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서정’이라는 환을 좇아서 (내가 사랑한 시인들ㆍ세번째)

‘한국적 서정’이라는 환을 좇아서 (내가 사랑한 시인들ㆍ세번째)

$30.44
Description
1930년대 태동한 한국 시의 서정성 연구
한국 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정과리의 제언
문학평론가 정과리(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가 새 연구서 『‘한국적 서정’이라는 환(幻)을 좇아서-내가 사랑한 시인들ㆍ세번째』(문학과지성사, 2020)를 출간했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래 40년 넘는 세월 동안 문학과 서양철학 분야의 연구와 비평을 이어온 정과리는 이번 책에서 식민지 시기부터 시작된 한국 시의 ‘서정성’에 집중한다. 이 연구를 통해 그는 한국 문학사에 내재되어 있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되짚고 작품을 다시 해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말한다. 한국 문학사의 실체를 재검토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그의 성취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정과리는 이 책에 “내가 사랑한 시인들”이라는 부제를 붙였는데 그는 이에 앞서 총 두 권의 책에 같은 부제를 붙인 바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귀향-내가 사랑한 시인들ㆍ처음』(문학과지성사, 2008)에서는 60~70년대를 풍미했던 시인들에 초점을 두었고, 『1980년대의 북극꽃들아, 뿔고둥을 불어라-내가 사랑한 시인들ㆍ두번째』(문학과지성사, 2014)는 이성복, 황지우, 최승자 등 80년대 격정의 시기를 통과한 시인들을 다루었다면 이번 책을 통해서는 멀게는 1925년 김소월부터 시작해 이성복, 김혜순으로까지 이어지는 한국 시단의 굵직한 지점을 짚어낸다.
저자

정과리

1958년대전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같은과대학원을졸업했다.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조세희론」으로입선하며평단에나왔다.지은책으로『문학,존재의변증법』『존재의변증법2』『스밈과짜임』『문명의배꼽』『무덤속의마젤란』『문학이라는것의욕망』『문신공방하나』『네안데르탈인의귀환-소설의문법』『네안데르탈인의귀향-내가사랑한시인들ㆍ처음』『글숨의광합성』『1980년대의북극꽃들아,뿔고둥을불어라-내가사랑한시인들ㆍ두번째』『뫼비우스분면을떠도는한국문학을위한안내서-존재의변증법5』『문신공방둘』『문신공방셋』등이있다.소천비평문학상,팔봉비평문학상,대산문학상,김환태평론문학상등을수상했다.현재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머리말을대신하여:국어국문학과로적을옮기고나서

1부 시의그루터기로모이는잔가지들
한국현대시에서서정성의확대가일어나기까지
「진달래꽃」이근대시인까닭혹은몰이해의늪에서꺼낸한국시의특이점
‘서정’을규정하는이땅의희극에대해서:‘한국적문학장르’규정재고-‘세계의자아화’라는허구혹은‘보편적자아’의끈질김
이른바‘순수서정시’가출현한사태의문화사적의미
한국적서정시를태동시킨김영랑의시와박용철의시론
한국적서정의정신적작업-박재삼의시한편을예로들어

2부 최초의인간들
독자들이뜨겁게태우는시인,이상
1930년대황순원시의선진성
조국건설의과제앞에선한해방기지식인의특별한선택과그시적투영-설정식시에나타난민족의형상
윤동주의시는어떻게이해되어왔는가
윤동주가우리마음속에생생히살아있다는사실의의미
일본인들의윤동주사랑은어디에서오는것일까

3부 폐허위의존재껍질
존재의열림을살다-김수영
김수영의마지막회심-김수영과프랑스문학,그리고자코메티적변모
교과서에갇힌김수영
삶의상상적치환-김춘수
그는강변에서‘사의찬가’를불렀다-하길종시집,『태를위한과거분사』를읽고
어느시인의매우오래된과거의깜박임-최하림시인의영전에서

4부 내심장에점화되는이미지
통으로움직이는풍경-김명인시의독보적인우화론
한국문학사에서가장돌출적인사건-이성복
순수한자기의시-박남철
여성적인것이실재한다는말의의미-김혜순
‘겨울나무’이미지의변천사-백석의「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서김혜순의「겨울나무」까지
한국현대시를통해서본우울과의지의현상학
시인이귀향할때는뭔일이있다

5부 한평생의불길
자유의모험으로서의현대시조
세상의풍요에저항하는이의가난의먼행로
수직의윤리학과반고의상상력-허만하의『비는수직으로서서죽는다』에대해
현대시의궁지를어떻게헤쳐나가리-발견과구성사이
청마시에대한친일시비유감
나선상(螺旋狀)문자의세계-이재복문학전집에부쳐
가난을구제할소명을사랑으로이끈시

수록글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1부시의그루터기로모이는잔가지들〉에서저자는1920년대근대시에서시작하여,1930년대의한국의서정시가본격등장하는시기까지를분석한다.정과리는한국시의서정성이1930년대에본격개화되었음을주시하면서도1930년대서정성이확대될수있었던기반은1920년대부터존재한서정성이었음을인정해야한다고지적한다.특히,1925년을한국근대시의기점으로두고그해출간된김소월의시집『진달래꽃』을집중적으로다루는한편,30년대김영랑의「모란이피기까지는」「돌담에속색이는햇발」등을꼼꼼히분석하면서한국서정시의시작점으로서의김영랑과김소월의시사이에서드러나는편차를기술한다.
〈2부최초의인간들〉에서는1930년대표적인한국시인인이상,황순원,윤동주등의시를다룬다.가치평가를넘어한국문학의끝간데를상징하는‘미지의한국문학가’이상의시를분석함으로써저자는이상의시내부로진입하기위한객관적지표를세운다.또한황순원의문학적출발점이라고볼수있는‘시’가‘서정성은짙되,사회성은부족하다’는세간의오해를받고있다는점을지적하며이를해소하기위해황순원의1930년대시를중심으로그의시세계를드러내보인다.이에더해저자는한국에서윤동주가어떻게이해되어왔는지를세세히추적하면서어느새한국사회의신화적존재가된윤동주의상징성을드러내고,‘참회’라는감정을기반으로한일본인들의윤동주사랑에대해분석한다.
〈3부폐허위의존재껍질〉에서는해방이후한국시에누구보다광범위한족적을남긴시인김수영을중점적으로다룬다.특히「교과서에갇힌김수영」에서는김수영이가진강력한영향력에도불구하고교육현장에서조차그의미적성취가적절히다뤄지지못하고있는점에안타까움을표하며,교사들의문학역량발휘를역설하는한편제도적장치로서교과서의건설적인발전방향을논한다.김수영과함께한국현대시의불을지핀김춘수,그리고하길종,최하림에대한시인론도더했다.
〈4부내심장에점화되는이미지〉와〈5부한평생의불길〉에서는시인과시집에대한리뷰글을모았다.김명인,위선환,허만하,한상기등의시집에대한해설과이성복,박남철,김혜순등의작품세계,주요작품을다룬시인론이실렸다.

■집필을마치며

나는2000년가을에충남대학교불어불문학과로부터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로적을옮겼다.그해여름에『문학과사회』술자리에해당과의교수한분이나를찾아온게발단이되었다.나는전화로방문의사를들었을때술한잔하고싶었거니했다.그런데느닷없이내게연세대국문과에와서시를가르쳐달라는것이었다.나의‘역사의페이지’는그렇게장을바꾸게되었다.이는한국문학연구사의페이지에도‘잉크칠을할’계기가될수있을것인가?[……]

국문학과교수가되면서나는평소에게을리대했던식민지시기의작품들을열심히읽게되었고,그에대한연구들도들여다보게되었다.그러면서한국문학의뿌리에대해많이배울수가있었다.그러나공부의시간이길어질수록나는차츰한국문학연구상태가아주부실하다는점에놀라안타까운마음이커지고있었다.게다가이상태는연구의내용에만국한된것이아니라연구범위,대상,주제는물론연구태도,방법론,마음의이론,시각을망라하는총괄적인‘연구체제’를아우르는한국식연구풍토를넘어,우수논문을선별하는기준을비롯한다양한제도적문제들및한국교수진및연구집단의구성에이르기까지한국지식·문화ㆍ문학장의거의모든장소에서현상되어,차라리하나의종족적관습을이루고있다고까지할만하였다.내가더욱놀란것은나자신이한국문학의과거에무심했던만큼이나,한국판‘스콜라스티크scolastique’로부터형성된고정관념들에깊숙이침윤되어이러한상황을반성적으로살피지못하고추수하는자세를스스로방임하고있었다는사실이었다.[……]

오늘날의한국문학(차라리한국학)연구풍토와조선시대의주자학적정신환경을연결하는지알아차릴수있으리라.어쨌든김구선생도걱정하신문제이니,정말고쳐야하지않겠는가?그래서장문의백서를쓸까요량하기도하였다.그러나보시다시피겨우운만띄운형편에서도살벌한바람이폭풍의전조처럼몰아치는게확연히느껴지는것이니,정말그랬다가는세상의개선을위해서한일이거꾸로땅꺼짐이다중폭발을일으킬재앙을초래할수도있음을깨달아야했다.
다만겨우한걸음이라도이울타리를벗어나는시늉을하는것만으로새로운한국문학연구를위한실마리에한올을보태는일이될수있지않을까?이런마음으로나는근대초엽의문학들을다시들여다보았고,그에대한연구들을가능한한꼼꼼히되살피고,좀더온당한해석을만들어내고자하였다.그러면서간신히문제들을간추려분명한윤곽안에배치할수있는지경에까지는이르렀으니,문학이해의차원에국한해서그걸간단히나열하면다음과같다.
-「머리말을대신하여」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