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13.00
Description
우리에겐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서로를 구하기 위해 혼자가 된 우리
집 안의 당신을 해방할 SF 세계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은 전 세계에 급작스러운 변화를 불러왔다.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들, 막막한 경제 위기, 만나고 만질 수 없는 고립감…… 그러나 우리에게 여전히 양보할 수 없는 자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상상의 힘. 집 안의 당신을 무한 세계로 날려 보내줄 김초엽, 듀나, 정소연, 김이환, 배명훈, 이종산 소설가의 개성 넘치는 SF 단편 앤솔러지가 올가을 당신을 찾아간다. ‘전염병’을 테마로 한 이 소설들은 멸망Apocalypse, 전염Contagion, 뉴 노멀New Normal 챕터에 각각 두 편씩 묶였으며, 솔직한 고민과 든든한 응원을 담은 작가 노트 또한 함께 공개된다. 출간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의 도서 판매 수익금 5%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코로나19 지원 사업에 후원된다. 생존의 평등이 모색되기 어려운 재난의 시대를 살아나갈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작게나마 희망을 전할 수 있길 바라본다.
저자

김초엽,이종산,김이환,듀나,배명훈,정소연

소설가.1993년생.포스텍에서화학을전공하고,생화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7년「관내분실」과「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으로제2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대상과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쓴책으로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원통안의소녀』등이있고,함께지은책『사이보그가되다』가있고,여러앤솔러지에참여했다.2019년오늘의작가상,202...

목차

Apocalypse:끝과시작
김초엽「최후의라이오니」
듀나「죽은고래에서온사람들」

Contagion:전염병세계,상자를열고나아간사람들
정소연「미정의상자」
김이환「그상자」

NewNormal:더나은내일을기다리는신인류의희망
배명훈「차카타파의열망으로」
이종산「벌레폭풍」

출판사 서평

Apocalypse:마지막까지사랑하고꿈꾸는자의아름다움

나는내가기억하지못하는기계를,그러나여전히나를기억하는기계를마주본다.김초엽「최후의라이오니」

“고래는우리가필요없었어요.그냥견딜만한작은기생충에불과했지요.”듀나「죽은고래에서온사람들」

이책의맨앞자리는멸망Apocalypse의순간에도끝내사랑하고꿈꾸는자들의아름다운이야기들로채워진다.김초엽과듀나는지구에서가장먼곳으로독자를데려가팬데믹의오늘을가뿐히뛰어넘는다.「최후의라이오니」는멸망한문명을탐사해자료와자원을채취하는로몬족‘나’가거주구3420ED를탐색하는이야기다.다른로몬족과달리‘공포’의감정을느낀다는선천적결함을가지고있어평소에제몫을해내기어려웠던‘나’가알수없는끌림으로인해닿게된3420ED에서이곳의역사와잔류한기계들과의만남을통해자신의존재이유를알아가는여정을담았다.「죽은고래에서온사람들」은초광속우주선을타고지구를떠나낯선행성에뿌리내린인류를보여준다.공전과같은주기로자전하여펄펄끓는낮과꽁꽁어는밤만존재하는이행성에서는,중간여명지대의바다위섬처럼뜬고래등에서만사람들의생존이가능하다.문제는고래병의유행으로삶의기반인고래가죽어나간다는것.죽은고래를떠나새로운터전을찾아가는‘나’의모험이생생하게펼쳐진다.

Contagion:전염병세계,역동하는일상과관계의풍경

대표는미정이기억하는마지막까지병들지않았다.[……]재택근무로전환하지않는대표에게화가났고마스크를턱까지내려쓰고있는팀장에게화가났다.정소연「미정의상자」

“결국,나혼자집에남았네요.그런데나말고도다들그렇겠죠?”김이환「그상자」

두번째장은‘전염Contagion’의충격속에서변화하는인간의일상과관계를들여다보는정소연과김이환의소설들로채워진다.「미정의상자」는전염병으로초토화된수도권을버리고남쪽으로내려가던미정이금속상자를하나줍게되면서본격적인이야기가시작된다.과거로하루하루거슬러가며전염병이전의삶을새롭게발견해가는미정의서사에는지금우리에게핵심이슈라할만한사회문제도겹쳐진다.작가는익숙한청년주거문제에서부터팬데믹상황에서더욱선명해진계층별생존불평등문제를중층적으로겹쳐다루지만,특유의발랄함과따뜻함을잃지않는러브스토리로풀어내더욱매력을더한다.「미정의상자」가과거로돌아간다면「그상자」는전염과확진이후의삶을말한다.민준이유골함을배달받는과정에서알게된자원봉사자석현과가까워지며일상이달라지는순간들을담담하게포착해가는한편의단편영화같다.전염의공포에눌려온시간동안방치해온생활공간을비롯해부모가돌아오길기다리며연명이상의인간다움을누릴수없던민준의삶에새롭게피어나는따뜻함이잔잔히전해진다.

NewNormal:더나은내일을기다리는신인류의희망

작은분수저럼입에서솓아져나오는무언가가도렷이보였다.[……]나는아직그것을직시할용기가없었다.배명훈「차카타파의열망으로」

연결을끊고완전히혼자가되는게도움이될때가있다.막막한외로움에서헤어날수있게.이종산「벌레폭풍」

마지막장의배명훈과이종산의소설은새로운관습과질서가자리잡은뉴노멀NewNormal의시대,약백여년이후를설정해상상해본다.「차카타파의열망으로」는발음하다보면침이튀기마련인격음과경음일부가없어진한국을배경으로격리실습코스를이수중인역사학과대학원생의이야기를담았다.지루하고갑갑했던실습실에인기배우서한지가몰고오는짜릿한흔들림이읽는이를사로잡는다.실제소설도‘-았/었-’의받침을제외하고“ㅊㅋㅌㅍㄲㄸㅃㅆㅉ”가모두평음으로처리되어읽는데독특한감각을선사한다.「벌레폭풍」은벌레떼에게바깥세상이점령되어모두실내에서노동과생활을해결하는세계를그린다.30년간타인과의접촉을극도로피해온목각인형제작자포포가벌레폭풍을뚫고애인인무이와결혼하러가는여정을담아내며,사회가익숙하게규정하고재단하는관계너머의사랑을통해새로운‘연결’로나아가는도약을아름답게보여준다.

포스트-코로나시대의도래와함께질서를새롭게만들고다시안정을찾으려는모색이계속되어왔지만,이렇게낯선시스템안에서살아갈인간의관계와삶도이제부터상상되어야한다.낯선세계를사는사람들의익숙한이야기.여전히주어진삶에최선을다하며끝내서로에게희망의손을마주잡을신인류의여섯세계가독자를만날준비를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