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역사 (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 | 양장본 Hardcover)

밤의 역사 (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 | 양장본 Hardcover)

$33.00
Description
마녀, 주술사, 샤먼, 늑대인간… 유럽 민속신앙에 대한 미시사적 연구부터
인류 보편의 문화적 기원을 추적하는 거시적 차원의 통찰까지
역사학의 거장 카를로 긴즈부르그 연구 작업의 결정판!
미시사 연구 방법의 개척자로 꼽히는 역사학계의 거장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밤의 역사』가 출간되었다. 긴즈부르그의 걸출한 연구들은 많은 논의를 이끌어내며 역사학의 지평을 넓히는 선구적 업적을 남겼고 국내 역사학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긴즈부르그의 관심사는 지배층 문화와 병존했던 민중 문화의 존재를 밝히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것이었는데,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치즈와 구더기』 『밤의 역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도는 긴즈부르그의 연구 작업을 대표하는 작품들로서 흔히 민중 문화 연구 삼부작으로 일컬어진다. 이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 『밤의 역사』는, 긴즈부르그 스스로 “앞선 두 연구를 종합하는 의미에서 펴낸 책”이라고 평했듯, 긴즈부르그 평생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대작이라 하겠다. 『밤의 역사』는 중세 이후 ‘악마의 잔치’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추적하고 16~17세기 민중의 일상과 정신세계에 구체적 형상을 입혀 드러낸 뒤 거시적 차원으로 시야를 확장해 시간과 공간, 신화와 우화, 사료를 넘나드는 방대한 비교 작업을 통해 오랜 세월 지속된 유라시아 공통의 문화적 기원을 찾아 나선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세밀하고 해석적인 긴즈부르그 특유의 논지 전개 방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마녀와 베난단티, 늑대인간, 오이디푸스 신화, 신데렐라 등의 주제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게 서술되어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

카를로긴즈부르그

CarloGinzburg
1939년이탈리아토리노에서소설가인어머니와역사학자인아버지사이에서태어났다.1961년피사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으며,이후레체대학,볼로냐대학,캘리포니아대학로스앤젤레스캠퍼스,피사고등사범학교등에서가르쳤다.
긴즈부르그는동시대가장저명한역사가중한사람으로서미시사연구의선구자로꼽힌다.그의관심영역은이탈리아르네상스로부터초기현대유럽사를아우르며,하나의개인,사건,장소에관한세밀한분석을통해당대의사상,정신세계,문화적양상에관한놀라운통찰력을보여준다.긴즈부르그의주요저서는20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다.16세기이탈리아프리울리지역의방앗간주인메노키오의재판기록을토대로당대민중문화를복원해냄으로써전세계적으로그의이름을알린『치즈와구더기』를비롯해16~17세기일련의이단심문기록을통해당대민간신앙의변모과정을분석하고지배계층에종속되지않은민중문화의존재를보여준『마녀와베난단티의밤의전투』,역사이야기속의진실과거짓,허구를추적하며역사작업에관한성찰을보여주는『실과흔적』이국내에번역되어있다.이책『밤의역사』는14세기나병환자,유대인에대한박해에서시작해유럽전지역에퍼져있던민간신앙의양상을분석하고그민속적기원을인류보편의문화적층위로확대해나가는긴즈부르그평생의연구성과를종합한대작이다.그밖에도『신화,상징,실마리』『재판관과역사가』『어떤섬도섬이아니다』등여러책이있다.아비바르부르크상(1992),몬델로상(1998),살렌토상(2002),훔볼트연구상(2007),발잔상(2010)등우수한학문적성과를낸학자에게수여하는많은상을받았다.

목차

감사의말
서론

제1부
1장나병환자,유대인,무슬림
2장유대인,이단자,마녀

제2부
1장여신의뒤를따라
2장비정상
3장탈혼상태의전투
4장동물가면쓰기

제3부
1장유라시아가설들
2장뼈와가죽

결론
옮긴이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포인트1.전염병,기근같은재앙이닥치면타자를희생양삼는음모론이제기된다.

코로나19가세계곳곳으로확산되기시작하던2020년3월중국인,나아가동양인에대한인종혐오가격화되어드러났다.일각에서는코로나19가처음보고된우한지역의바이러스연구소에서이바이러스가유출된것이라는음모론이제기되었다.이음모론은트럼프미국대통령을위시한여러사람들의동조로큰파급력을띠기도했다.이러한양상은놀랍게도『밤의역사』의출발점인14세기나병환자들에대한음모이야기와매우닮아있다.
1321년나병환자들이“기독교세계의건강한사람들을모두죽이기위해우물에독약을풀었다”는소문이돌았고,이로인해수많은나병환자들(그리고이를사주했다고의심받은유대인들)이화형을당하거나격리되는일이벌어졌다.1347년에는흑사병이유럽전역으로빠르게번져나가자공포에질린민중들의유혈폭력이일어났다.처음에는병과죽음을퍼뜨리기위해물,음식,집,교회에독약가루를뿌린원흉으로거지들과빈자들이,얼마후에는유대인이지목되면서무차별학살이자행되었다.이후15세기에는사악한주술을사용하며어린아이들을잡아먹는남녀주술사에대한종교계의보고가이어졌고,십자가모독,식인행위,동물로의변신,난교파티,주술비행등으로특징되는‘악마의잔치sabbath’이미지가정착되면서그유명한마녀사냥의포문을열게된다.
수백년전의사건을주제로삼아,반세기전에집필된이책『밤의역사』는코로나시대를통과중인우리에게많은것을시사하며인간본성의심연을들여다보게해준다.“14세기초반에유대인과나병환자에대한음모가성공을거둔근본적인이유는다른데있었다.그원인은심각한경제적,사회적,정치적,종교적위기가촉발한불안감뿐만아니라,소외된집단들에대해점차커져가는적대감,속죄양에대한광적인탐색등에있었다.”미지의세계,해명불가한사태가불러일으킨공포는약자나타자를대상으로하는적대감을증폭시키기십상이다.
긴즈부르그는“악이무엇인지는누가결정하는가?마녀사냥이벌어지고있던유럽에서어떤사람이‘마녀’인지누가결정했을까?”를묻는다.나병환자를상대로한음모는이후정신병자,빈자,범죄자,유대인을거쳐마녀와주술사에게차례차례투사되었다.권력층에의해조작된서신들과고문을가해강제로받아낸자백,연대기기록등을들여다보면,시대에따라표적은바뀌되혐의내용은그대로라는것을알수있다.긴즈부르그는프랑스에서알프스서부지역에이르는방대한지역들의각종연대기와문헌들,이단재판기록물들을토대로적대적집단의이미지가어떤특성을가지고어떻게출현하는지를분석한다.저자는“왜이시기인가?”“왜이지역인가?”“왜이렇게되었는가?”라는질문을통해당대의상황을재구성하고,그속에내재된깊고포괄적인문화적층위를발굴해보여주고자시도한다.

포인트2.다양한지역에서놀랍도록유사한민속적요소가속속발견된다:밤의여신,비대칭보행,탈혼상태의전투,동물뼈수집을통한부활등…

긴즈부르그는지역적으로나시기적으로방대한곳에서유사한민간신앙의흔적이발견된다는점에주목한다.가장먼저저자가천착한주제는이교도들의여신디아나에대한숭배의식이다.이미10세기에악마추종자들이따르는‘디아나’라는여신의존재가교회문헌에등장했는데,이와같은‘신비의여신’은지역과시기에따라디아나,에로디아데,홀다,리켈라,오리엔테등서로다른이름으로불렸으나그묘사된특성은매우흡사했다.“영혼이동물의형태로또는동물의잔등이에올라타거나다른주술도구를이용해,죽은자들의세계로비행한다는것.”이처럼유사한상징적형태들이수세기에걸쳐서,매우이질적인공간과문화를배경으로거듭출현할수있었던이유는무엇일까?
긴즈부르그는10세기에서18세기사이에나온악마론연구서,로맨스소설,설교집,교회법규집,재판기록물등의텍스트연구를시작으로각종예술작품과고대의신화및우화,구전문학등을조사하고프로프,레비-스트로스,그림,메울리등다양한분야의연구물을참조하면서문화적연관성을찾아내고그기원을밝히고자시도한다.
긴즈부르그는연대기적으로나지리적,문화적으로매우이질적인곳들에서출현한유사한현상들이형태론적으로는단순하지만그간해독하기어렵다고여겨졌던민속적요인들의상징적맥락을밝혀줄수있다고지적한다.한예로,손상되지않은동물뼈를수습하여부활시킨다는발상은악마의잔치로수렴되는유럽민간신앙뿐아니라라플란드지역의샤먼,시베리아의유카기르족,일본북쪽섬에살던아이누족에이르기까지광범위한지역에서발견된다.이는여러문화권의다양한층위에중앙아시아유목민들로부터기원하는고대의요인들이잔존하고있으며이는또한북극지방의수렵문화와연계되어있었을가능성을시사한다.
긴즈부르그는매우폭넓은비교작업을수행해나간다.그는우크라이나의흡혈귀,헝가리의탈토시,달마티아지역의크레스니키,프리울리의베난단티,리보니아의늑대인간,오세트족의부르쿠드자우타등,다양한신화적존재들로부터유사한민간신앙의특징들을밝혀낸다.또한오이디푸스의구멍뚫린발에서리보니아늑대인간무리를이끄는절름발이소년,불에타버린아킬레우스의뒤꿈치,신데렐라의작은구두등을하나로묶는맥락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이처럼시공을초월한파편적인증거들을기반으로한연구를통해긴즈부르그는광범위하게확산되고무엇보다오래도록지속된인류공통의문화적기층혹은접촉의존재를입증해낸다.

“인간의역사는이념의세계에서전개되는것이아니라달이보이는이세계,즉사람들이태어나고고통을받거나견디다결국은죽어가는세계에서전개된다.”_카를로긴즈부르그

이책은서론과세개의부와결론으로구성되어있다.제1부에서는마녀집단혹은악마의잔치이미지가어떻게출현했는지를연대기적순서와지리적정황을바탕으로재구성한다.제2부에서는신화와의식의심오한층위와이로부터악마의잔치에활력을불어넣은민간신앙이어떻게발생했는지기술한다.제3부에서는유럽에서아시아까지방대한지역에걸쳐있는신화와의식,우화,민간신앙등여러증거를통해그확산과정을설명하고자시도한다.결론에서는지배층문화와민속문화간의타협을통해악마의잔치라는확고한전형이성립되었음을밝힌다.긴즈부르그는고대부터중세를거쳐근세에이르는민중문화의연속성을보여주면서그것이어떠한상징과형태를통해잔존하고전파되었는지탐색한다.
악마의잔치에대한민간풍속의층위를밝히기위한이책의모든여정은한지점으로수렴된다.바로죽은자들의세계로의여행.죽음에대한인간들의보편적관심은사후세계로의여행이라는믿음을낳았고이는수천년동안인간사회에많은양분을제공했다.“이모든이야기의공통주제는사후세계로가는것과사후세계에서돌아오는것이다.이러한기본적인서사의핵심은수천년동안인류와함께존재했다.사냥,목축,농업에의존하는수없이다양한사회들에무수히변화하며소개되었지만이야기의근본적인구조는결코바뀌지않았다.그럼이러한근본적인구조는왜아무런변화없이지속되었을까?우리가이책을통해분석하고자했던것은여러이야기들중의하나가아니라가능한모든이야기들의모체였다.”
이책『밤의역사』는기존의역사학도식에서벗어나있는저자특유의서술방식으로학계에신선한충격을준동시에,대중적인눈높이도잃지않고있다.이제긴즈부르그의민중문화삼부작을완결짓는이책의출간으로긴즈부르그의학문적여정의큰흐름을한눈에파악할수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