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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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소설 시리즈 〈문지작가선〉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 어제의 문학, 〈문지작가선〉이 지난 7월 첫발을 떼었다. 또 한 번의 10년을 마무리하는 2019년, 문학과지성사는 한국 문학사,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가려 뽑아 문학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나갈 목록 구성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다.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감행하면서도 폭넓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문학의 중추로서 의미 있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을 선정한 다음, 그들의 작품을 비평적 관점에서 엄선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권별 책임 편집을 맡은 문학평론가들의 해제를 더하여 해당 작가와 작품이 지니는 문학적ㆍ역사적 의미를 상세하게 되새길 계획이다.

〈문지작가선〉의 시작점은 억압된 시대 속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권력과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문학의 언어로 표현한 ‘4ㆍ19세대’ 작가다. 최인훈, 김승옥, 서정인, 이청준, 윤흥길의 중단편선이 1차분으로 출간되었고, 이어서 한국 현대 여성소설의 원류인 오정희, 박완서의 중단편선을 2차분으로 준비했다. 이 중 타계 9주기에 맞추어 박완서의 책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를 먼저 선보인다. 이 책은 전쟁과 가난, 성차별로 혼란한 세상에서 빛나는 생의 가치를 견지해온 박완서의 소설 세계를 새로이 조망한다.
저자

박완서

1931년경기도개풍에서태어나1950년숙명여고를졸업했다.같은해서울대문리대국문과에입학했으나한국전쟁이일어나학업을중단했다.1970년『여성동아』장편소설공모에『나목裸木』이당선되어등단한이래2011년영면에들기까지40여년간수많은걸작을남겼다.
소설집『부끄러움을가르칩니다』『엄마의말뚝』『저문날의삽화』『너무도쓸쓸한당신』『친절한복희씨』『기나긴하루』등과장편소설『미망』『휘청거리는오후』『목마른계절』『도시의흉년』『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그산이정말거기있었을까』『그해겨울은따뜻했네』『아주오래된농담』『그남자네집』등이있다.그밖에도산문집『꼴찌에게보내는갈채』『한길사람속』『못가본길이더아름답다』등이있다.
한국문학작가상,이상문학상,대한민국문학상,이산문학상,현대문학상,동인문학상,한무숙문학상,대산문학상,만해문학상,인촌상,황순원문학상,호암상등을수상했고,2006년서울대학교에서명예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
2011년1월22일타계한후금관문화훈장이추서되었다.

목차

도둑맞은가난|겨울나들이|공항에서만난사람|침묵과실어失語|해산바가지|복원되지못한것들을위하여|여덟개의모자로남은당신|꿈꾸는인큐베이터|환각의나비|빨갱이바이러스|해제소멸과복원의꿈

출판사 서평

어떻게살아있음을누리고사랑할것인가
박완서중단편선『복원되지못한것들을위하여』

『복원되지못한것들을위하여』(문지작가선7)가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전쟁과가난,성차별로혼란한세상에서빛나는생의가치를견지해온박완서의소설세계를새로이조망하고자한책이다.초기작「도둑맞은가난」(1975)과「겨울나들이」(1975)부터한국전쟁을견뎌낸여성들의이야기「공항에서만난사람」(1978),스러져가는생명의안타까움을조망한「여덟개의모자로남은당신」(1991),골육상잔의상흔을담은「빨갱이바이러스」(2009)등엄선된10편의중ㆍ단편소설을실었다.
책임편집과해제를맡은문학연구자손유경은박완서의작품이죽은자의비극과생존자의불행을기록하고발설하는과정그자체라고말한다.누군가는“짐승처럼죽어”가는와중에누군가는“짐승처럼살아남았”던시절의이야기를집요하게반복하기때문이다(「복원되지못한것들을위하여」).또한작가가피로물든기억의미로에서길을잃지않을수있었던힘이박완서특유의‘생의의지’에있었음을짚어낸다.

우리는순간을아까워했다.죽음은모든살아있는것의피할수없는운명이고,동물도죽을병이들거나상처를입으면괴로워하기도하고저희들나름의치료법도있으리라.그러나죽음을앞둔시간의아까움을느끼고,그아까운시간에어떻게독창적으로살아있음을누리고사랑할것인가를생각해야하는건인간만의비장한업이아닐까.
「여덟개의모자로남은당신」(pp.217~18)

“살아있음”이곧특권이자비할데없는축복이라는작가의인식은‘복원’을향한열망으로집약된다.복원이란원래대로회복함을의미하는데,작가가주목한회복은비극이전으로돌아가고싶다는바람이아니라비극이후에도지속되어야할삶에있다.상처입고불완전할수밖에없는것이인간의삶이라면,우리는회복(복원)을목적으로생을더욱더빛나게가꿔나가야한다는것이박완서문학의중요한메시지이기때문이다.이는“노추한육체”에깃든“아름다운정신”의중요성을강조한「해산바가지」(1985),「환각의나비」(1995)등에서도드라지게나타난다.그러므로오늘날박완서의소설을읽는다는것은역사적불운속에서안타깝게저물어간생명들을애도하는일이자우리에게주어진삶과사랑의가치를되새기는경험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