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습니까 (권박 시집)

아름답습니까 (권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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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권박 두번째 시집
편견을 깨고 새로운 윤리를 써낼 안간힘의 투쟁
“아름답고 싶을 때 아름다우면 돼”
저자

권박

시인권박은1983년에태어났다.2012년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이해할차례이다』가있다.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
어떻게되었을까?/사라지다/누나,부르면,응,답할게,/보트가필요하다보트가/광장

펭귄과장미와기우뚱/북극호텔/갑을/설명/포항+잠실+여의도.hw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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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미친개/휴지필요하세요?/공공공공공공곰곰곰곰곰곰/영ㆍ양ㆍ영영ㆍ양양ㆍ영양

페스트페미니스트【Plaguefeminist】/왜안만나줘?/수수께끼전자발찌/미역국좀먹을게

장녀입니다/종친회/신염神殮/생리합니다/시작
·
폭우/폭염/도둑/설명/살다/과정/부고
·
정해져있었다/후의강/상자/

기다리듯기다리지않는듯,넷,여섯,아홉……기다리지않는듯기다리듯,스물셋,스물일곱,서른……
선택받는비명으로,소외받는불안으로,일흔둘,일흔여덟,아흔하나……셉니다상자를/완벽히불행해
·
불안은공갈젖꼭지산딸기요람모노라디오/기본기분/언니가좋아/기린에대해서라면

항문에서부터/한옥과낭만과구청과/능력과수긍/언제결혼하니?/간단/박람회/코코넛매트/누드/쓰자
·
채식주의자는아닙니다만

해설아름답고싶을때아름다울것ㆍ김미정

출판사 서평

2012년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통해데뷔하고2019년김수영문학상을수상한시인권박의두번째시집『아름답습니까』(문학과지성사,2021)가출간되었다.수상작이자첫시집이된『이해할차례이다』에서소설같기도하고논문이나기사같기도한다수의실험시를통해현실의문제를치열하게파고들었던권박을두고시인김행숙은“페미니즘과초현실주의가만나폭죽을터뜨리고정치적인것과시적인것이새로운포옹법을실험한다”라고평하기도하였다.사회에서자연스럽게지워지고‘괴물freak’로여겨지던여성서사를복원하며“(당신들이우리를)이해할차례이다”라고선언했던권박이,이번에는보편의미(美)나정상으로간주되어온규범을단호하게거절하고“(정말이게)아름답습니까?”라고질문한다.

시적자아란진공상태에서오롯이먼저존재해있을리없다.시의서정,아름다움은무균질의공간에서탄생할리없다.모든쓰는이의말은‘자아’와‘세계’사이의각축전혹은격돌현장의흔적이다.
-김미정해설「아름답고싶을때아름다울것」

이번시집은첫시집의확장업그레이드판이라고설명해도무방하다.특유의날카로움과자유로움은유지되면서도섬세한기획을기반으로여러주제어가다양하게변주된다.지적이고전위적인시들이지만시원하게잘읽힌다.하고싶던말에대해더하고싶던설명이각주타래로,부기와병기로촘촘하게부연된다.절제된감정속에서담담하게한행씩읽어가다보면정수리가저릴만큼현실적인이야기에문득폭발력있는분노를마주하게된다.이책을덮고나면시인의실패,세계의실패,완고한오늘의벽앞에서다시한걸음내딛을용기를내볼수있을지도모르겠다.

문학은실패다.

실패의실패의실패의나는
실패의방법을정리하고실패의방향을제시하고자했다.
-「뒤표지글」

시는,아름답습니까?

아름다울때도있지.아가의무력한발걸음처럼.정오의태양으로생기는무력함처럼.있잖아.여자는,여성성은,시는,굳이아름다울필요가없지않을까?그렇지만너는아름다울필요가있지않을까?아름답고싶을때아름다우면돼.편견을깨뜨리려는싸움처럼아름다웠으면해.안간힘을다해투쟁하는인간이되었으면해.지치지않는용기였으면해.사전에새로추가되는윤리였으면해.
-「누나,부르면,응,답할게,」부분

권박에게시는순수한진공상태속에보존된아름다움을담아내는장르도,반대로부조리를고발하고폭로하는장르도아니다.세계를공부하고정리해서자기언어로재현하는현장이다.김미정은해설에서이를두고“거대하고난공불락”인세계와맞서며타성과고착화를전복하는“끊임없는감각의갱신혹은일종의영구혁명”이라읽어내기도한다.“아름다운시를써보겠다”로야심차게시작되는「보트가필요하다보트가」는보트에가득실리는황금벼를떠올리다가도세월호사건에생각이미치자더이상아름다움을욕망할수없는상태로언어가중지된다.“새하얗”고“아름답”다여겨지는“신비로운세계”이미지를전시하고판매하는문명의폭력(「북극호텔」)앞에서대자연의아름다움을노래할수없고,“임신과출산에대해왜곡된환상을”생산하는기사와여기에이어지는여성혐오적댓글(「미역국좀먹을게」)을읽어내며미역국에얽힌곡진한서정을풀수없는이치또한마찬가지다.그렇다면시인에게아름다움은무엇일까.“편견을깨뜨리려는싸움”이자“지치지않는용기”로서“사전에새로추가되는윤리”야말로“아름답고싶을때아름다”울권리야말로새로갱신될미학의가능성이아닐까.

시는,할수있습니까?

섬과섬과섬을매립했다.
섬을매립했다.
섬을개발했다.

무너졌다.
무너졌다.
무너졌다.

싱크홀처럼.
밝혀지지않는원인이다.
나는.
땅속의빈공간이다.

땅속의빈공간이
땅속의빈공간을
쓴다.
-「포항+잠실+여의도.hwp→jpg」부분

이시집은여아선별낙태(「장녀입니다」),월경혐오와만연한성폭력(「생리합니다」「시작」),특정식단에대한편견(「채식주의자는아닙니다만」)등무감하게자행되는광범위한폭력의역사를담아낸다.이러한주제들은여러논문과기사가차용되어그리얼리티를더하는동시에,도스토옙스키,쉼보르스카,이성복,장정일,안현미등의문학작품에서부터「델마와루이스」「황금보트」「기생충」〈산후조리원〉〈27-10〉과같은각종영화·드라마및만화까지여러예술작품들이참조·변주되어다양하고풍부한맥락으로제시된다.가상의내러티브에날것의현실문제를접속시켜집요하게질문하고변화를요구하는권박의시.이중에서도「포항+잠실+여의도.hwp→jpg」는그의작법을잘파악할수있는대표적인시로꼽을수있다.“시다.그러나수기다”“수기다.그러나시다”라는두개의각주로시작해“여의도내에서벌어지고있는상황에기초한픽션”임을미리밝힌이시는,젠더/교육/노동/성범죄등의문제를여러소제목으로구분하여수기처럼다뤄낸다.강박적인연대도,거대한대안도없지만나의이야기가너에게가닿아우리의담화가될거라는믿음이전해지는이시는이렇게끝난다.“시는할수있습니까?”손쉬운낙관없이,그렇다고위악이나지탄도없이,권박은시를의심하고질문하면서도끝내포기하지않는사람으로,그렇게시인으로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