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돌아왔다 (이시영 시집)

나비가 돌아왔다 (이시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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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월간문학』 신인작품공모에 시를 발표한 이래 50년 넘게 꾸준한 시력을 일궈온 시인 이시영의 열다섯번째 시집 『나비가 돌아왔다』(문학과지성사, 2021)가 출간되었다. 신간으로는 4년 만이며, 문학과지성 시인선에 시집을 보탠 지는 27년 만이다. 그간 시인은 출판사 창비에서 편집장, 주간, 부사장 등을 맡아 일하였고, 5년 전부터는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대체로 단상을 스케치하는 짧은 시편들이 많으나 그 안에 통렬한 세계 인식과 준엄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

이시영

시인이시영은1949년전남구례에서태어났다.1969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조가,『월간문학』신인작품공모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만월』『바람속으로』『길은멀다친구여』『이슬맺힌노래』『무늬』『사이』『조용한푸른하늘』『은빛호각』『바다호수』『아르갈의향기』『우리의죽은자들을위해』『경찰은그들을사람으로보지않았다』『호야네말』『하동』,시선집『긴노래,짧은시』,산문집『곧수풀은베어지리라』『시읽기의즐거움』등이있다.1980년창작과비평사에편집장으로입사하여23년간일했고,2006년부터는단국대학교문예창작과초빙교수로재직중이다.만해문학상,백석문학상,정지용문학상,지훈문학상,박재삼문학상,임화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누님을생각함/어리둥절/풀잎이슬/새벽에다녀간비는/삼월/구용丘庸선생/목월木月선생/소주반병/삭주구성朔州龜城/

땅팔자/뒤란/수평/추운날/쇠백로한분/딱새한마리/고故신현정을생각함/너무짧다/협객박윤배선생/밤섬부근

2부
나비가돌아왔다/쳐다보다/KTX에서/지나며/처서處暑전/자유고속도로/테렐지숲에서/알/박꽃/참새네가족/즘생/

“아들아안전하게”/그러므로/여름의초입/하구언에서/의자2/의자/호수/삼개로5안길/후포/레지던스/서설/게장수들이란참!/

파미르고원/봄면댁/날다/목화밭/계성유치원/버스/늙은오리의명상/새벽4시/유사이래/평화2/자존自尊/바람속에서

3부
아저씨/나의서울아산병원방문기/어느소년/모처럼외출/유문교/중학시대/호미씻이/초당/돈암탕/추억에서/기념사진/

가을비속에서/박명/어느묘적계/“납품업자들!”/안골목/딱한잔/듣는사람/한밤중/복원/고골을생각함/도계암/

IfIamabird,Iwillflytoyou!/연어샐러드에관한추억/문을열다/흑백사진하나/연합?로이터

해설박[匏]의,긴~생애ㆍ김주연

출판사 서평

만해문학상,백석문학상수상자이시영열다섯번째시집
순수의연약한날개로세계를움직여내는“나비가돌아왔다”

강변에나비가돌아왔다
아무것도아닌것같지만
저것은세계가변하는일이다
-「나비가돌아왔다」전문

1969년『중앙일보』신춘문예시조부문에당선되고,같은해『월간문학』신인작품공모에시를발표한이래50년넘게꾸준한시력을일궈온시인이시영의열다섯번째시집『나비가돌아왔다』(문학과지성사,2021)가출간되었다.신간으로는4년만이며,문학과지성시인선에시집을보탠지는27년만이다.그간시인은출판사창비에서편집장,주간,부사장등을맡아일하였고,5년전부터는단국대학교문예창작과에서초빙교수로재직하며학생들에게시를가르치고있다.이번시집에는대체로단상을스케치하는짧은시편들이많으나그안에통렬한세계인식과준엄한메시지가담겨있다.「시인의말」에서이시영은“이시집의시들은내가가장어려웠던시절에씌어진것들이다.몸과마음이기진했을때시를떠올리곤했다”고회고하기도하였다.나날이폭력성을더해가는문명세계에서순수의회복을바라며작은희망의날개로세계의변화를만들어가는나비의노래가여기돌아왔다.

병들고아픈역사적내상과시인자신의상처를말없이함께포개어가면서반세기넘도록조용히시업에매진해온이시영시인의원숙은우리민족서정시의전통위에서이룩된의미있는성취임이분명하다.(문학평론가김주연)

간명한묘사로가슴을찌르는서정

까치가눈밭위를사뿐사뿐걷는다
아무런사심도없다
-「유사이래」전문

연평근해에서잡혀온앞발없는꽃게둘이무거운투구를등에인채너른수족관안을천천히옆으로이동하는데,이마에뿔처럼돋은두눈빛만은겨울바다처럼쌩쌩하여흐릿한아침을시퍼렇게비추다.
-「게장수들이란참!」전문

이시영의근작들이그러했듯이시집들도짧은시가다수실려있다.살아가다가마주치는한순간을놓치지않고포착해서사가있는시로풀어낸다.여기에그의날카로운시선과세계인식이더해져삶을관통하는어떤깨달음이전해지는것이다.눈밭에발자국을찍으며걸어나가는까치는“아무런사심도없”어어지러운인간사회와대비를이루고,먼바다에서잡혀온꽃게들은눈빛이여전히성성하지만게장수들에게는판매를위해앞발을제거해야할상품일뿐이다.이시집의해설을쓴김주연은“이시영의시를‘정태적인물상의풍경’이라고간단하게칭송하고지나가면많은부분을놓치게”됨을짚으며“그의시는자연과문명의대립,역사의부조리에대한통한과같은무거운주제를다룰때에도결코그것을무겁지않게,슬프고비탄스럽지않은울림을잔잔히던진다”고읽어낸다.

그립고아련한기억의타래들

나는박꽃이있는여름시골집이좋았다
박꽃은넝쿨을타고올라가초가지붕위에커다란박들을굴렸다
가을이오면저것들은푹푹삶아진뒤속이텅빈바가지가되어
겨우내정지간시렁위에서덩그렁덩그렁울릴것이다
-「박꽃」전문

전차종점가까운원효로4가,낡은제과점봉투를든선생께서길을건너고계셨다.“선생님!”하고불렀더니돌아서시며“이군인가?들어가제이”.거기서가까운낡은2층목조적산가옥.삐걱이는계단을올라다다미방에앉으며말씀하셨지.“이군,시는그렇게쓰면안된데이.”지난주드린시에일일이붉은밑줄친노트를돌려주며하시던말씀.
오늘도산천동그고갯길오르며문득돌아본다.“이군!”하며부르는소리있을것같아.
-「목월木月선생」부분

이시집의아련한서정을더하는또다른키워드는‘기억’이다.여름시골집박꽃(「박꽃」,봄면댁안마당살구꽃(「봄면댁」),집안이떠들썩하던호미씻이(「호미씻이」)처럼유년의고향풍경과그때의기쁘고야속하고안타까웠던복잡다단한감정이시편마다깃들어있다.더불어시와문학을배우던기억들을더듬어목월선생이나구용선생등은사들의생전모습을그려내기도하고,일면식은없지만백석이나김종삼과같은선배시인들의일화를유쾌하게풀면서도그리워하는마음이곡진하게드러난다.

사회는각박하고소중했던사람들이떠나가는세계.그러나시인은답답함에갇혀있지만은않다.반세기시로목소리내려골몰한그의“밤이결코괴롭고긴것만은아”닌이유를,“아침이면새소리구르고언덕은다시부풀어”(「그러므로」)오를것임을,알기때문이다.

■추천의말

병들고아픈역사적내상과시인자신의상처를말없이함께포개어가면서반세기넘도록조용히시업에매진해온시인의원숙은우리민족서정시의전통위에서이룩된의미있는성취임이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