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름다움 (조용미 시집)

당신의 아름다움 (조용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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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용미는 “비명을 지를수록 생”이 “더욱 싱싱해지고, 생생해”진다고 느낀다. “완벽하게 독자적이고 완벽하게 물질적”인 괴로움 속에서만 탄생하는 언어를 위한 “순교자가 되고 싶다”고 밝힌다. 이토록 “아름답고 끔찍한 삶”이 있을까. 그러므로 『당신의 아름다움』을 읽는 일은 시인이 고통으로 빚어낸 “잔혹한 아름다움”(「어둠의 영역」)을 목도하는 일이자 “당분간 지속”될 미학적 상처들을 조심스레 어루만져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저자

조용미

시인조용미는1990년『한길문학』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불안은영혼을잠식한다』『일만마리물고기가山을날아오르다』『삼베옷을입은자화상』『나의별서에핀앵두나무는』『기억의행성』『나의다른이름들』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비가역/알비레오관측소/당신의아름다움/연두의회유/내가없는거울/푸르고창백하고연약한/
눈동자의고독/불귀/운구차/묵매도/미시未示/멈추어있는밤의시간/황금측백

2부
봄,심연/어둠의영역/검은연못/일요일/각자의고독/그날저녁의생각/흰색에관한말/시라쿠사의밤/
태어나지않은말들의세계/리라와디/무한의테라스/날개의무게/질서의구조/토성의고리

3부
정원/테이블/백모란/마음/흰빛의궤적/09시09분/목천료/교란/밤의호수/낙우송/고압선숙소/흰색,침묵/
사랑의비유/물속의나무

4부
매화필적/분홍의수사/일관성/종점/탐매/물의주름/연극적인비/밤의구근들/젖은꽃잎들이바람을밀어올리고/
영역/관심/슬픔의연대기/당분간

해설
당분간,그누구라도ㆍ장철환

출판사 서평

“아름다움이확장될수록슬픔이깊어진다”
고통의심연에서길어낸상처의미학

깊고섬세한시선으로생의풍경들을응시해온조용미의일곱번째시집『당신의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2020)이출간되었다.타인과나의경계를무화시키는침묵을통해자아의새로운가능성을모색한『나의다른이름들』(민음사,2016)이후4년만의신작이다.
이번시집에서조용미는닿을수없는당신을통해삶을좀더예민하게감각하고자한다.“환한어둠”(「어둠의영역」)속에서만포착가능한마음의괴로움들을주의깊게들여다보는‘고통의순례자’를자처한다.한때“생의아름다움에완전히미혹당했던”시인이“괴로움에집중”하게된연유는무엇일까(「당분간」).그것은몸과정신이고통의압력에짓눌릴때만의식위로천천히부상하는‘시어’들을건져올리기위해서다.“나는항상시적발견에의해다시태어나고싶다”는최근문예지에발표한산문속문장처럼조용미는시를향한투신과갱신을멈추지않는다.당신이라는“또다른새로움”(「비가역」)을좇아무한한우주마저가로지르려하는그의여정은“수차례의동면과정을거쳐자다깨다하”(「어둠의영역」)는역경도불사할의지를드러낸다.그러므로『당신의아름다움』은미학적성취를위해기나긴방황과부침을견뎌낸결과물이자,창작의고통을기꺼이끌어안은시인의아름다운상처들로오롯한시집이다.

나는여기서지난슬픔을예견하고다가올사건을복기해보며내게주어진고통과대면하겠다
-「알비레오관측소」부분

당신이라는나의이면

조용미의이번시집에는‘당신’이빈번하게등장한다.당신은“빛을등지고있”(「당신의아름다움」)거나“명왕성보다멀어서아름”다운대상으로그려진다.“함께있”으나“훼손할수없”고“만날수없”는대상이기도하다(「어둠의영역」).이곳에있지만어디에도없는존재인것이다.

나는당신의얼굴을오래바라보았다.

천천히
멱목을덮었다

지금내눈앞에아무것도없다
-「푸르고창백하고연약한」부분

멱목?目은망자의얼굴을싸매는헝겊이다.이시에서“당신의얼굴을오래바라”볼수있었던나는얇은천하나로가려진당신을향해“아무것도없다”라고말한다.당신과내가함께있지만함께있지않기도하다는것을화자의시선을통해보여주는대목이다.그런데이시는조금다르게읽히기도한다.멱목을덮음으로써사라지는존재가당신이아니라나일수도있기때문이다.

지구의어딘가에서
나였던누가죽어가고있는지물어본다
몸안에서피가줄줄새고있는줄도모르고,
의심도없이
-「사랑의비유」부분

“나였던누가죽어가고있는지물어”보는나는“몸안에서피가줄줄새고있는줄도모”른다.나와“나였던”누군가의위치가부지불식간에뒤바뀌는것을“의심”조차하지못한다.그렇다면조용미의시에서당신은또다른나를의미하는것일까.시인이“지구의어딘가에”있을나를찾고자하는이유는무엇일까.

잔혹한아름다움의시

해설을쓴문학평론가장철환은시가“고통과정신의밀도로부터응축되지만그것의압력을조절하는과정속에서만미적으로성취될수있”음을전제하고“조용미의시는바로이러한고통의감압과정을그누구보다도정밀하게보여준다는데에서빼어난미적성취를”이뤄냈다고평가한다.그렇다면시인이또다른나에게이르고자함은어쩌면“불가능에가까운순간”(「흰색에관한말」)이자“어둠을돌파”(「불귀」)해야하는과정에스스로를몰아넣은뒤“정밀하게”빠져나오기위함인지모른다.아름다움의언어인시를길어올리기위해기꺼이고통의심연으로침잠하는것이다.

통쾌하다비명을지를수록생은더욱싱싱해지고,생생해지고

지루한열정이나를지치게한다
이괴로움은완벽하게독자적이고완벽하게물질적이다

누구나완벽하게평화롭기는어렵다그래도
생의괴로움에만집중하는순교자가되고싶다아름답고끔찍한삶이당분간지속된다
-「당분간」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