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캥거루 - 문학과지성 시언선 563

때때로 캥거루 - 문학과지성 시인선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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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존재의 한계를 폴짝 뛰어넘는 시
무엇도 아니면서 모두가 되는 자유
독특한 상상력과 유머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임지은의 두번째 시집 『때때로 캥거루』(문학과지성사, 2021)가 출간되었다. 평범한 일상을 생경한 꿈의 시공간으로 뒤바꾸었던 『무구함과 소보로』 이후 3년간 쓰고 다듬은 시편들을 한데 묶었다.
이번 시집에서 임지은은 존재의 고유성을 벗어나 시적 자유를 도모한다. 일반적으로 “주머니가 있는 동물”로 알려진 “캥거루” 중에서 “가끔 주머니 없는 캥거루가 태어나기도” 한다는 사실을 덧붙이는 식으로 대상이 기존의 정체성과 맥락에서 벗어나도록 이끈다(「때때로 캥거루」). 해설을 쓴 김보경 문학평론가는 이러한 작법을 통해 “짝지어질 수 없다고, 공존할 수 없다고 여겨진 것들”이 만나 “낯선 조합의 관계를” 새로이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적 대상을 익숙한 의미망에서 해방하는 것만으로 “편견을 피해 종류 없는 사랑이 태어”(「하루는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때때로 캥거루』는 존재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도이자 무한한 잠재성으로의 모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에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스스로도 자유로워지는 시인의 경쾌하고 재기 넘치는 도약을 보여준다.
저자

임지은

대전에서태어나,2015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에「개와오후」외네편을발표하며등단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웃음의진화/러시아형/하루는일어나는것으로시작합니다/기분상점/퇴적층/대충천사/죄가아니다/#집에가고싶다/대체/생각노트/때때로캥거루

2부
언어순화/감정교육뉴스/삼한사온/그럼에도상자하고/프릭과프레드릭/비싸지?/신문지/사람이취미/나의행방/모두다른지은/구태여,씨의이사/분리수거낭독회/잘잘못

3부
가죽바지를입은시/점점/수치심길들이기/인생의밝은면/그런사람아니에요/사운드/치료의이론과실제/채소들/1+1/오전반이되었다/I♥비밀/대화창/동시대

4부
번역기/프랑스댄서/피아노와냄새/같다/건강과직업/돼지는놀이동산에서길을잃었다/하필의법칙/세상에서가장짧은대화들의대회/내앞에초콜릿껍질/수박과얼룩말/배구와탁구/개미연습/유머있는라이터/이것은책이아니다

해설
어느유머리스트의슬픔과자유·김보경

출판사 서평

추천의말

『때때로캥거루』에서는마땅히존재해야하는것으로서의정체성이나본질이중요하지않다.이세계에는의미의구심점으로부터해방된이미지들이다채롭게펼쳐진다.관계의단단한구속에서풀려날때짝지어질수없다고,공존할수없다고여겨진것들은서로만난다.임지은의시는그렇게자유에서사랑에이르는길을보여준다._김보경(문학평론가)



<시집속으로>

나는배꼽이빠지도록웃고,너는웃지않습니다우리가사랑하는게맞나?싶을정도로너와나는다릅니다다르니까사랑하는거지,같아지려고애써보는거지
―「웃음의진화」부분

당신은당신인게나쁘지않았다
나는내가나인게죄같았다
―「죄가아니다」부분

감정은입구와출구가멀었다
한참을달려도나갈곳을찾지못했다
나는안에있었다

감정이있었다
―「감정교육뉴스」부분

너때문에되는일이없다는말을
아삭아삭씹어먹는다
나는익힌당근을좋아하는데
걱정도조리해먹으면부드러워지기때문이다
―「채소들」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