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들의 광장 (문학의 동시대성과 비평의 정치)

지나간 시간들의 광장 (문학의 동시대성과 비평의 정치)

$25.00
Description
서로 다른 시간에 걸쳐 형성된 변화의 계기들이 포개진 언어의 광장
문학의 동시대성을 포착하고 비평의 자리를 질문하는 강동호의 첫 비평집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이자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인 평론가 강동호의 첫 비평집 『지나간 시간들의 광장-문학의 동시대성과 비평의 정치』(문학과지성사, 2022)가 출간되었다.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데뷔한 이래 충실한 현장비평가로서 한국 문학의 활력을 높여온 강동호는 2020년 제21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나간 시간들의 광장』은 그간 저자가 비평 활동을 하며 골몰했던 문제의식과 탐구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문학과 정치’ 문제에서부터 미래파, 문학주의, 윤리, 장편소설 개념 등에 대한 지난 10여 년간의 여러 논쟁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풍부한 철학, 미학, 사회학적 레퍼런스를 경유하여 엄밀한 논증을 통한 자신만의 입장과 관점을 보여주었던 강동호의 메타비평문이 다수 수록되었다. 젊은비평가상 수상작인 김애란론과 더불어 정지돈, 양선형 소설의 작품론을 읽으며 그가 문학작품에 접근하는 분석 방식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구조 분석이나 개념화를 경계하고 의미 과잉/과소 부여의 현상을 추동하는 근본 욕망을 문학사적 맥락에서 파악해, 논쟁의 본질에서 이탈하거나 오해된 개념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저자

강동호

문학평론가,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교수,『문학과사회』편집동인.연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국어국문학과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9년『조선일보』신춘문예평론부문에당선되며비평활동을시작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한계-문학,이론,정치

문학의정치-재현·잠재성·민주주의
1.문학과현실의이분법
2.흔들리지않는재현체제
3.경합하는현실들의형식:미학과정치적올바름사이의간극
4.문학의통치성과대의제정치
5.동시대예술의정치적조건들
6.문학의민주주의:잠재성의광장

문학의한계안에서의이론-이론을위한이론,또는비평의위상학을위한단상들
1.이론바깥은없다
2.이론적인것:간극
3.이론의영원한적
4.문학이론과문학의이론
5.장르이론,또는장르라는이념
6.장르로서의이론
7.이론가김현:한계에대한사유

2부비판-문학주의,권력,통치성

파괴된꿈,전망으로서의비평-2000년대미래파담론비판
1.논쟁으로서의2000년대
2.근대문학종언론과미래파담론
3.진정성의종언과전도된역사철학
4.장치로서의내면
5.절망의불가능성:비평은무엇을할수있는가

리얼리즘이라는이데올로기의숭고한대상-장편소설논쟁에대한비판적시론(試論)
1.장편소설을둘러싼개념적혼란들
2.위기론과장편소설담론의역사적근원
3.리얼리즘의숭고한대상
4.장편소설대망론의인식구조
5.장르론의실용적전회를위하여

비평의장소-표절사태와문학권력론
1.징후로서의문학권력
2.믿음의형식으로서의문학주의
3.상호텍스트성의정치적이념
4.비평의정치

비평의시간-사적대화무단인용논란‘이후’의비평
1.비평의요구
2.‘이후’의비평:‘페미니즘-퀴어비평’의비평사적의미
3.세대론의단절인식과목적론적속도주의
4.문학주의의통치성과장치로서의비판

‘언표’로서의내면-1990년대문학사의비판적재구성을위한예비적고찰들
1.세기말의풍경들
2.1990년대문학을어떻게볼것인가
3.주체없는문학사비판은가능한가
4.언표로서의내면

‘문학주의’와‘새로운자본주의정신’-1990년대『문학동네』의자본주의비판분석
1.시장바깥은없다:배반당한문학과문학의배반
2.1990년대비평의자본주의비판
3.예술의자율성과새로운자본주의정신
4.새로운문학주의정신

3부동시대성-불능,시대착오,희망

동시성의비동시성
1.이상한것들의역사
2.한국문학사와지질학적상상력
3.좁은원근법의이중망각
4.회귀인가귀환인가
5.멀리서읽기
6.지정학적상상력:동시성의비동시성
7.현해탄을(못)건넌나비-이상의동시대성

희망의원리-기형도의어긋난시간들
1.두얼굴의기형도
2.1980년대의종언과기형도신화의탄생
3.지칠때까지희망을꿈꾸기
4.어긋난시간:기형도의오지않은1990년대

불능의시뮬라크르-양선형소설의정치적프로토콜
1.폐기된고유명
2.불능의인간
3.문체,글쓰기-기계의프로토콜
4.글쓰기-기계의정치학
5.소설의시뮬라크르
6.소설의정치:오직나아가는것

희망의이름-김애란소설의파괴불가능한것
1.잊을수없는말
2.무지의수인
3.고민의시차
4.파괴불가능한것

동시대성의증인들-정지돈의『모든것은영원했다』가증언하는시간들
1.보지못한것에대한비전
2.불능을증언하기
3.시대착오anachronism
4.동시대성의구축
5.무엇을볼것인가
6.PostScript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나에게비평가는주장하고판단하고예견하는사람이기전에분석하는사람이고,그것을위해자신이당면하고있는역사적조건과더불어스스로가수행하는글쓰기의존재방식을응시하는사람이다.물론이러한역사적존재로서의비평이수행하는자기검토가도덕적,정치적책임으로부터의자유를의미하지는않을것이다.비평이직면한한계는많은경우시대와구조의압력으로부터비롯된타율성의산물이지만,그것이외부적요인과힘에대한비평주체의수동적종속을가리키지는않기때문이다.그런의미에서비평의비판은해방과자유의가능성을도출하기위한대화와토론의장소를마련하려는시도에가까워져야한다.이책의제목‘지나간시간들의광장’은비평이실천하는역사적탐구가현재의한계를드러내는정치적수행성으로이어지기를바라는의도와목표를표현하고있다._「프롤로그」

〈1부한계-문학,이론,정치〉에서는문학과비평에관한저자의입장을정리한총론격의두글이실렸다.「문학의정치」에서저자는문학을둘러싼오래된이념적불화(내용/형식,순수/참여,예술성/정치성,자율성/타율성등)를통해문학과현실을서로분리된실체로전제하고양자택일을강요했던측면을지적하며이대립관계를생산하는기제를‘재현체제’로지칭하여분석한다.그는재현체제속에서무/의식적으로창출되는배제와포섭의권력을비판적으로바라보며,박솔뫼의소설을범례삼아어떻게평등한재현의감각을회복하고해방의가능성을모색할것인지논한다.「문학의한계안에서의이론」에서는좀더인문학연구자적고민에밀착해‘이론’을둘러싼상반된인식과이를향한냉소와회의를두고“문제는이론과전혀무관하다고간주되는‘이론의바깥’의환상으로철수하는것,그리고이론의바깥공간에서이론을지지하거나반대하는것이아니라이악순환에잘뛰어드는것”이라고말한다.저자는한국의비평사에서이러한이론적간극의사례로서“자신의이론을삶으로입증하려는타협을모르는일관성”을가졌던문학평론가김현을들어,“전망에대한회의와그회의에대한또다른회의속에서늘방황”했던그의실천적삶을들여다본다.

〈2부비판-문학주의,권력,통치성〉에서는2010년대에비화되었던여러문학적,비평적논쟁에개입하여쓴글여섯편이묶였다.‘근대문학종언론’이래문학과비평에드리워진암담한현실을타개하고자,더하여어떠한새로움을명명하고구분짓고자하는욕망에의해충분히검토되기전에활발하게사용·논의되었던개념들을다각적으로분석하며자신만의입장을도출하고자분투한다.‘미래파’‘장편소설’‘문학권력’‘문학주의’등다소논쟁적인개념이고찰되지만확언하기보다는고민하고우회하며엄밀함을추구한다는점에서그의비평적태도를알게된다.1부가‘비평이무엇인가’에대한질문에더가까웠다면,2부는이러한비평흐름을검토함으로써‘비평은무엇을할수있는가’에답하여‘무엇을해야하는가’의질문으로나아가고자한노력또한볼수있다.

〈3부동시대성-불능,시대착오,희망〉에서는‘동시대성’이라는개념을통해읽어볼수있는흥미로운작품들이분석된다.3부첫번째글「동시성의비동시성」에서는현재성과구분되는‘동시대성’의개념을서술하고한국소설사에서어떻게이것이발견될수있는지를논한뒤,첨단의모더니스트이자그런자신을의심하고회의했던이상을예로들어보였다.그다음으로1990년대를열었던시인이자끝내자신의생은그시대에닿지못했던기형도,불능의사태를통해비-주체라는평등한지위의가능성을보여준양선형,파괴될수없는희망을증언하는김애란,그리고병존과중첩의방식으로포개진공간성을통해과거와현재의일치를표현해내는정지돈에관한분석이이어진다.

지난13여년간의글이묶이다보니책안에서도조금씩시각과톤이달라지지만,그만큼한가지관점이나가치관에정박하지않고생각의틀을유연하게변화해온강동호의비평가적지향이돋보이는것이바로『지나간시간들의광장』이다.면밀하게문학사의흐름을관찰하고,조심스럽게자신의견해를확장해가면서,비평의역할을질문하고스스로답해보는꾸준한실천이이한권에오롯이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