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최수철 테마 연작소설집)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최수철 테마 연작소설집)

$14.00
Description
“우리는 사랑을 얻는 데보다는
잃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

동인문학상ㆍ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최수철이 정교하게 진단하는 이 시대의 사랑

감각적이고 집요한 언어 실험으로 한국 문학사에 그 존재감을 깊게 각인시켜온 작가 최수철의 테마 연작소설집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문학과지성사, 2021)가 출간되었다. 최수철은 2019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뒤 처음 선보이는 이 책에서 다음 여정을 위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인간 본질과 시대에 대한 면밀한 탐문의 여정을 ‘사랑’이라는 테마로 꿰어 담아낸다. 신화와 고전, 심리학적 이론 등이 풍부하게 녹아 있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소설들은 각각 의자, 가면, 모래시계, 욕조, 매미라는 사랑의 다섯 개의 알레고리로서 개별적으로 읽히는 동시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깊은 문학적 고민의 결과로 탄생된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는 올해 데뷔 40년을 맞이한 작가의 방대한 사유를 갈무리하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내다보게 한다.
저자

최수철

서울대불문과및같은학교대학원을졸업했다.1981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소설집『공중누각』『화두,기록,화석』『내정신의그믐』『분신들』『모든신포도밑에는여우가있다』『몽타주』『갓길에서의짧은잠』『포로들의춤』,장편소설『고래뱃속에서』『어느무정부주의자의사랑』(4부작)『벽화그리는남자』『불멸과소멸』『매미』『페스트』『침대』『사랑은게으름을경멸한다』『독의꽃』등이있다.윤동주문학상,이상문학상,김유정문학상,김준성문학상,동인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고해하는의자-사랑의알레고리1
변신-사랑의알레고리2
모래시계속의남자-사랑의알레고리3
감각의순례-사랑의알레고리4
과도하게친밀한고독-사랑의알레고리5

출판사 서평

상징을통해심화되는사랑의증상들
“말하자면누구를사랑하느냐에따라그사람의마음의병이어떤것인지알수있어.
우리가흔히말하는사랑은마음의병의결과일뿐이야.”
-「감각의순례」

작가의말에나타나있듯이알레고리의사전적정의는‘추상적인개념을전달하기위해이를구체화할만한적합한대상이나상황을대신제시하는것’이다.이책에수록된다섯편의소설에서알레고리는오늘날사랑의여러형태를상징적으로드러낸다.가면이지닌의미를활용한작품인「변신」은“사랑을얻기위해우선나자신이변하는데모든것을걸어야”했던인물의이야기다.오랫동안사랑해온사람곁에머물기위해육체적변신,새로운인격을부여하는정신적변신,영적인변신을시도하는과정을그리는환몽같은이소설에서우리는사랑이개인을변화시킬수있다면그변화의끝은어디인가를엿볼수있다.한편,주어진알레고리에끝없이몰두하는최수철소설속인물들은마치심리치료를위해자신의이야기를할기회를얻은사람처럼보이기도한다.「감각의순례」는어머니의죽음으로인한트라우마때문에영원불멸한궁극적감각을체험하는것만이삶의목표가되어버린오두수의일생을연대기처럼보여주는작품이다.오두수에게사랑이란감각의스펙트럼을완성하는데도움을주는도구일뿐이다.모든것이사라지더라도자신의안에영원히남아있을‘감각’을찾기위해“트라우마를이기기위한길고긴여정”의일환으로성애를선택한오두수처럼,『사랑의다섯가지알레고리』속인물들은순례의과정과흡사한사랑을통해자기자신을한계없이밀어붙여일종의파괴적치유에다다르게된다.마지막수록작「과도하게친밀한고독」에는이러한면모가더욱뚜렷하게드러난다.대학원생준오는사촌형이자심리치료사인일곤의부탁으로내담자부부가권태기를극복할수있도록입주해지켜보는역할을맡게된다.해소되는것없이주어진시간이지나가고갈등이더욱심화되는시점에이르러준오는자신을포함해한자리에모인여섯인물이사실더밀접한관계로엉켜있으며모두일곤에의해배치된장기말이었음을깨닫는다.한편의연극처럼느껴지는이소설은감독역할을하는일종의신적인존재가“치유자이자파괴자로서”“특별히선별된사람들을치료하는자기만의방식”으로“세상의온갖드라마가이곳에집중되도록하여”충격적인방법으로고독을무너뜨리는모습을보여준다.동인문학상을수상한전작에서선보였던“상징소설·환상소설·추리소설·연애소설이뒤섞인‘총체소설’”적형식을한층더능숙한솜씨로풀어놓고있는것이다.

최수철문학의집대성이자또다른여정의서막
“이제야소설쓰기가무엇인지알듯하다.”
-2019년동인문학상수상인터뷰에서

이번소설집에는오늘날의병증을드러내는사랑의양상과더불어최수철이오래고민해온주제에대한더욱심도깊은고찰이녹아있다.「모래시계속의남자」는유한한존재인인간이지속적으로탐구할수밖에없는시간개념과불가피하게맞이해야하는숙명인죽음을모래시계라는상징을통해드러낸다.작가의의도에따라시점이“마치모래시계를뒤집어놓듯이”뒤섞여있는이소설은모든인간이각기하나의작은모래알로서거대한모래시계속에서살아가고있으며아무리발버둥을쳐도시간의손아귀에서좌지우지될뿐이라는진리를느낄수있게한다.『페스트』등을통해선보였던최수철특유의삶과죽음에대한지적사유와치밀한통찰이가득한작품이다.
한편‘의자’는최수철이줄곧주목해온상징이다.해설을맡은김대산이명민하게지적했듯작가의지난작품들에서『사랑의다섯가지알레고리』로시작될〈알레고리〉연작과,그서막을여는「고해하는의자」에대한예고를발견할수있다.의자는“가득차있으면서동시에텅비어있는우주만상의완벽한표상”이며“기꺼이남을섬기는우리본성과도닮아있”(『사랑은게으름을경멸한다』,2014)다.목수,상인,노숙자,사기꾼,정치가,사이비심령술사……여러인간을겪어낸의자는한때그것을소유했던한청년의반장난으로사그라다파밀리아(성가족성당)의고해실에놓인다.인간들이느끼는모든정념과감정을받아내고때로공감하던의자는자신이의자인지인간인지모를지경에이른다.마침내자신을불태워“죽음의순간에체념과수긍의미소를짓는순교자의모습”으로헌신을완성하는의자의모습이야말로“초월적창조성을가능하게하는희생적수용성”(김대산)을의미하는고도의사랑의형태라고짐작해볼수있을것이다.이처럼최수철에게『사랑의다섯가지알레고리』는새로운시도인동시에그동안겪어온소설적모험을마침내완성시키는작업이다.‘사랑’에이어‘죽음’‘예술’의알레고리를준비하고있다는작가의새로운탐구의서막을함께지켜보길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