건축전시감독을맡았다.그가설계한주요건축물로모스크바의개러지현대미술관,베이징의CCTV본사,서울대학교미술관,시애틀공립도서관,베를린의네덜란드대사관등이있고,지은책으로『광란의뉴욕』『스몰,미디엄,라지,엑스라지』(공저)등이있다.

목차

정크스페이스_렘콜하스
미래도시_프레드릭제임슨
해제:정크스페이스와유토피아의변증법_임경규

출판사 서평

정크스페이스는우리의무덤이될것인가
“토끼는새로운소고기”라는문장에서시작해“성형은새로운우주다”로종결되는독특한형식의글속에서정크스페이스의의미를정확하게포착해내기는쉽지않다.콜하스의정크스페이스에대한정의와해석은건축과문화사이에서,물리적공간과추상적공간사이에서,단어와이미지사이에서난해한줄타기를하고있기때문이다.우리가거리를걷다가혹은건물안을배회하다종종마주치는‘공사중’‘통행에불편을드려죄송합니다’와같은표지판들은정크스페이스의기표라고할수있다.표지판뒤가림막이나널빤지로가려진암흑의공간들은줄을지어보수와복원을기다리고있다.모든물질적구체화는잠정적이고그무엇과도대체가능하다.유일하게확실한것은변화다.이는건축이후기자본주의의유동성과결합했음을의미한다.한때역사와유토피아적꿈을담아내고자했던건축가의소명은이제옛것의파괴와끝없는재활용,공간의끊임없는유희와재배치로축소된다.정크스페이스는좋은것과나쁜것,옳은것과그른것,공적인것과사적인것,배부른자와배고픈자모두를뒤섞어솔기없는깔끔한패치워크를만들어낸다.의미는사라지고중립성의지옥이펼쳐진다.정크스페이스는도처에서창궐한다.콜하스는박물관,공항,시내,학교,병원,심지어는뉴스와방송,교육,인터넷까지모든곳에서정크스페이스를발견한다.마지막으로그것은우리의육체까지도잠식해들어간다.

“쇼핑은우리에게남아있는공적활동의마지막형식이다.”_렘콜하스
건축가가참조해야할단하나의키워드가있다면바로쇼핑이다.쇼핑이도시계획과건축의궁극적인원리가되었다.모든공간에쇼핑의영혼이깃든다.공항은쇼핑몰이된지오래고,학교는‘현명한소비자의훈육’이라는모순형용을모토로삼는다.이제쇼핑은더이상문화적,사회적선택사항이아니다.쇼핑은우리에게남아있는공적활동의마지막형식이라고콜하스는선언한다.이는쇼핑이오늘날의사회적관계를구성하고우리의삶을조직하는궁극의원리가되었음을의미한다.정크스페이스는인간주체를양육하고재생산하는생태환경을대신한다.우리는쇼핑을통해서만도시를경험한다.우리는원근법을상실한공간속에서행복해지기위해쇼핑을하고우리의욕망을알기위해쇼핑한다.쇼핑은우리가무엇을결여하고있는지알려준다.이쇼핑을위해펼쳐진공간이바로정크스페이스다.

미래가아닌현재를‘예견’하는묵시록적선언문
「정크스페이스」는그자체로강력한에너지를뿜어내는보기드문역작이지만,이텍스트를보다효과적으로읽어내기위해서는콜하스가수행해온건축프로젝트와대도시전반에대한관심,아키그램의영향,르코르뷔지에와살바도르달리를결합시킨듯한그의건축적비전에대한통합적인독해가필요하다.프레드릭제임슨의「미래도시」는콜하스의비전과「정크스페이스」가등장한맥락을이해하는데큰도움을주는매우유용한텍스트다.제임슨은현대도시와건축,모더니즘과포스트모더니즘,쇼핑과상품에대한마르크스주의적분석을광범위하게수행하면서「정크스페이스」가갖는의미와잠재력을포착해낸다.제임슨은「정크스페이스」가그자체로포스트모던한텍스트이며완전히새로운미학을제시하고있다고이야기한다.정크스페이스에대한묘사는정크스페이스의논리와속성그자체를언어적으로모방한듯강박적이고광란적으로증식해나가고,여기에광고문구,캐치프레이즈,상품명,브랜드명,개념과용어에대한저작권표기등자본주의의온갖클리셰가동원되는데,그것이만들어내는효과가너무나도성공적이어서정크스페이스스스로가그려낸자화상처럼보일정도다.비평가할포스터가지적한것처럼,콜하스가발명해낸이새로운형식의선언문은현재의악몽을‘예언’한다.이균질한공간속에는폐허의흔적도미래를향한출구도없다.역사의시간이멈추고모든것은현재로환원된다.정크스페이스는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우리의방향감각을앗아가우리가어디에있는지확신하지못하게만든다.
이과정에서핵심적이슈로떠오르는것은정크스페이스에서탈출로를찾고역사의시계를다시돌리는작업이다.제임슨은「정크스페이스」가역사로의탈출을위해기획된것이라고말한다.제임슨은콜하스의글쓰기방식에주목하는데,그가광란적이고반복적으로휘두르는글쓰기라는공성망치는우리의모든존재형식을관통하는동일성이드러나도록집중타격함으로써우리모두가동일화된정체성을갖고있음을인정하도록만들고대문자역사를가로막고있는견고한장벽을돌파할수있게해준다.「정크스페이스」는우리가붙들려있는악몽같은세계의모습을증언함과동시에,우리가시간과역사속으로그리고단단한미래속으로다시한번돌진할수있음을예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