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조재룡 비평집)

시집 (조재룡 비평집)

$25.00
Description
성실하고 세밀한 비평으로 시집마다 새 자리를 열어온
평론가 조재룡의 글쓰기-노동-예술
놀라운 열정과 부지런한 독서로 한국 현대시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비평해온, 말 그대로의 현장비평가, 조재룡의 다섯번째 평론집 『시집』(문학과지성사, 2022)가 출간되었다. 불문학자로서 엄격한 번역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2003년 『비평』을 통해 데뷔한 이래 20여 년간 활발한 비평 활동을 이어왔으며 2018년에는 “한국 시를 지독할 정도로 세밀하게 관찰하는 비평, 시대의 맥락에서 시를 읽고 시학을 뜨겁게 실증하는 비평”이라는 평을 받으며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총 23편의 비평문을 3부에 나누어 실은 이번 비평집은 몇 편의 시론을 제외하고 2018~21년까지 약 3년간 쓴 해설을 한데 묶었다. 이론 틀에 기계적으로 맞추어 해설하는 방식을 경계하며 문학 텍스트를 여러 차례 충실하게 읽고 수많은 메모를 붙여가며 매번 최선을 다한 결과물들이라 말할 수 있겠다. 복문과 쉼표로 길게 이어지는 조재룡의 문장들은 언뜻 어렵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로써 견인되는 입체적 의미들을 통해 그만의 고유한 글쓰기-노동이자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저자

조재룡

조재룡은파리8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학교한국문화연구소와성균관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고려대학교번역과레토릭연구소의전임연구원을거쳐,현재고려대불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2003년『비평』에평론을발표하면서문학평론가로도활동중이며,시학과번역학,프랑스와한국문학에관한다수의논문과평론을집필하였다.지은책으로는『앙리메쇼닉과현대비평:시학,번역,주체』『번역의유령들』『시는주사위놀이를하지않는다』『번역하는문장들』『한줌의시』『의미의자리』『번역과책의처소들』『아케이드프로젝트2014-2020비평일기』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앙리메쇼닉의『시학을위하여1』,제라르데송의『시학입문』,루시부라사의『앙리메쇼닉리듬의시학을위하여』,알랭바디우의『사랑예찬』『유한과무한』,조르주페렉의『잠자는남자』,장주네의『사형을언도받은자/외줄타기곡예사』,샤를페펭과쥘의『철학백과사전2』,로베르데스노스의『알수없는여인에게』,레몽크노의『떡갈나무와개』『문체연습』,자크데리다의『조건없는대학』,미쉘포쉐의『행복의역사』등이있다.2015년시와사상문학상,2018년팔봉비평문학상을수상하였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2000년대의,시,그리고비평-주체-정치-정동-리듬
부정성의시학-정한아의『울프노트』
‘끝없는끝infinesinefine’의세계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주체-대상-행위의무효와노동의종말에관하여-이수명의『물류창고』
목소리의탄생-이제니의『그리하여흘려쓴것들』
기록할수없는:공포와부정의이야기-이영주의『어떤사랑도기록하지말기를』
실패하는로망,폭력과주이상스의기억술-정다운의『파헤치기쉬운삶』
부재하는발화,재현불가능한기록-이원의『사랑은탄생하라』
“나의시인이여,이제그만죽어도된단다”:피흘리는꿈,납작한마음-김경인의『일부러틀리게진심으로』

제2부
길위의시학-황인숙의시세계
죽음-주검-죽임,폐허에서부르는노래-나희덕의『파일명서정시』
펄프의꿈,도착(倒錯)의전화(前化):이‘이야기’는무엇인가?-남진우의『나는어둡고적막한집에홀로있었다』
에피소드의발명,알레고리의시학-최정례의시세계
죽음,시간성,꽃피는고백-최문자의『우리가훔친것들이만발한다』
섭리의뼈와살,소립자의거처-조정인의『사과얼마예요』
특이점의몽타주,들끓는타자-정채원의『제눈으로제등을볼순없지만』

제3부
신과함께-초월성에서내재성으로
미로의미래:생각,그리고편지의탄생-김유림의『양방향』
이것은(트랜스로직translogic),현대성,판단중지(의-와의)전쟁:리버스와어댑터,스타카토의불꽃-이지아의『오트쿠튀르』
유리병에담긴사랑의파이-박은정의『밤과꿈의뉘앙스』
대위(對位)하는언어,다면체의시소(詩所)-류진의『앙앙앙앙』
검은노트의문장을들고거리를걸으며참외와거위의‘asif-미래’를생각하는-생각하지못하는,가능성-불가능성의이원론을밟고걸어다니는코끼리의식사법과연립주택102호정리하기-잠자기,의미-의문의자리와글쓰기의방식을타진하기-강보원의『완벽한개업축하시』

출판사 서평

성실하고세밀한비평으로시집마다새자리를열어온
평론가조재룡의글쓰기-노동-예술

놀라운열정과부지런한독서로한국현대시를가장가까운자리에서비평해온,말그대로의현장비평가,조재룡의다섯번째평론집『시집』(문학과지성사,2022)가출간되었다.불문학자로서엄격한번역가로도잘알려진그는,2003년『비평』을통해데뷔한이래20여년간활발한비평활동을이어왔으며2018년에는“한국시를지독할정도로세밀하게관찰하는비평,시대의맥락에서시를읽고시학을뜨겁게실증하는비평”이라는평을받으며팔봉비평문학상을수상하기도하였다.총23편의비평문을3부에나누어실은이번비평집은몇편의시론을제외하고2018~21년까지약3년간쓴해설을한데묶었다.이론틀에기계적으로맞추어해설하는방식을경계하며문학텍스트를여러차례충실하게읽고수많은메모를붙여가며매번최선을다한결과물들이라말할수있겠다.복문과쉼표로길게이어지는조재룡의문장들은언뜻어렵게보이기도하지만,이로써견인되는입체적의미들을통해그만의고유한글쓰기-노동이자예술을경험할수있다는것이이책을읽는가장큰즐거움이될것이다.

흔히시집의뒤에붙는해설은,어떤면에서보자면,처음독서를고백하는글이고,또어떤면에서보자면,시집과마지막까지함께하는글이다.시집은하나의‘작품œuvre’이다.프랑스어를함께적은이유는이낱말이‘작업’‘일’‘노동’의의미를포함한‘기예(技藝)’라는의미를담고있기때문이다.‘노동’의어원을이루는‘tripalium’이‘세개의봉으로찌르는고문도구’라는의미를갖고있다면,‘작품’은완전히자유로운상태에서무언가를만드는작업이라기보다,강제적인무엇,혹은어떤‘기계성’을필요로하는기예의과정이자그결과물이다.시집은그러니까,이런의미에서,‘작품’이다.-「책머리에」

다양한세대의시인을,각각의어법에맞게해석해내는의지

젊은시인들의편을들어주고그들의시를읽어주려고애씁니다.시인과비평가의나이차이가벌어지면서로어긋납니다.나이든비평가스스로의몸이못따라가는건데오히려화를내기도하죠.‘요즘시인들이해를못하겠어.요즘시는너무분열해.아름다움과서정을포기했어’라면서요.비평가가시인의어법을모르는데어떻게비평을하나요.서태지를들은적이없는데어떻게혁오를알겠어요.비평을하려면이미자를듣던사람도서태지를들어야해요.춤도춰보고요.시는변신합니다.갈수록어려워지는게비평인데,거꾸로비평을다안다고생각하는게문제예요.-『한국일보』인터뷰

평론가조재룡의특장중하나가바로다양한세대의시인을그시인의어법에맞춰해설해낼수있다는점이다.이번비평집의구성에서도세대별안배를엿볼수있다.1부에서는이원,이수명부터정한아,이영주,이제니등1990~2000년대시인이라묶일수있는시인들의시집리뷰를실었다.저자와가장밀접한세대로그들에대한남다른애정이엿보인다.2부에서는그이전세대라부를만한황인숙의시인론부터,나희덕,최정례,남진우등의근간시집해설이담겼다.상당한구력의시인들에관한글인만큼해당시집뿐아니라그간의시적궤적을입체적으로읽어냄은물론이다.3부첫머리는「신과함께-초월성에서내재성으로」로열린다.조정인,조연호의시로시작해정한아와문보영,안미린,유희경의시로이어져이들의시안에서드러나는신(神),절대적이고전체적인신보다는세계에내재한신,시인으로부터다양한존재로서호명되며형식적으로든의미적으로든여러방식으로재현/실험된신의존재를다각적으로읽어낸다.이어김유림,이지아,박은정,류진,강보원까지‘젊은시인’으로주목받는이들의첫번째시집에관한해설을담아냈다.각부에수록된평문들을한자리에놓고읽다보면조재룡특유의문체안에서도다른톤과접근법을시도하고있음을발견할수있다.한국시단안에서각자의스타일로,따로,또같이빛나고있는시집들.이들마다의언어개성을파악하고저마다의위치를확인하여정밀한별자리를그려내는조재룡의새비평집,바로『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