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파노라마 (흑사병에서 코로나19까지, 마스크의 과학과 정치)

마스크 파노라마 (흑사병에서 코로나19까지, 마스크의 과학과 정치)

$18.20
Description
굿바이, 마스크!
우리의 삶과 시간을 뒤흔든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마스크화된 삶’의 양태를 들여다보고
감염병과 함께 진화한 마스크의 역사를 추적해보다
지난 9월 2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하고 나섰다. 시기상조가 아닌가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지만, 최소한 종식이 머지않았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한국의 방역 당국 역시 가을로 접어들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전면 해제하고, 실내 착용 역시 해제를 검토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이제 드디어 마스크에서 해방인가? 마스크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2020년 코로나19는 예기치 못하게 찾아와 전 세계인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삶을 기록한다. 팬데믹 후 우리는 마스크 수급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 비대면과 재택근무, 백신 물량 확보를 둘러싼 국제 패권 경쟁 등 다종다양한 상황들을 경험하며 새로운 노멀에 빠르게 적응해나가야 했다. 그중 팬데믹의 변화상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마스크 착용이었다. 마스크를 둘러싼 여러 측면들은 유례없는 것이었다. 마스크는 개인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수단이면서도 한편에서는 자유를 침해하는 상징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이런 마스크의 다면적 의미와 가치는 사회적 상황과 조건에 맞물리며 계속 변화해갔다. 예컨대 기존의 ‘황사 마스크’는 개인의 보호장비였으나 ‘코로나 마스크’가 되면서는 사회적 책임과 연대라는 상징적 의미를 획득했다. 코로나 마스크는 사물이 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물론 삶의 방식과 규범까지 추동하고 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목도하게 해준 매우 흥미진진한 사물/사건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사회과학, 인문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팬데믹을 둘러싼 유의미한 논의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이 책 『마스크 파노라마』는 과학기술학자인 현재환(부산대), 홍성욱(서울대) 교수가 뜻을 모아 엮어낸 책으로서, 마스크라는 인공물 자체를 과학기술학(STS)의 관점에서 연구한 11편의 국내외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질병, 젠더, 인종, 환경정의 등 다양한 차원에서 성찰하며, 마스크를 둘러싼 의학적, 과학적 논쟁들과 정치적, 역사적 논의들을 파노라마처럼 넓게 펼쳐 보이는 흥미로운 연구 모음집이다.
저자

현재환,홍성욱

한양대학교에서역사와철학,과학기술학을공부하고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석·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UCLA사회와유전학연구소방문연구생,도쿄이과대학교공학부일한문화교류기금박사후연구원,독일막스플랑크과학사연구소박사후연구원을거쳐현재부산대학교교양교육원교수로재직중이다.지금은마스크와관련해만주·대만·조선일본인공동체의마스크문화에대한국제공동연구를수행하고있다.지은책으로『언던사이언스』등이,옮긴책으로『유전의문화사』가있다.

금현아
카이스트에서화학을공부하고,카이스트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허용하되보이지않게하기:코로나19가만든한국의플라스틱폐기물물질정치」로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같은대학원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인간중심적이고편의중심적인생산시스템으로인해생겨난다양한폐기물을관리하는과정에서어떤사회경제적불평등이생겨나며비인간존재의삶에는어떤영향이있는지등을느린재난의관점에서공부하고있다.

김희원
카이스트에서생명과학을공부하고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카이스트과학기술정책대학원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과학잡지에피』와『기획회의』에마스크와얼굴의사회문화적의미에관한글을썼고,지은책으로『호흡공동체』(공저)가,옮긴책으로『누가자연을설계하는가』(공역)가있다.

마리온마리아루이징어MarionMariaRuisinger
독일에를랑겐-뉘른베르크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학교에서의학및의학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잉골슈타트독일의학사박물관의관장으로재직중이다.수술의역사,환자의역사,19세기그리스의공중보건,의학사중심박물관학과관련된연구와전시활동을수행하고있다.

미즈시마노조미水島希
일본교토대학교이학부동물학교실(동물행동학)에서행동생태학과진화생물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이후도쿄대학교정보학환학제정보학부에서페미니즘과진화생물학등을중심으로과학기술과사회에관한연구를추진했다.현재히로시마에이케이대학교에재직하면서시민에의한방사능측정운동,생식의료기술과여성을중심으로과학기술과사회의상호작용을연구하고있다.

브라이언돌런BrianDolan
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과학사로박사학위를받고웰컴트러스트재단박사후연구원을거쳐현재캘리포니아대학교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의인류학,역사,사회의학학과에재직중이다.최근에는20세기의료실천의역사와메디케어,신경외과,비뇨기과의역사등을연구하고있다.

섀로나펄SharronaPearl
미국드렉셀대학교의부교수로생명윤리,역사,과학기술학분야를연구하고있다.역사학자이자안면이론가로서,시각상실부터초인식까지안면인식의스펙트럼에대해연구했다.또한건강인문학,젠더,인종,장애에대한비판적연구,빅토리아시기영국의의학과과학의역사,미디어와종교등을아우르는활발한저술활동을해왔다.지은책으로『페이스/온:안면이식과타자의윤리학Face/On:FaceTransplantsandtheEthicsoftheOther』등이있다.

세라베스키오SaraBethKeough
미국테네시대학교에서지리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미시간의새기노밸리주립대학교에재직중이다.서아프리카와캐나다의물,인간-환경상호작용,자원의존공동체의도시계획,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관련해연구하고있다.2008년부터국제저널『물질문화MaterialCulture』의편집인으로활동하고있으며,지은책으로『물,생명,이익:니제르공화국니아메의유체경제와문화Water,Life,andProfit:FluidEconomiesandCulturesofNiamey,Niger』(공저)가있다.

스미다도모히사住田朋久
일본국제기독교대학교교양학부를졸업하고도쿄대학교대학원총합문화연구과에서공부했다.현재과학기술진흥기구연구개발전략센터펠로이자게이오대학교사회학연구과방문연구원이다.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의“입과코:인체와외계의접합영역의일본문화사”프로젝트에참여하면서마스크의역사에관해연구하고있다.

스콧놀스ScottGabrielKnowles
미국텍사스대학교에서역사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고,존스홉킨스대학교의과학,의학,기술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드렉셀대학교교수를거쳐현재카이스트과학기술정책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재난역사가로활발히활동하는그의연구관심사는재난의조건을형성하는역사적과정과미래의재난을방지하기위한역사학의적용방안에있다.지은책으로『재난전문가TheDisasterExperts:MasteringRiskinModernAmerica』『후쿠시마의유산LegaciesofFukushima:3.11inContext』(공저)등이있다.

야마사키아사코山崎明子
일본치바대학교사회문화과학연구과에서공부했으며현재나라여자대학교연구원생활환경과학계에재직중이다.수예문화를중심으로일본근대와젠더,시각문화,미술교육,여성교육의역사를연구하고있다.

장멍张蒙
중국베이징대학교에서역사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베이징대학교과학기술의학사계의조교수로재직중이다.중국과동아시아의식민지과학의역사에관해연구하고있다.현재진행중인연구프로젝트들로는일본의(반)식민지영향가운데중의학의전환과“민국시기마스크착용의부상:식민주의,전염병,거버넌스의문제들(1912~49)”이있다.

장하원
서울대학교생물자원공학부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과학기술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부산대학교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전임연구원으로근무하고있다.공저로『겸손한목격자들:새·경락·자폐증·성형의현장에연루되다』『코로나19데카메론2』등이있으며,공역서로『판도라의희망:과학기술학의참모습에관한에세이』『의학사의새물결:한눈에보는서양의료연구사』등이있다.

최형섭
서울대학교재료공학부를졸업하고존스홉킨스대학교과학기술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과학기술대학교교양대학에재직하고있다.지은책으로『그것의존재를알아차리는순간』『한국테크노컬처연대기』(공저)등이있고,옮긴책으로『아메리칸프로메테우스』『처형당한엔지니어의유령』등이있다.

트리디베시데이TridibeshDey
영국엑세터대학교에서인도의플라스틱폐기물완화네트워크와관리기반시설에관한민족지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덴마크오르후스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다학제적인관점에서플라스틱폐기물의문제를연구해왔으며,특히남아시아의저개발국이나소외된현장들로부터플라스틱의서발턴한일상을전면에드러내기위한이론적작업을지속하고있다.

목차

서론:마스크,친숙한사물의낯선이면ㆍ현재환

1부코로나마스크의물질문화와정치
1장코로나시대의마스크와물질성ㆍ세라베스키오
2장코로나마스크의다면성ㆍ홍성욱
3장마스크의시간:마스크를통해다시본코로나경험ㆍ금현아,섀로나펄,스콧놀스,트리디베시데이
4장일본의수제마스크와젠더질서의강화ㆍ미즈시마노조미,야마사키아사코

2부마스크정치의지구사:흑사병부터스페인인플루엔자까지
5장근대초기유럽의흑사병과역병의사마스크ㆍ마리온마리아루이징어
6장근대일본의마스크문화ㆍ스미다도모히사
7장1911년만주페스트와중국에서의마스크의역사ㆍ장멍
8장1918년인플루엔자범유행과반-마스크시위ㆍ브라이언돌런

3부한국사회에서의마스크의정치:스페인인플루엔자에서코로나19까지
9장식민지조선에서의마스크:방역용마스크에서가정위생의도구로ㆍ현재환
10장황사마스크에서코로나마스크까지:변화하는공기위협에대응하는일상적인사물ㆍ김희원,최형섭
11장코로나19시대한국의마스크생태계ㆍ장하원


에필로그:포스트코로나시대의마스크ㆍ홍성욱
필자및옮긴이소개
출전

출판사 서평

‘역병의사마스크’와중국의‘우씨마스크’
그리고식민지조선의‘마스크당’출현까지…마스크의사회물질적역사탐구

이책은마스크가친숙한사물이되기이전의낯선측면들을인류사속에서변화해온다양한사회적,정치적,문화적문맥에놓고살핀다.이를위해멀게는18세기유럽의페스트유행당시등장한역병의사마스크부터1911년만주페스트와1918~19년의스페인인플루엔자팬데믹을거치며다양한종류의방역용마스크가등장하는양상,코로나사태전후한국을비롯한여러국가에서대규모로마스크를착용하게되는과정과그여파,마스크폐기물이야기한환경문제등을추적한다.전세계인이동시에대규모로마스크를착용하게된것은이번이처음이겠지만,‘마스크’라는물건자체는매우오래전부터사용되며자체의역할을수행해왔다.
이책에수록된글들이공통적으로가장주목하는것은마스크의물질성과이를둘러싼물질적차원이다.마스크의형태와재질,제작과정,마스크생산및수급체제,품질관리제도,성능시험등마스크의물질성과관계된다양한실천들이다루어진다.예컨대독일의학사박물관에서가장인기있는전시품중하나인역병의사마스크가있다.필자는중세페스트의상징처럼통하는소품인이마스크를복원,조사하는과정을소상히그려내면서,그진위여부를밝히고언제이런마스크가어떠한목적에서만들어졌는지상상해본다.한국이다른나라에비해코로나마스크수급에재빠르게대처할수있었던이유를산업적,제도적인프라의구축에서찾으며,이를지난20여년간한국이겪어온공기위협의차원에서분석한글도유의미하다.
마스크의정치또한이책의중요한한축이다.1911년만주페스트유행당시우롄더가발명했다고역사에기록된‘우씨마스크’를통해서는동양식물건을서양과동등한과학적성취로인정하지않고자한서양의문화헤게모니를읽어낼수있다.코로나사태초기마스크착용에대한동서양의다른태도들과그에따라붙은인종주의적혐오역시마스크의정치적차원을드러낸다.일제강점기조선에서도마스크가도입되어대유행했는데당시가정위생의도덕적책임을여성에게전가하는한편마스크는남성에게어울리지않는여성스러운물건이라며마스크의젠더화가일어나는과정을서술한글은현시대에도매우시사적이다.

마스크의시간을생각하다

“우리는여전히마스크를필요로한다.감염예방이든,다른실용적인이유에서든상황에따라다른마스크를필요로한다.아마도우리는그둘의균형에대해더나은방식을만들어가야만할것이다.팬데믹의시간이아니라마스크의시간으로생각해본다면,마스크를단지(공중보건,역학연구와정보전달,집단적돌봄의)과정이아니라물질적실체그자체로생각할수있을것이다.마스크는보호를위한수단인동시에물질그자체이기도하다.마스크의시간은마스크의영향에대해생각해볼것을주장한다.그리고우리가팬데믹의다음단계를고려할때쯤엔그것이어떤모습이든간에,마스크에관한무언가를따라잡으려고안간힘을쓰는대신,마스크를손에쥔채상황을이끌어나갈수있을것이다”(84쪽).

이책은총3부11장으로이루어져있다.1부는코로나시대마스크의물질문화와정치에주목한다.1장에서세라베스키오는미국미시간주에서팬데믹을경험하면서마스크를얻고쓰고버리는일과관련해새로이출현한마스크의물질문화를고찰한다.2장에서홍성욱은팬데믹초기에마스크의용도와의미가다변화되는상황에주목하며마스크의다면성에대해과학기술학의관점에서고찰한다.3장에서금현아,섀로나펄,스콧놀스,트리디베시데이는팬데믹동안동아시아,남아시아,북아메리카지역의마스크착용과관련된물질적차원과문화적실행들의지역적형성과변용을초국적비교의관점에서살핀다.4장에서미즈시마노조미와야마사키아사코는팬데믹초기일본에서수제면마스크의제작,유통,확산과정을젠더라는렌즈로검토함으로써마스크제작및착용과관련된성별화된역할분업의양상을드러낸다.
2부는근대초기유럽페스트유행부터스페인인플루엔자팬데믹에이르는시기동안전염병방역용도로특정한종류의마스크가제작,사용,장려되고이런마스크착용활동이정치적으로연루되는양상을살핀다.5장에서마리온마리아루이징어는독일의학사박물관이소장중인역병의사마스크가페스트유행당시실제방호장비로사용되었는지여부를비판적으로고찰한다.6장에서스미다도모히사는일본에서19세기말세균학등장이후감염예방을위해코와입을막는마스크가등장하고,이것이일본의위생문화로자리잡는과정을살핀다.7장에서장멍은1911년만주페스트유행당시우롄더가거즈마스크를고안했다는신화에가려진중국내방역용마스크착용의역사와그러한사실들이잊힌배경을검토한다.8장에서브라이언돌런은1918년스페인인플루엔자팬데믹당시샌프란시스코에서마스크착용반대시위를이끈마스크반대연맹의활동을검토하며,이들의시위가의학적,과학적근거보다는정치적동기에서비롯된것임을보여준다.
3부는일제강점기부터오늘날에이르기까지한국사회에서마스크가출현하고보건용마스크를중심으로한코로나방역거버넌스가확립되는과정과그에수반되는문제들을검토한다.9장에서현재환은식민지조선에서마스크착용이일반화되는과정을검토하고,이가운데마스크착용에여성성을부여하고이를관리하는일을여성에게만전가하는젠더화가일어났음을지적한다.10장에서김희원과최형섭은코로나시대의마스크착용을새로운종류의공기위협에대한재연으로보면서,2000년대초반이래황사와미세먼지에대한대응으로일회용보건용마스크가대량생산가능하도록산업적,제도적인프라가구축되는과정에주목한다.11장에서장하원은일회용보건용마스크를중심으로현재의방역체계와팬데믹대응방식이성립되는과정,그리고그에따라특정한종류의마스크쓰기실천이야기하거나간과하게만드는문제들을다룬다.

이책『마스크파노라마』를통해독자들은서로다른시공간에서마스크와인류가과학과정치를매개로펼쳐내는파노라마적풍경을일람하는가운데마스크의낯선물질적,사회적,정치적면면들을이해하고,포스트코로나시대를어떻게더잘살아낼것인지고민할기회로삼아볼수있을것이다.팬데믹의종식이후한참의시간이지난후마스크는코로나19시대에대해어떤기억을불러일으키게될까?어떤새로운스타일,디자인,기술이등장하게될까?마스크의가치는앞으로어떻게변화할까?이책은궁극적으로사물과사회,인간의관계를더깊이이해하는데도움이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