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하우스 (이숙종 장편소설 | 2021년 목포문학박람회 목포문학상 수상작)

보트하우스 (이숙종 장편소설 | 2021년 목포문학박람회 목포문학상 수상작)

$13.00
Description
“그들은 벽난로의 장작불에서 가늠할 수 없는 태초를 불러냈지.
그저 타오르는 불만 존재했던 시간을 자꾸 불러냈어.”

경험한 적 없지만 몸속 깊이 남겨진 상처
불과 물, 그리고 꿈으로 만나는 원초의 기억
저자

이숙종

1958년충북음성에서태어나서울에서성장했다.미국으로이주하여1997년미주『한국일보』신춘문예소설부문과2005년미주『중앙일보』신춘문예평론부문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뉴욕시립대학교CUNY퀸스칼리지에서비교문학을공부했다.

목차

세사람
네사람
두사람
한사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죽음과소멸의방식,인연의연쇄와운명앞에놓인인간존재에대한성찰._은희경
인종과국적과제도의경계를뛰어넘은매우특별한타인들의사랑과삶._김별아

국내공모문학상중최대인상금1억원을수여하는목포문학상장편소설부문의2021년수상작『보트하우스』가10월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10월7일개최되어10일까지이어지는목포문학박람회에서선공개되어판매된뒤일반서점에서는10월셋째주부터만나볼수있다.

이번당선작을통해매력적인문장과잘조직된플롯으로탄탄한기량을선보인수상자이숙종은미주한인문단에서오래활동해온작가다.한국에서태어나성인이된뒤미국으로이주한그는1997년미주『한국일보』신춘문예소설부문에「폭설」이당선되어소설가로이름을알렸고,2005년에는미주『중앙일보』신춘문예평론부문에‘김지원론’이당선되어비평가로도활동했다.이후문학을향한꾸준한열정으로미국내한인신문과잡지등으로작품활동을이어왔고,뉴욕시립대학교CUNY에서비교문학을공부하기도했다.그가한국에서단행본을출간하는것은이번이처음이다.

심사위원중소설가편혜영이“사랑이야기같았다가고독에관한이야기로보였다가종내는죽음에대한이야기로읽혔다”라표현하기도했던수상작『보트하우스』는제목처럼미국허드슨강강가별장인보트하우스를배경으로여러시기별인물들의내적변화를그려낸다.모닥불과강물이자극하고소환하는원초의기억,이것이기묘한상징으로현현되는꿈의세계.이곳에머물다간사람들은저마다말할수없고인지하지조차못했던아픈기억을이곳에서풀어놓는다.상처의심원을들여다보는섬세한문체와탁월한묘사가읽는이의마음또한사로잡는다.

상처는어떻게기억되고깊어지는가

“불길을쳐다보다이상한걸만나서……놀라서!”
“알아,다른의식이열리는거말하는거지?들어가도다시돌아나와.무서워할필요없어.혹시불이세상의전부였던태초를만난거같은거?왜있잖아,이지구가지구가아니었을때,불밖에없었을때말이야.”
“그옛날이왜왔다는거야?”
“왔다는게아냐.불이라는게비슷하잖아.세상을태워지구를만든큰불이든추운겨울집을따뜻하게하는작은장작불이든불인건같잖아.”
[……]
“소멸이돼야다시탄생하지.밤에꿈을만들어내잖아.”
“무슨꿈?아그소리로들린다고한것?”
“과거를소환하는거지.유전자속의시간을불러오는거?”(pp.61~62)

보트하우스를몰입도있게묘사한짧은도입부를제외하고총4부로구성된이소설은,시기별로이곳에머물렀던사람들의수를의미하는‘세사람’‘네사람’‘두사람’‘한사람’이라는제목으로구분되어있다.호수에가까워습하고서늘한보트하우스에서는한여름을제외하고는늘벽난로에불을지폈고,집옆을흐르는강물을바라보다잠든이들은묘한꿈에빠져든다.그꿈은그들이실제로겪지는않았지만유전자속에새겨진어떤기억들.아메리카원주민조상들이겪었을전쟁,미얀마복무중목숨을잃은아버지,혹은부모의엇갈린사랑등세대와국적을초월한가슴아픈사연들이상징적인요소들로가득한꿈을통해전해지며인물들을흔든다.

구경하고명명하는자와노출되고불리는자

여자와남자를뒤에서따라가는아이는몇개의계단을내려가중앙의홀안으로들어갈때자신을쳐다보며옆으로지나갈때까지눈을떼지않는나이든여자를본다.붉은기가있는갈색머리를한백인여자는지나가는아이가민망하도록말갛게쳐다보고있다.아이는그여자를지나쳐서저만큼갔을때갑자기뒤를획돌아본다.그여자와얼굴이마주친다.백인여자는아예고개를돌려일행의뒷모습을쳐다보고있다.아이는여자에게혀를쏙내민다.여자가당황해서고개를반대로돌린다.(p.53)

“원래이름이있는데허드슨강이라고이름을붙이는것도나쁘지.여기살았던사람들,즉남의것을빼앗아내것이라고정당화하려고하는거니까.허드슨은강을오르내리며원주민과교역도하던사람이야.에베레스트,히말라야의다른봉우리들처럼에베레스트도원래이름이있는데그것도티베트에서부르는이름,네팔에서부르는이름이각각다있는데왜식민지인도에온영국측량기사가마음대로에베레스트란이름을붙이지?”(p.84)

이소설이꿈을통한원초의기억을추적한다고해서삶과전혀동떨어진서사를구축하고있을것이라예상한다면틀렸다.주요인물인서지향,최연지,장유재와같은한국계미국인들과모히칸조상을둔필립케메캠벨모두소수자성을가진이들이며,이들이보트하우스에서보내는일상속에서도제국주의침략과노예제,인종차별의역사를가진사회에서살아가는생생한현장성과날카로운감수성도두루엿볼수있다.신기한듯바라보는시선에담긴차별,원주민의이름은버려지고침략자들의이름이지명에붙는폭력이소설곳곳에서지적된다.한편첫인용문에서20여년이흐른시점다시찾은식당에서그때와같은시선을다시느끼지않는장면을통하여미국사회의변화또한감지될수있다.

존재하지않은시간이더큰진실로다가오는이야기

나는기어코시간이존재하지않는지나간것들을불러낸다.[……]‘소설짓기’란시간이존재하지않는것을불러내서시간을존재하게하는작업이아닐까생각해본다.(「작가의말」)

「작가의말」에서이숙종은산과숲,물로돌아다녔던시간들이녹아이소설을이루었다고회고하기도한다.지나온삶의단상들이문학의언어로픽션이되면그것이생의진실을관통하는장르가소설이라고들한다.『보트하우스』는매력적인인물들과디테일한요소들을잘구축된플롯으로옮겨와우리가보지못하는이면의세계,원초의환상으로연결한다.심사를맡았던평론가김형중은이소설에대해이렇게평하기도했다.“문학적글쓰기가언어를질료삼아수행하는작가의미학적가공작업이라는사실은예나지금이나변함이없다.그것은문학의기본이다.「보트하우스」는바로그기본에가장충실한작품이었다.”소설다운소설,기본에충실하여독자를진동하는이야기,불과물의꿈이당신을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