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시학, 1980~1990 (‘여성’을 다시 읽고 쓰는 일)

여성 시학, 1980~1990 (‘여성’을 다시 읽고 쓰는 일)

$17.00
Description
“여성문학사를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
여성주의 시각으로 한국 현대시사를 검토하는 조연정의 첫발
김혜순 고정희 최승자 김정란 허수경 새로 읽기

“래디칼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
-고정희의 편지글에서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이자 문학평론가,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인 조연정의 한국 현대시 연구서 『여성 시학, 1980~1990: ‘여성’을 다시 읽고 쓰는 일』이 2021년 9월의 첫날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를 아우르는 여성시 지형을 파악하고, 대표 여성 시인 5인의 창작 활동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그들의 시가 그간 비평장에서 읽혀온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여성주의 시각’을 바탕으로 문학사를 재인식해야 한다는 시대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번 시도를 시작으로 다른 시기에 활동한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작업을 계속해나가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여러 차례 밝혀진바 조연정이 수행해나갈 앞으로의 연구도 기대를 모은다.

『여성 시학, 1980~1990』은 여성 시인 고정희, 김혜순, 최승자, 허수경, 김정란이 해당 시기에 선보인 시 세계와 창작 입장을 분석하는 다섯 편의 논문이 묶였다. 비평장 안에서 남성 보편의 시선에 의해 타자화되어온 여성문학을, 각 시인의 문학적 활동에 대한 복합적 이해를 토대로 ‘여성 자신의 발화’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당대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어진 사회적 조건/한계 속에서 그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여성적 현실을 재현해내고자 했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해내는 동시에, 여성이 주체가 된 문학사 복원을 고민하는 조연정이 자신의 분석 틀로 말해내는 연구자로서의 입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지만’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는 페미니스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그것이 어떤 다짐을 담은 선언의 문장이 아니라, 나에 대한 어떤 확신에서 나오는 문장이 되려면 아마 더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은 필자의 마음을 담은 책이라고 말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확신을 담아 ‘나는 페미니스트이다’라고 말하기엔 우선 나의 공부가 충분하지 않고, 내 글과 삶이 여전히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중이다._「책머리에: 여성의 이야기를 읽는 우리」
저자

조연정

1977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으며,2006년『서울신문』신춘문예평론부문에당선되어비평활동을시작했다.현재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강의교수로재직중이다.비평집『만짐의시간』이있다.

목차

책머리에여성의이야기를읽는우리

‘여성시인’이시를쓴다는것:1980년대‘여성해방문학’의관점에서다시읽는김혜순의초기시
1여성주의시각에의한문학사의해체와재구축
2‘여성’없는여성시혹은‘방법’으로서의여성시
3김혜순초기시에나타난‘젠더폭력’
4‘여성’을다시읽고쓰는일

1980년대문학에서여성운동과민중운동의접점:고정희시를읽기위한시론(試論)
1‘대중/민중’운동으로서의‘여성’운동
21980년대민중운동에서젠더의문제
3‘과소여성화’에서‘과잉여성화’로
4고정희의시를읽기위한몇가지제언

여성해방문학’으로서고정희시의전략
1‘고정희’라는텍스트
2‘도식적전형성’의수행성
3‘여성’‘민중’으로서의‘어머니’
4여성해방문학의‘여성’은누구인가

최승자시에나타난독신자여성삶의재현양상
1여성의글쓰기를이해하는두가지방식
2‘방법론’으로서의여성성혹은여성성의‘과잉담론화’
3‘낙태’와‘공복’-절대자존(自存)의공간으로서여성의몸
4여성시와여성의삶

1990년대젠더화된문단에서페미니즘하기:김정란과허수경을읽으며
1‘그들’의페미니즘-‘김정란죽이기’와‘김정란구하기’
2‘여성적글쓰기’와‘여성의현실’
3여성적서정시에서여성주의적서정시로-허수경의경우
4선배여성시인을읽는일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여성시인’이시를쓴다는것:김혜순의초기시
저자는1980년대비평장에서여성시인김혜순이소개되던방식을비판적으로검토하며그의시에서분명히재현되고있는폭력의피해자로서의여성의체험은대부분삭제된채로읽히고,여성이라는시인의성별이주로시의미학적결함을지적하기위해서만부정적인방식으로참조되고있다는점을지적한다.더불어그간일반적으로김혜순시를여성주의적시각으로만한정해읽을수없다는태도가지배적이었던바이것이결국‘여성주의적시각’의독해를배제하고‘과소여성화’에이르게되었음을짚는다.김혜순초기시에나타나는‘젠더폭력’에주목하여,시인이재현하는‘여성적체험’을분석하고의미망을폭넓게확장해간다.

고정희의민중운동으로서의여성운동자리찾기와해방문학으로서의시전략
고정희시론은두글이함께묶였다.먼저「1980년대문학에서여성운동과민중운동의접점:고정희시를읽기위한시론」에서는고정희가당대주류‘대중/민중’운동과여성운동의접점을찾고자노력하는동시에시인고정희가자신의문학적활동을통해‘여성운동’의공론장을열어가고자노력한점에주목한다.이어「‘여성해방문학’으로서고정희시의전략」에서는고정희의시작업을분석한다.그가반복적으로호명하는‘어머니’가여성들의목소리를역사의주체로서공적영역에기입하고자한전략이었으며,다양한여성인물을서로대화하도록함으로써어떤중심이나위계도형성하지않은여성주의운동을실천하고자했음을읽어낸다.

최승자시에나타난독신자여성삶의재현양상
김혜순과고정희시를적극적인‘여성해방문학’으로읽고자했다면,최승자는시인이자번역가로서독신의삶을살아온인물로서제도권에안착하지않았던그의시는여성적실존,즉현실적생존문제와밀접하게연관된다는점을필자는지적한다.자기삶의양식을스스로선택할수있는가능성에관한‘젠더부정의’의양상을뚜렷하게증명하는정치적텍스트의한사례로읽힐수있음을밝히며,기존의문학연구가‘여성시’와‘여성성’을이해하는데보여준명백한한계를짚어낸다.

1990년대젠더화된문단에서페미니즘하기:김정란과허수경의경우
이글은1990년대한국문단으로관심을이어와김정란과허수경의시가읽히고평가되어온방식을검토한다.먼저시인이자여성주의비평가김정란의경우,‘김정란의김언희비판’을두고남진우가발표한신랄한비판과이에대한강준만의반격으로이어진논쟁을검토한다.“객관성과공정성을상실한,가장타락한형태의페미니즘”비평이자,“단순하고폭력적인가장부정적인형태의페미니즘비평”이라는남진우의비판은페미니즘비평자체가객관성과공정성을상실한구호에불과하며문학텍스트를단순하게폭력적으로재단하는비평이라는편견과반감의소산일수있음을짚는다.더하여허수경의경우,당대비평이허수경시를‘모성성의위대한실천’으로읽어낸것은텍스트를섬세하게독해하기보다는모성이데올로기를선험적으로적용하며정해진결론으로나아간것일수있음에대해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