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를 향하여 (서이제 소설집)

0%를 향하여 (서이제 소설집)

$14.00
Description
“누구는 마약도 하는데, 저는 왜 예술 뽕도 못 맞아요?”
청춘 없는 시대에 다시 시작되는 기쁜 우리 젊은 날,
동시대의 감각으로 포착한 0%의 미래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서이제의 첫 소설집 『0%를 향하여』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등단작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은 “예술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전달”하고 있으면서도 “얼마간은 찌질하고, 얼마간은 숭고하고, 또 얼마간은 유머러스한 이야기에 걸맞은 형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으며, 서이제식 청춘소설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는 필름 영화에서 디지털 영화로 변화하던 시기에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그의 소설에서 영화에 대한 경험과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까닭이다. 필름의 종말 이후에 전개된 매체의 변화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기묘한 시간대를 형성하고, 작가는 비선형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적 장소를 이 시대 청춘의 조건으로 제시한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서이제 소설 속 청춘들이 “낙하한다”고 말한다. 다만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 시공간에서의 낙하는 0이라는 없음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0이 있음을 보여주는 시간, “잠재성의 지속으로서의” 0%로 향하는 것이다. “실체와 영토”가 없는 시간 속에서 발견되는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 그 잠재된 가능성에서 발견되는 것에 가깝다. 0%를 향해가는 이들의 또 다른 미래는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된다.

“다 글러먹었는데 무엇을 또 하려고? 그래도 다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하려는 일이 결국 아무것도 아닌 짓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인생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저는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희망은 밝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아니라, 제대로 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는 강렬한 힘을 의미합니다. 희망을 품고, 말하고 싶습니다.” _서이제 인터뷰 중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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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이제

2018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km/s동인으로활동중이다.제12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미신(迷信)
셀룰로이드필름을위한선
임시스케치선
사운드클라우드
그룹사운드전집에서삭제된곡
(그)곳에서
0%를향하여
해설|필름의종말과0%의미래_이광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비관과좌절속에서도서로의가능성을믿을때
비로소다가오는새로운미래의시작

「셀룰로이드필름을위한선」에서영화를하는청춘들이놓인곳은“코닥이필름생산을중단”했고필름영화에서디지털영화로넘어가는,아날로그와디지털이공존하는시대이다.디지털의등장은필름이불에타없어질위기로부터벗어나게해주었지만화자는디지털이“세상을더욱더구린내가나도록만들었다”(p.71)고말한다.쉽게찍고쉽게재생할수있는특성때문에찍는양은늘어났지만,그것이곧영화가되지는않기때문이다.이광호는“‘나’의시간대와필름영화가사라진시대의‘구린내’는아무것도성취할수없는청춘의조건”이라말한다.필름영화의종언과함께영화가되지못한자투리영상들이범람하는시대에무기력한청춘의시간이가로놓이면서서이제의소설적장소가마련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매년꾸준히혼자독립영화를찍는선배가있다는이야기도했다.선배그거,건설현장에서일해서번돈으로매년영화를찍는거야.선배가예전에나한테그랬어.돈벌어서영화를꾸준히만들어야한다고.그래야만겨우자기자신을영화감독이라고믿을수있다고.이때나는내게다가올미래에대해약간외면하고싶었는데,다들그랬는지모두별말없이맥주만들이켰다.
_「0%를향하여」

「0%를향하여」는한국영화100주년을맞아그동안한국영화의외형적인성장이얼마나눈부셨는지실제자료를인용하여제시하지만,‘나’는영화를그만두고싶을뿐이다.“독립영화망했어”“언제나독립영화의미래는상업영화였다”(p.347)라는자조적인말들은미래를담보할수없는청년들의비관과열악함을짐작게한다.영화를하기위해서는돈이필요하고,돈을벌기위해상업영화현장에나가거나과외선생으로일해야한다는것은당면한현실이지만,자신의영화를찍는다는것은언제올지알수없는불확실한미래다.
그럼에도불구하고,영화를만드는사람들이있다.“건설현장에서일해서번돈으로매년영화를찍는”선배가있고,“돈만벌면장땡”(p.311)이라는말에도독립영화를찍는사람들이있고,노년에이르러첫영화를찍게된할머니도있다.어떠한미래가기다리고있는지는아무도알수없다.독립영화를찍고서로의영화를보러가는같은꿈을꾸는사람들사이에서소설은불확실하지만소진되지않은가능성의시공간을만들어낸다.무슨가능성을품고있는지스스로도모르고앞으로도모를것같지만계속영화를찍고있는서로가있기에역설적이게도그것은곧미래가된다.


과거와현재가뒤섞여공존하는시공간,
파편적인장면들사이에서다시정의되는청춘

「사운드클라우드」는노량진경찰학원에서만난공시생‘수철’과부모님의권유로경찰시험을준비하지만이내군대를가게되는‘나’의찌질한청춘의장면들을그리고있다.이소설은그자체로마치하나의‘사운드클라우드’를의도한듯“SP”“LP:SIDEA”“iPod”등의소제목을달고있다.매체가변화하는순서에따라엘피에서시디로,음원파일에서스트리밍으로변해가던중작가는작품후반에이르러갑작스럽게“카세트테이프”를끼워넣는다.“어쩐지과거와현재가뒤섞이고있는것같”(p.211)은느낌은사운드클라우드가단일한시간순을따라진행되지않는다는것을암시한다.

엄마가마그마지.엄마가건아들이고엄마가활주로야.엄마는고개를저으며도무지말이안통한다고했다.너장난치지마.아니,내가무슨장난을쳐.진심인데.그런데옛날밴드들은참이름도엄청나다.세상다뒤집어놓을것같은이름이잖아.실제로그랬어.모두운동권이고모두시인이었지.[……]근데너그런옛날사람들어떻게알았니.나는유튜브에서봤다고했다.세상모든젊음이그곳에영원히봉인되어있는것같아.내가한번도느껴본적없는,그런.
_「그룹사운드전집에서삭제된곡」

화자는유튜브를통해부모님세대가즐겨들었던‘마그마’‘건아들’‘활주로’의음악을만난다.사라졌다고생각했던과거가디지털의세계에서다시재생되고,유튜브속과거의젊음은새로운청춘으로소환된다.하나의시대가끝나고그다음시대가시작되는것이아니라모든시간대가무한히연결되고뜻하지않게다시시작되는세상.선형적으로흐르는시간에서벗어난청춘의시간에는단하나로수렴하는진실도,결정된미래도없지만자유롭게흩어진장면들사이에서비로소발견되는다른가능성들이있다.“서이제의소설은포스트진실의시대에가장먼저도착한0%의미래이다.이미래는동시대의감각으로지금시작되는미래이다.이제야0%에대한사랑을말할차례이다”(이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