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24.68
Description
죽은 자는 꿈속에서 깊이 절감하지,
자신의 죽음이 삶과 똑같다는 걸
무의미하고, 보잘것없고, 잿빛이란 걸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강렬한 언어!

‘폐허문학’으로 지칭되는 독일 전후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Wolfgang Borchert의 전집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이 대산세계문학총서 157권으로 출간되었다.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한가운데 놓여, 빛나는 젊음을 참혹한 전쟁터와 차가운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보르헤르트는 암울한 시기의 처절한 고백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었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절망적 상황을 격정적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당시 폐허가 된 독일은 물론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세상의 절망과 불의에 저항하는 커다란 외침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보르헤르트의 『전집Das Gesamtwerk』은 1949년에 로볼트 출판사와 함부르크 문고에서 공동으로 처음 나와, 특별한 수정이나 보완 없이 최근까지 계속 발행되었다. 여기엔 그의 첫 시집 『가로등과 밤 그리고 별』(1946)과 첫 산문집 『민들레』(1947), 희곡 『문밖에서』(1947), 그리고 작가가 사망한 직후에 나온 단편집 『이번 화요일에』(1947)에 더해 미발표 시들과 단편들이 「유고 시집」 「유고 단편집」의 형태로 선별되어 수록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사망한 지 채 2년도 안 되어 출간된 탓에 원전 비평의 관점에서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오기도 했다. 이에 로볼트 출판사는 2007년에 새 『보르헤르트 전집』을 편찬했다. 이것은 1949년 전집의 개정 증보판으로, 전체 텍스트를 작가의 육필 원고와 초판들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1949년 당시에 제거된 구절을 복원하고, 이전 전집에 빠진 다수의 초기 시편들과 단편들은 물론, 유고 시집 『슬픈 제라늄』에 실린 시들을 추가로 수록해 전집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문학자 김주연이 단편소설 25편과 시 14편을 번역한 『이별 없는 세대』를 통해 처음 보르헤르트를 소개한 이후 크고 작은 형태로 꾸준하게 번역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이 책은 2007년에 새로 나온 개정 증보판 보르헤르트 전집을 원본으로 삼은 최초의 번역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보르헤르트의 여러 단편과 초기 시 들을 국내에서 처음 만나는 특별한 책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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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볼프강보르헤르트

WolfgangBorchert(1921~1947)
독일함부르크의에펜도르프에서태어났다.열다섯살부터시를쓰기시작하여고등학교시절함부르크의유력일간지에시를발표하고,졸업후에는서점직원으로일하면서연극수업을받았다.배우로활동하던중,제2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41년에독일군으로징집되었다.혹독한전쟁을체험하고군복무중자해혐의로투옥되면서,감옥과전장을오가는생활로인해병을얻었다.복무불능상태가되어,전역하고전선극장에배치될예정이었으나제국선전장관괴벨스를조롱했다는동료들의밀고로전역하루전날미결수로구금되었다.1945년에프랑스군의포로가되어수용소로이송되던중탈주한그는,함부르크로돌아가함부르크극장조감독으로활동하다가병이악화되어쓰러지고만다.대부분의작품을죽음을앞둔2년남짓의짧은기간동안병상에서집필하였으며,1947년11월20일스물여섯살의젊은나이로세상을떠났다.시집『가로등과밤그리고별』과단편집『민들레』는생전에출간되었으며,단편집『이번화요일에』와출간된작품을비롯하여유고를함께묶은『보르헤르트전집』은사후에출간이되었다.
직접겪은일들을기록한산문들과베크만의절망에찬외침으로끝나는희곡「문밖에서」는수많은젊은이가보르헤르트를“우리의작가”로여기게만들었다.또한‘폐허문학’으로지칭되는독일전후문학의대표적인작가로자리매김하며,종전후새로운독일문학의가능성을모색하려던작가와비평가들의모임인‘47그룹’에영향을주었다.

목차

가로등과밤그리고별-함부르크시집

가로등의꿈
저녁노래
함부르크에서
전설

입맞춤
아란카
이별
폭풍의서막
조개껍데기,조개껍데기
바람과장미
잿빛빨강초록의대도시연가
대도시
골동품

민들레-우리시대의이야기들

넘겨진자들민들레까마귀는밤이면집으로날아간다밤에허공에서들리는소리지붕위의대화:베른하르트마이어-마르비츠를위하여

길위에서이별없는세대
오후와밤의열차가지말아요,기린지나가버렸다
도시

도시,도시:하늘과땅사이의어머니
함부르크
빌브로크엘베강:블랑케네제에서바라봄

문밖에서-공연하려는극장도,보려는관객도없는작품

서막
꿈1막
2막
3막
4막
5막

이번화요일에-열아홉편의이야기

눈속에,새하얀눈속에
볼링장
네명의병사
아주아주많은눈
창백한내전우
예수는더이상함께하지않는다
고양이는눈속에서얼어죽었다
밤꾀꼬리가노래를한다
세명의검은동방박사
라디
이번화요일에

어디로가는지아무도모른다
무슨맛인지모르겠는커피
부엌시계
그녀는아마분홍색속옷을입었을거야
우리의작은모차르트
캥거루
밤엔쥐들도잠을잔다
그도전쟁때문에힘든일이많았다
5월에는,5월에는뻐꾸기가울었다
길고긴길을따라

사랑스러운푸른잿빛밤-여기저기남겨진유작단편소설

친구를위한레퀴엠

투이호
마르그리트
슬픈제라늄
늦은오후
체리
내일쓸나무
모든우유가게는힌슈네가게라고불린다
틀니,혹은내사촌이더이상크림사탕을먹지않는이유
뇌우
담벼락
일요일아침
교재용옛날이야기들
사랑스러운푸른잿빛밤
이상해
프로이센의영광
파리칭링
마리아,모두마리아덕분이야
창문너머는성탄절이다
교수들도아무것도모른다
외삼촌의웨이터쉬쉬푸쉬
저편에서저편으로신의눈

거울을본다-초기시


기병의노래
사포
중국의사랑시
목표
여름저녁
합주협주곡
가을의시
참새들은오물속에서
겨울
불쌍한부엉이

침묵의시간
격려
심각한웃음
다리가천개나달린
뻐꾸기
개구리
달팽이
시인들에게
한밤중의시
자연의찬가
함부르크
돈후안
회전목마
함부르크1943
매순간
도시
북독일풍경모아비트교도소
나는안개다
진혼곡
스몰렌스크대성당
전투의막간에
동요
노력해봐

러시아에서온편지
달의거짓말

슈타인후더호수여인숙창가에서
바깥
겨울저녁
밤에

사랑노래
사랑의시
이별
열대과일
너에게
저녁

우리의선언-에세이,서평,미완성작품,잡문

헬무트그멜린의50회생일
『스탈린그라드』
투홀스키와케스트너
내일을위한책들
함부르크출판계소식
감자파이,하느님,철조망-수용소문학
함부르크60년-아돌프비트마크『묄러영사의유산KonsulM?llersErben』
『행운의자비로움에관하여VondesGl?cksBarmherzigkeit』
『엉겅퀴와가시DistelnundDornen』
가로등아래서

도공그림Grimm에게로가는길
우리의민들레삶
작가
우리의선언
볼프강보르헤르트에게던지는여섯가지질문
그러면결론은오직하나!

옮긴이해설·볼프강보르헤르트의생애와작품
작가연보
기획의말

출판사 서평

“그것은고발이고,역경에처해서내뱉어진절규이고,반란이었다”

매일저녁그녀는잿빛고독속에
행복을기다린다,그리워한다.
아아,그녀의두눈에슬픔이깃든다.
그는다시돌아오지않기에.

어느밤시커먼바람의마법으로
그녀는가로등이되었다.
그녀의불빛아래행복해진사람들
나지막이속삭인다.사랑해……
-「전설」전문

단행본으로출간된보르헤르트의첫번째작품집이자첫시집인『가로등과밤그리고별』은베른하르트마이어-마르비츠가운영하는함부르크문고에서출간되었다.1940년에서1945년사이에쓴60여편중에서14편을추린이시집이후로보르헤르트는더이상시를쓰지않았고,시를모두없애고출판도하지않았다.이번전집에는첫시집에실린14편외에그의초기시51편도모두실려있다.시집이출간된1946년에는이미그의창작의중심이시가아닌산문이되어있었지만,삶을받아들이는작가특유의감정을솔직하고생생하게반영하는이시집은보르헤르트의예술적개성을드러내는거울로평가받았다.

더고백할게있다.나자신에게솔직하고싶어서다.내가가발이라고부은사내와정면으로눈이마주치고그가졌음을느낀순간,나에대한패배가아닌생에대한그의패배를느낀바로그순간미움은해변의파도처럼순식간에사라졌다.그리고내겐텅빈공허감만이남았다.목책에서말뚝하나가꺾어진것이다.죽음이휘익,스치듯내곁을지나갔다.그래서그렇게들착해지려조바심을내었나보다.이제나에대한가발의승리를인정했다.-「민들레」에서

보르헤르트는본격적으로쓴첫단편소설「민들레」를1946년4월에『함부르크자유언론』에발표하면서세간의관심을받기시작했다.이작품에서자신이직접겪은일들을기록했다고밝힌보르헤르트는다소어두운배경이지만이야기의내부에서빛을주는것으로궁극적으로긍정적인힘을부여하고자했다고덧붙였다.“어둠은건설적일수없다”는그의신념은“독자에게결정을내리고입장을취할것을강하게요구”하는새로운화법으로자신만의문학세계를만들어갔다.뉘른베르크군교도소에수감되었던고통스러운경험을바탕으로쓴이「민들레」이후,스몰렌스크전선에서의고통스러운경험은「예수는더이상함께하지않는다」「아주아주많은눈」등여러단편소설의주제가되었다.또한동부전선에서영하40도를넘나드는러시아의혹독한추위를견디지못하고두발에심한동상이걸려야전병원에입원했다가황달과발진티푸스까지발병해스몰렌스크전염병원으로이송되었던경험을「이번화요일에」에잘묘사하고있으며,연합군의공습으로도시대부분이파괴되었던참상을「빌브로크」에적나라하게적기도했다.
이번전집에는이렇듯널리알려진그의단편들을비롯해생전에발표하지못한유작단편24편과에세이,서평,미완선작품,잡문등을모은17편까지그야말로보르헤르트의모든글이실렸다.

사람들은죽음을그냥지나쳐버러,부주의하게,체념하여,둔감하게,구역질을느끼면서,그리고무관심하게,무관심하게,너무나무관심하게!그리고죽은자는꿈속에서깊이절감하지,자신의죽음이삶과똑같다는걸.무의미하고,보잘것없고,잿빛이란걸.그런데도너는-너는나더러살아야한다고말하는거야!어째서?누굴위해서?무엇을위해서?나는죽을권리도없어?스스로목숨을끊을권리도없어?계속살해당하고살인해야하는거야?나더러어쩌라고?내가무슨힘으로살아?누구와?무엇을위해서?이놈의세상에서우리는대체어디로가야해!우리는배반당했어.아주끔찍하게배반당했어.
-「문밖에서」에서

1946년늦가을에단며칠만에완성한희곡「문밖에서」는말그대로그의문학적출세작이되었다.1947년2월13일,이작품을북서독일방송에서라디오극으로들은수많은젊은이는보르헤르트를“우리의작가”로여겼다.이작품이같은해11월21일함부르크극장에서초연되었을때에도관객들의반응은폭발적이었다.이극은파괴된나라의버림받은젊은이를위한장송곡과도같았다.하지만보르헤르트는자신의작품이무대위에서상연되는것을보지못한채함부르크극장초연하루전날인1947년11월20일오전9시에바젤의성클라라병원에서숨을거둔다.

짧은생의영원한기록

너희,마을과도시의남자들아.그들이너희에게내일찾아와징집명령을내리면,그러면결론은오직하나,
아니라고말하라!
너희,노르망디와우크라이나의어머니들아,너희,샌프란시스코와런던의어머니들아,너희,미시시피강변의어머니들아,너희,나폴리와함부르크와카이로와오슬로의어머니들아,지구모든곳의어머니들아,이세상의어머니들아,그들이너의에게내일아이를낳으라고,야전병원에서일할간호사와새전쟁터에서싸울신병을낳으라고명령하면,이세상의어머니들아,그러면결론은오직하나,
아니라고말하라!어머니들아,아니라고말하라!
너희가아니라고말하지않으면,너희가아니라고말하지않으면,어머니들아,그러면,
그러면,
[……]
그러면마지막인간은,갈가리찢긴내장과오염된폐로,아무말없이,독살스레작열하는태양과흔들거리는별들아래를홀로헤매고다닐것이다.한없이넓은공동묘지의무덤들과거대하고거친콘크리트로뒤덮인황량한도시의차가운우상들사이를홀로,마지막인간은,말라비틀어지고미쳐버리고욕하고탄식하며,헤매고다닐것이다-왜?라고절규하는그의끔찍한탄식은들리지않은채황무지로흘러가버리고,허물어진폐허사이로흩날리고,부서진교회의파편들속으로스며들고,토치카에찰싹부딪치고,피웅덩이에잠길것이다.들리지않은채,아무말없이,마지막짐승인간의마지막짐승같은절규는.이모든일은내일,아마도내일,아마도오늘밤에벌써,아마도오늘밤에,도래할것이다.만약에……만약에……
만약에너희가아니라고말하지않는다면.
-「그러면결론은오직하나!」에서

이책의마지막에놓인볼프강보르헤르트의마지막작품은,죽기불과며칠전에쓴「그러면결론은오직하나!」이다.전쟁과폭력이지배하는세상의어둠에맞서“아니!”라고끝까지저항할것을촉구하는이글은작가의유언으로받아들여졌다.

보르헤르트는26년의짧은생애동안20여편의단편과한줌의시그리고희곡「문밖에서」가전부인빈약한규모의작품으로독일전후문학의가장중요한작가가되었다.그의작품은인생의가장좋은시기를전쟁에빼앗기고병든몸으로귀향한작가가전후의폐허속에서,항시죽음의그림자가드리운가운데힘겹게써내려간고통의기록이라하겠다.
전쟁의고통스러운경험에서기인한허무주의적감상과이를극복하려는작가의실존주의적노력은특히젊은세대에게공감을불러일으켰고,‘폐허문학’으로분류되는다른작가들의작품대부분이당시의시대사적맥락을넘어서는의미를획득하지못하고잊혀간것과달리여전히전세계독자들의사랑을받고있다.따라서이번새전집의발간은그의문학세계를깊이동경해온독자들에게더욱반가운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