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보다 2021

시 보다 2021

$8.12
Description
2021년 한국 시의 빛나는 현재와 미래를 보다
시의 흐름을 전하는 특별 기획, 『시 보다 2021』이 출간되었다. 문학과지성사는 새로운 감각으로 시적 언어의 현재성을 가늠하고 젊은 시인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기 위해, 올해 11년째를 맞는 문지문학상에 시 부문을 신설했다. 〈시 보다〉는 문지문학상[시] 후보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로, 해마다 한 권씩 출간될 예정이다.
시인(김언, 김행숙, 이원)과 문학평론가(강동호, 이광호, 조연정)로 이루어진 심사위원은 지난 한 해 발표된 시들을 면밀히 검토해 데뷔 10년 이하 아홉 시인의 작품을 가려 뽑았다. 올해 후보작은 강보원, 강혜빈, 김리윤, 류진, 박세미, 박지일, 백은선, 안태운, 임유영(가나다순)의 작품들이다. 『시 보다 2021』에는 시인별 후보작(기발표작) 4편을 포함, 신작 시 2편과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시 세계를 짐작게 하는 단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산문은, 시인이 어떤 방식으로 시적 세계를 구성하는지와 왜 시를 쓰는지에 대한 작은 단서가 되어줄 것이다. 독자와 시인 사이를 잇기 위한 여러 노력을 모은 이 책은 “한낮의 언어와 한밤의 언어가 충돌하는 격전장”(김언)인 동시에 한국 시를 둘러싼 환대와 우정의 자리이기도 하다. “그들의 시가 더 자세히, 더 세심하게, 더 깊게 읽히기를. 그래서 이 세계가 더 가깝게, 더 멀리, 더 깊게, 더 새롭게 읽히기를”(김행숙) 바라는 마음으로, 시인마다 다르게 빛나는 시적 에너지를 기쁘게 만나보길 바란다.
* 문지문학상의 상세한 심사 경위와 심사평은 『문학과사회』 겨울호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저자

강보원

시와평론등의글을쓴다.시집『완벽한개업축하시』,공저『셋이상이모여』가있다.

목차

강보원
시|거위소녀
완벽한개업축하시
훔쳐쓰기로결심하는시
그림그리기준비
토토의아침식사
졸린밤의이야기
산문|우리에게일어나는일들

강혜빈
시|눈사람을보면이상해
숙아,하고부르면
이비
대저짭짤이토마토의미래
오야소의기쁨
참외주스가있는테이블
산문|미래,가능성,SF,미완성,뉴노멀,바이러스,연결과단절

김리윤
시|재세계reworlding
근미래
사실은느낌이다
작고긴정면
관광觀光
관광觀光
산문|투명도혼합공간

류진
시|그게아니고마도요
양강공에게술취한도사모양돌이있어이시를읊음
타바스코독백
멀가중멀가중멀중가중
시인의말
산문|라면요리왕〈---이거꼭봐야됨

박세미
시|순환세계
현실의앞뒤
부정적유산
장식
보이드
백내장
산문|맥락

박지일
시|큐브
저기…눈송이를한알씩따서바구니에담고있는나의앤에게
휴일
사카린프로젝트
머멀리거
이바구
산문|놀이터
히드라
놀이터#3-1
광역버스

백은선
시|붉은개와붉은개닿기
비밀과질문비밀과질문
상자를열지않는사람
상자를열지않는사람
상자를열지않는사람
픽션다이어리
산문|대답없는질문

안태운
시|문득그계절이되는
그날의빛날씨
이국정서
행인들
사랑을굴러가게한다고그런사랑이
금일
산문|할머니
7.29.
이국

임유영
시|정확한죽음의시각을기록하기
부드러운마음
부드러운마음
꿈이야기
헤테로포니
자연스러운일
산문|물한사발

출판사 서평

〈시보다〉기획의말
시의시대가사라져버린것같던시간속에서젊은시인들과그들의낯선감각을다시읽어준독자들이출현했다는것은기적이아니다.모든헛된풍문을뚫고한국문학의심층에서는본적없는시쓰기와시읽기가끊임없이시도되고있었다.〈시보다〉는시쓰기의극점에있는젊은시언어의운동에너지만을주목하고자한다.지난1년동안문예지에발표된등단10년이하시인들의시에서아홉명의시를가려뽑았고,그시인들에게추가로신작시와산문을부탁했다.1년에한번이루어지는이작은축제는선별의작업이아니라,한국시를둘러싼예감을함께나누는문학적우정의자리이다.우리가체험하는것은젊은시인들의이름너머에서꿈틀거리는‘시’라는사건자체이다.시인은동시대가소유한이름이아니라,동시대의감각을발명하는존재이다.시는도래할언어의순간에먼저도착해무심한표정으로우리를기다리고있다.지금‘시보다’라는행위는시‘보다’더고요하고격렬한세계를열어준다.
선정위원강동호김언김행숙이광호이원조연정

『시보다2021』에작품을수록한시인들의면면은다채로우면서도묘하게균형감을이룬다.백은선,안태운처럼이미두세권의시집을출간하면서폭넓은지지와호평을받고있는시인들부터강보원,강혜빈,류진,박세미처럼첫시집이후의행보가주목되는시인들과김리윤,박지일,임유영처럼아직시집은없지만향후시단에어떤식으로든지각변동을일으킬것으로기대되는시인들에이르기까지,저마다다른각도에서우리시의단면을형성하고있는시인들의작품이절묘하게배분되어있다.김언(시인,심사평에서)

*강보원,「거위소녀」외
그는그가
생각하지못한많은것들
때문에
얼굴을감싸고
울음을터뜨릴수있지만
그렇게하지
않는다
-「완벽한개업축하시」부분

시,평론,에세이등여러장르에서고유한글쓰기를계속해온시인강보원은유연하고자유로운시적흐름을통해묘하게따뜻한아이러니를이끌어내는시를선보인다.“의도하지않은듯이의도를교묘하게적중시키는”(김행숙)강보원시의행간에서보기드문독특한위트를발견할수있다.

*강혜빈,「눈사람을보면이상해」외
대부분의마음은얼려두는게좋아
빛의속도로달려나가서
도무지막을수없는일이생긴다면
-「대저짭짤이토마토의미래」부분

첫시집『밤의팔레트』로독자들에게이름을알린시인강혜빈은“죽음에서사랑으로건너”(강혜빈산문)온뒤한발짝더나아가또다른중심주의로부터벗어나려힘쓰는중이다.소외된자리로끊임없이자신을위치시키며“새로운목소리로이미도착해있는미래의디스토피아를젖혀보”(김행숙)이는시들을만나볼기회다.

*김리윤,「재세계reworlding」외
어떤이름을짓는다해도모두실패한이름이될거야
너희는매번이름을넘치며제멋대로자랄테지
속한자리의표면을깨뜨리면서
-「작고긴정면」부분

2019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시인김리윤은섬세하고“정밀한시적건축술”(이광호)로점멸하는이미지를포착해감각으로경험하게한다.“아름다운장면이모두사라지고,아름답다는느낌도사라지고,아름답다는말도사라진자리에서다시시작하고싶다”는산문속한문장에서김리윤의방향성을짐작할수있을것이다.김지연에서김리윤으로활동명을바꾼뒤처음참여하는작업이다.

*류진,「그게아니고마도요」외
정말이지눈물,나는삼천리동해물과비트겐슈타인프랑켄슈타인
미치겐슈타인의삼중주
-「멀가중멀가중멀중가중」부분

폭발적인시적에너지와활기찬말의운동이들끓는시를써온시인류진은역시나압도적인시적에너지를분출한다.“신화와설화와영화와만화의세계가뒤섞이고,고대와중세와현대와미래를무단횡단하며,지적인탐색과무의식의충동적인분출이연접하”(김행숙)는쏟아지는언어에즐겁게휩쓸리게될듯하다.

*박세미,「순환세계」외
오전의햇빛이떨어뜨린그림자

그무의미를위해노동할것이다
꽃병에꽃을꽂는것으로그날을기록할것이다
-「장식」부분

장소와공간을사유하는시인박세미는첫시집에서쌓아올린지성과감성이어우러지는정교하고도정직한시를이어간다.세상에서쉽게시선을떼지않고“역사의감각에대해포기하기않으면서“현실의앞뒤”와그맥락을감당하는질문”(이광호)을용기있게감행하는단단한신중함이돋보인다.“내가어떤맥락속에놓여있다,라는사실”과“내가맥락이될수있다는사실”사이어디쯤박세미의시가있다.

*박지일,「큐브」외
맞잡은손은흔들리지않을수없다는점에서우리는하나고하나는우리가아니다.
-「큐브」부분

“정물적으로보이면서도또한움직이는시세계”를“고유한호흡”으로드러낸다는평을받으며2020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한시인박지일.심사위원김행숙은그의시를‘상태’가아니라‘동작’이라일컬으며“완강한동일성의굴레에서벗어나는방법을미학적으로실험하고있”다는점에주목했다.다시쓰는이름들을통해수없이선언되고부정되는‘나’를만나볼수있는박지일의첫시집은11월중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될예정이다.

*백은선,「비밀과질문비밀과질문」외
서서히밝아지는동시에스러지는이미지를떠올렸어그것을온전한절망이라고믿고싶었다
-「비밀과질문비밀과질문」부분

언제나시와자신을의심하면서쉽게타협하지않는시인백은선은최근작『도움받는기분』을포함해시집세권을출간하며시세계를넓혀왔다.“기록된절망과기록되지않은절망사이에서”(「픽션다이어리」),무너진마음을계속쌓고다시허물면서,기억의“상자”에가까워졌다멀어지면서세공한시들은“살아있음을가장크게증언”(김행숙)하고있다.

*안태운,「문득그계절이되는」외
하지만누구든지나치는군요,행인들
행인을멈추며행인이되어보고자
나는누군가를서성여보았죠
-「행인들」부분

멈추지않고흐르는시들을따라이세계를산책하며거니는시인안태운.지난해『산책하는사람에게』에서만날수있었던,발걸음마다세심한정서를실어내면서삶의예기치못한경이로움을발견하도록이끄는안태운의시는특유의유려한문체로“풍경에표정을만들고이웃을부”(김행숙)른다.“어른거리는빛”(안태운산문)에깃든고요한아름다움을그리워하게만든다.

*임유영,「정확한죽음의시각을기록하기」외
미래는없고요.
전에없이지금도
없고요.

병을흔들어보았지만
더는아무것도
나오지않았습니다.
-「부드러운마음」부분

2020년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한시인임유영은데뷔당시의심사평처럼“삶의표면을따라부드럽고도유려하게이어지는아름답고쓸쓸한세계”(황인찬)를꾸준히보여주고있다.시적인것이아닌듯한문장들로“시가끝난후시전체를시적인것으로순식간에들어올”(이광호)리는임유영시의근원을이책의가장마지막에수록된산문「물한사발」에서짐작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