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관들 (국가는 어떻게 출판을 통제해왔는가)

검열관들 (국가는 어떻게 출판을 통제해왔는가)

$22.00
Description
“검열 사무소로의 매혹적인 방문!”
때로는 추천인처럼, 서평가처럼, 때로는 그저 사무원으로,
또 때로는 엄중한 이념 경찰로 복무한 검열관들의 일상적 풍경
역사 추적 방식으로 복원해낸 생생한 검열 현장 이야기
검열은 여전히 도처에서 작동 중이다. 역사의 시계를 저 멀리 되돌릴 필요도 없이, 당장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실시간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사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위 ‘만리방화벽’을 통해 구글, 유튜브 등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는 비단 권위주의 체제에 국한된 얘기만도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미국 국가안보국이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해왔다는 스노든의 폭로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왜 국가는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그토록 열을 올리는 걸까? 검열이란 언제부터 존재했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을까?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고양이 대학살』의 저자이자 ‘책의 역사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단턴의 신작 『검열관들: 국가는 어떻게 출판을 통제해왔는가』는 이런 질문에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단턴은 각기 다른 세 곳의 권위주의 체제, 즉 18세기 부르봉 왕조의 프랑스, 19세기 영국 통치하의 인도, 20세기 공산주의 동독에서 검열이 이루어진 방식을 면밀히 재구성한다. 비밀리에 진행되기 마련인 검열의 특성상 관련 기록이 미미하지만, 수년에 걸쳐 바스티유 기록 보관소와 영국 국립도서관 등의 아카이브를 조사하고, 전직 검열관들과의 인터뷰를 수행하는 등 긴 시간의 연구와 탄탄한 학식을 바탕으로 검열의 흔적들을 생동감 넘치는 풍성한 이야기로 되살려낸다. 이 책은 작가와 편집자, 검열관, 서적상, 경찰 등 출판을 둘러싼 여러 행위자들의 흥미진진한 분투 과정이 포함된 검열의 역사적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

로버트단턴

RobertDarnton
1939년미국뉴욕에서태어나1960년하버드대학교를졸업한뒤1964년옥스퍼드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뉴욕타임스』기자로근무했으며,1965년하버드대학교명예교우회연구원이되었다.1968년프린스턴대학교로자리를옮긴뒤유럽사를가르쳤고,2007년에는하버드대학교로돌아가칼포르차이머교수가되었으며도서관장에취임했다.
‘책의역사가’로서최고의명성을누리고있는단턴은1979년『계몽주의의사업』으로리오거쇼이상을,1996년『책과혁명』으로미국비평가협회상을받았으며,1999년프랑스정부로부터레지옹도뇌르슈발리에훈장을,2004년에는국제구텐베르크협회로부터구텐베르크기념상을,2012년에는버락오바마대통령이수여하는국가인문학메달을,2013년에는키노델두카세계문학상을수상했다.
지은책으로18개언어로번역되는등명실상부한베스트셀러로자리잡은『고양이대학살』을비롯해『로버트단턴의문화사읽기』『책의미래』『시인을체포하라』『혁명전야의최면술사』등이있다.

목차

서론
제1부부르봉왕조프랑스:특허와억압
활판인쇄와그법적인측면|검열관의관점|일상적인활동|문제사례|스캔들과계몽주의|서적경찰|하인계층에속해있던한작가|유통체계,그모세혈관과동맥

제2부영국령인도:자유주의와제국주의
아마추어민족지학|멜로드라마|감시|선동?|탄압|법정해석학|떠돌이음유시인들|기본적인모순

제3부공산주의동독:계획과박해
현지의정보제공자|문서보관소안으로|작가들과의관계|작가와편집자사이의협의|고난|연극:쇼가계속되어서는안된다|소설:출판과폐기|검열은어떻게끝났는가

결론
감사의말|주|이미지목록|옮긴이의말|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검열관직무명세서:검열관은누구이며어떻게일했는가?

18세기프랑스왕정의검열관은흡사명예직공무원과같았다.검열에는체계화된양식과절차가존재했으며,교수나학자,성직자,변호사같은전문직계층의사람들이일종의부업으로검열일을했다.봉급을받는경우는매우드물었고대부분의경우보상은출세의기회,즉좋은평판과신분높은사람들의후원을받을가능성으로주어졌다.그러나일은너무많고늘고되었다.검열관들은권력자의뜻에따르고유력인사의심기를건드리지않으려애쓰면서도현대의편집자처럼원고를검토하고오류를잡고작가와협의하며,원고를개선하고자공을들였다.이들이작성한허가문은오늘날책뒤표지에쓰이는홍보용추천사와비슷했다.
18세기프랑스의검열이양질의도서에‘특허’를내주는형식이었다면,19세기영국령인도의검열은전방위적인‘감시’체제의기반을닦는것이었다.동인도회사폐쇄후새로출범한인도행정청은서적을포함한인도사회의모든측면을조사하여기록하기시작했다.수천명의인도인관리가보고서초안을작성했고,영국인들은이를점검하며인도에관한방대한정보를수집해나갔다.도서목록을작성하고관리한이들은대개현지인의풍속을잘아는지역관리들이나학식있는도서관사서들이었다.전반적으로도서목록의의견란은오늘날의서평과흡사했고,책을극찬하는경우도많았다.원칙적으로영국령인도에는출판의자유가있었지만,정부에위협이된다고여겨지면혹독한제재가가해졌다.예컨대농장주집단전체를명예훼손했다는이유로유죄선고를받은,일명『닐두르판』사건은검열의존재를부정하면서진행된가장극적인검열사례였다.영국령인도에서문학은그문장구조에이르기까지그자체로정치적인것이었다.
20세기공산주의동독의검열체계는작가와편집자가원고기획과집필문제를두고협의하는,가장낮은단계에서부터작동하기시작하여출판이후까지작동했다.출판총국에서는연간출판계획을세워동독내모든출판물의종수부터분야,내용까지사전에결정했고,출판총국의인쇄허가서가없으면어떤인쇄기도돌아갈수없었다.더욱이동독의검열은단순히출판총국의전문가들손에서만이루어진것이아니라출판계의모든층위에서이루어졌다.원고는우선작가의자기검열을거친뒤편집자,외부심사위원,출판사,출판총국,당중앙위원회문화분과,심지어하거,호네커등정권최고권력층과의협의를통과해야했다.까다로운사안이생기면일종의공작이펼쳐지는경우가비일비재했고모든단계에서협상,합의,저항,타협의과정이뒤따랐다.

검열의과거와현재,오늘날검열은약화되었을까

이책은학문적깊이와대중적재미를두루확보하고있는것은물론검열에대한흥미로운통찰로가득차있다.평생을‘책의역사’‘금서의역사’연구에헌신해온단턴은검열이란단순히창작과탄압의대립이아니라,그과정에서수많은협력과협상,공모가이루어진다는사실을수많은예시를통해보여준다.하지만그는검열이어떤방식으로이뤄졌든권력의남용은정당화하기힘들다고주장한다.검열이란단순히원고를수정하고삭제하고폐기하는정도로끝나는것이아니라,사회체제전반에치명적인영향을미치기때문이다.이를뒷받침하기위해그는결론에서소련의알렉산드르솔제니친,체코슬로바키아의밀란쿤데라,루마니아의노르만마네아,유고슬라비아의다닐로키슈,폴란드의체스와프미워시처럼검열로고통받았던작가들의사례를나열하며다시금표현의자유를강조하고나선다.
검열의정의에서시작해서로다른시대와체제에관한비교사적,민족지학적연구를수행하며본격적으로검열의역사를서술하지만,단턴의시선은현재를향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이책이스노든의폭로이듬해에출간되었음을고려해본다면,기술발전과함께좀더교묘하고은밀하게진행되는,그러나더없이강력해진국가의감시에대한이노학자의경고가더욱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18세기프랑스의‘특허,’19세기영국령인도의‘감시,’20세기말동독의‘계획’까지,
각기다른양상으로나타난검열의작동방식을추적하다

이책은검열관들의직무와실제로검열이수행된양상,그리고각체제에서검열이기능한고유한방식을통찰력있게설명한다.저자가분석하는세체제모두에서검열은의미를둘러싼투쟁이었다.그리고검열의존재목적은대중에대한책의영향력을통제하고권력의입맛에맞게제어하는것이었다.그러기위해검열관들은원고의행간에숨은의미를읽어내고그것이대중에게어떠한반향을일으킬지파악해야했다.하지만권력자들이시대를막론하고이토록검열에열을올렸다는사실은그만큼책의힘,독서의힘을방증하는것일수도있다.“검열은흔히권력과저자사이에서이뤄진다고인식되지만,실은권력과저자,유통자,독자사이의대결이다.결국검열은독자의읽는행위를통해무력화되는것이다.권력이검열을자행해저항해야할필요가생길때,검열을무력화하는과정어딘가에는우리가할수있는역할이있을것이다”(「옮긴이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