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

$15.00
Description
상황은 너무나 명백하다. 그는 죽는다.

밀림에서 펼쳐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기묘한 환상
오라시오 키로가를 통해 만나는 중남미 환상문학의 진수
20세기 중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라시오 키로가의 단편집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69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키로가는 「목 잘린 닭」 「깃털 베개」 등의 단편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비극적 순간을 기묘한 환상이라는 토대 위에서 펼쳐 보이며 중남미 환상문학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로가의 작품 대부분은 단편소설이며, 평생에 걸쳐 2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부록으로 실린 「완벽한 단편 작가를 위한 십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단편소설에의 확고한 의지와 열정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들은 그를 세계문학사에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로 남게 했다. 로베르토 볼라뇨가 단편소설 창작을 위해서는 “오라시오 키로가를 읽어라”라고 조언할 만큼 키로가의 작품은 단편소설 특유의 매력과 진수를 보여준다.
키로가는 그간 볼라뇨뿐만 아니라 훌리오 코르타사르 등 스페인어권 거장들의 찬사를 받아왔으나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이번에 출간되는『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은 「목 잘린 닭」 「깃털 베개」 등 키로가의 대표작들과 「아나콘다의 귀환」「유배자들」「일꾼」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을 한데 모은 단편집이다.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은 주로 키로가가 매혹되었던 미시오네스 지방의 밀림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생생한 생명력을 가진 밀림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을 통해 키로가 문학의 한 축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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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라시오키로가

HoracioQuiroga(1878~1937)
1878년우루과이살토에서태어났다.1901년시와산문을엮은첫작품집『산호초』를출간했으며,이후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로건너가『타인의범죄』『아나콘다』등단편소설의매력과진수를보여줄수있는작품들을발표하였다.20세기라틴아메리카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며중남미환상문학의토대를만들었다고평가받는다.양부와첫번째부인의자살등연이은가까운이의죽음은작가자신의삶에큰영향을끼쳤으며,그의소설은피할수없는죽음의세계를냉정한필치로잘그려내고있다.또한밀림의삶에매혹되어아르헨티나미시오네스주州산이그나시오에정착하여살았는데,파라나강을따라펼쳐진미시오네스의밀림은오라시오키로가의수많은이야기가잉태된곳이다.대자연의압도적인힘과냉혹한법칙앞의보잘것없는인간의모습이나,어떤이유로든고향을떠나낯선땅에서맞지않는기후와환경에고생하며마치유배자와도같은삶을사는존재-사람또는동물-들을간결한문체에담았다.대표작으로는단편집『사랑광기그리고죽음의이야기』『밀림이야기』『유배자들』등이있다.1937년암진단을받고부에노스아이레스병원에서음독자살로생을마감하였다.

목차

목잘린닭|깃털베개|표류|일사병|달품팔이|야과이|따귀한대|아나콘다|사막|일꾼|아나콘다의귀환|유배자들|타콰라대나무저택|죽은남자|인시엔소나무지붕|오렌지주를증류하는사람들|파리떼|아들

부록-완벽한단편작가를위한십계명
옮긴이해설-죽음을통해서삶을그리는작가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죽음을통해서삶을그리는작가

키로가의작품에서무엇보다눈에띄는점은죽음이빈번히등장한다는것이다.작품속죽음은등장인물의특별한운명을보여주는것도아니고잘못에대한형벌이나삶의고통을보여주는것도아니다.「표류」나「죽은남자」의주인공은평소와다를바없는평범한하루를보내지만어느순간죽음이찾아오고여기에는어떠한교훈도없다.대부분의다른작품속인물들도죽음을피하지못하고,키로가는이들의‘죽음’에어떠한인과도의미도없는것처럼냉정한필치로그려낸다.단지하나의의미가있다면,인간에게죽음은삶처럼주어진것이며이는실로자명하여자연스러운일이라는것이다.
1878년우루과이살토에서태어난키로가는태어난지두달이되었을즈음오발사고로아버지를잃고어머니의재혼으로양아버지와함께살게되지만,뇌출혈로반신불수가된양아버지는그가열일곱이되었을때발가락으로엽총을쏘아자살한다.이후친구와총기를손질하던중벌어진오발사고로친구가즉사하고,그는조사를받고무죄가입증되었으나큰충격을받는다.이후에도첫번째부인의자살등키로가를둘러싼죽음의그림자는결국그자신이자살로생을마감하는데까지드리워진다.작품과작가의삶을동일시할수는없지만키로가개인의삶에‘죽음’이강하게자리하고있었고그는소설을통해인간에게필연적인죽음을보여준다.키로가의소설속많은등장인물이죽음을맞이하지만사실그죽음이모든것의끝이나종결을보여주려는것은아니다.오히려죽음이우리를찾아오는순간까지우리는그것을알면서도혹은모르는채로살아간다.죽는다고해서삶이무의미한것이아니라살아있는순간에삶이의미있는것이다.

밀림에서의삶과떠도는존재들

키로가의삶과문학을이야기할때빼놓을수없는또하나의주제는미시오네스지방에서의삶이다.1903년예수회유적탐방대동행을계기로미시오네스의산이그나시오를방문한키로가는이지역밀림에서살겠다는열망에사로잡히고,그후1910년드디어아내와함께미시오네스지방의밀림으로이주한다.작품곳곳에그가살았던방갈로와주변환경이묘사되어있으며,그가밀림에서만났던사람들또한소설곳곳에반영되어있다.특히「아나콘다」「아나콘다의귀환」등밀림의동물을중심으로한소설에서는그묘사가더욱생생하게드러난다.뜨거운태양과황홀한여름밤,가뭄끝에마침내도착한기다리던비등에대한묘사는밀림에가본적없는독자들의눈앞에도밀림이펼쳐지게만든다.
미시오네스지방의이야기를채우는존재는동물들뿐만이아니다.이곳저곳을떠도는사람들,유배된달품팔이들,어느시기흘러들어온손쓸수없는주정뱅이들……그야말로「유배자들」의첫문장처럼“모든국경지방이그런것처럼,그림처럼아름다운인물이넘쳐”난다.열대밀림과그속에잠재된죽음,그리고유배자들의삶이교차하며화수분과같이이야기를만들어내는곳이바로변두리이자국경지방,작가자신도유배되어살았던키로가문학의토양인미시오네스지방이다.
변경에선작가키로가,그의삶과문학

미시오네스지방을배경으로한키로가의소설들에는여러언어와문화가혼합된‘국경지방’의특성이잘드러난다.미시오네스는브라질과파라과이,아르헨티나의국경이접하는지역으로서로다른나라의경계가되는동시에과라니원주민문화와예수회시절의역사를공유하고있는곳이다.사람들은낯선곳으로흘러들어가일을하고술을마시고만나고헤어지며죽음을맞이한다.키로가는국경지역이라는‘변경’을배경으로떠도는사람들,흘러들어온사람들을세심하게그려냈다.비평가레오노르플레밍은키로가작품의특성을‘변경邊境’으로규정하며,키로가의작품이중심을벗어나경계에서의불안정하고격렬한삶으로독자를이끈다고평하였다.
키로가역시우루과이살토에서태어났으나학업을위해수도인몬테비데오로떠났고이후에는부에노스아이레스,파리등을오갔으며결혼후에는밀림으로이주하여‘변경’의삶을살았다.그리고그러한삶의여정에서확고한원칙을가지고200여편의단편을썼다.이책의부록「완벽한단편작가를위한십계명」의8번항목을보면그가소설창작에대해가진원칙과확신을확인할수있다.

8.너의인물들의손을잡고굳은마음으로결말까지데려가라.당신이설계한길밖의다른건쳐다보지도말아라.그인물들이할수있는게더없는지그인물들이놓치고신경쓰지않고있는것이뭔지보느라고정신팔지말아라.독자들을남용하지말아라.단편소설이란찌꺼기를다걸러정제된소설이다.설사아니라고해도그냥이것을하나의절대적인진실로받아들여라.(p.343)

변경의삶을살며그것을자양분으로소설을쓴작가키로가.소설속사람들은낯선곳에서,고난속에서도삶을이어가고때로돌이킬수없는실수를하기도하고다시못볼아름다운광경과만나기도한다.그모습은시공간을넘어우리들의모습이기도하다.우리역시소설속등장인물들처럼가슴속열망에휘둘리고끝없이무언가를시도하고,그시도들이늘성공적인것은아니지만그과정에서예기치못한만남이찾아오기도한다는것을알고있다.삶은그렇게지속되는것임을키로가는소설을통해생생히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