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낮, 환한 밤 (나와 생활의 비허구 한 단락)

캄캄한 낮, 환한 밤 (나와 생활의 비허구 한 단락)

$18.00
Description
“생명은 고되고 짧은데
욕망은 무한히 길다
하지만 하지만”
세계가 주목한 “가장 폭발력 있는 중국 작가”처연하면서도 성숙한 옌롄커 문학의 전환

2022년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 현재 중국에서 노벨문학상에 가장 가까운 작가 옌롄커 문학의 새로운 전환을 보여주는 장편소설『캄캄한 낮, 환한 밤』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78번으로 출간되었다. 50세 생일 전날 밤 신의 선물과도 같이 한 작가의 머릿속에 번뜩인 생각! ‘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서 글쓰기의 적막과 가난으로부터 벗어나 세계 영화예술의 거장이 돼보자!’
『캄캄한 낮, 환한 밤』은 이 작품의 실제 작가이자 주인공인 유명 소설가 옌롄커가 고향 사람 리좡의 삶과 신기한 사랑 이야기로 영화화를 시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감독과 시나리오, 주연을 도맡아 명예와 부를 모두 얻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주인공의 욕망 그리고 이에 관련된 사람들과의 심리적 갈등 ㆍ 좌절을 사실과 허구의 장력, 상호작용을 이용해 그려냈다.
우리 삶의 본질적인 요소인 고통과 절망을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표현해내는 옌롄커는 작가인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작가로서의 숙명을 실험적인 기법으로 이 작품에 담았다. 이 소설은 실제로 영화 「속구공면速求共眠」(2018)으로 제작되었다.
저자

옌롄커

閻連科(1958~)
중국허난성에서태어났다.1978년군에입대하여28년동안복무했으며,1979년군대내문학창작반에참여하던중『전투보』에단편「천마이야기」를발표하며등단했다.1985년허난대학교정치교육과를졸업하고1991년해방군예술대학교문학과를졸업했다.
노벨문학상에가장근접한중국작가이자정치권력이드러내고싶지않은중국현실을정면으로다뤄수차례판금조치를당한,폭발력있는문제적작가로평가받는다.그의작품은세계25개국가에서번역ㆍ출간되었다.
제1회,제2회루쉰문학상과제3회라오서문학상,프란츠카프카상을비롯해20여개의문학상을수상했으며,맨부커인터내셔널상,박경리문학상등여러문학상의최종후보에올랐다.2022년제6회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홍콩과학기술대학교고등연구원교수이자중국인민대학교문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
주요작품으로장편소설『레닌의키스』『인민을위해복무하라』『딩씨마을의꿈』『풍아송』『사서』등과산문집『나와아버지』등이있다.

목차

1장번뜩이는생각
2장캄캄한낮,환한밤(1)
3장レストラン에서
4장인터뷰
5장서류기록철
6장캄캄한낮,환한밤(2)
7장영화속긴암전같은공백
후기·옌롄커:커튼콜을향해가는글쓰기

옮긴이해설·홀로선작가
작가연보
기획의말

출판사 서평

변화를두려워하지않는작가,가장폭발력있는문제적작가옌롄커더이상출판이안되더라도문학을위한글쓰기를할것입니다._옌롄커
옌롄커는루쉰문학상,라오서문학상,프란츠카프카상등다수의문학상을수상하고,맨부커인터내셔널상,프랑스페미나상최종후보에오르는등세계적으로도주목받는작가이다.또한중국역사에담겨있는우매함과고통,상처등작가로서는반드시관심과책임감을가져야하지만정치권력이애써감추려는것들을가장예술적인방식으로드러내아무런제도권의지원도받지못하고오히려제재와견제의대상이되는,가장순수하고원형에가까운작가이다.
이미어엿한세계적작가로우뚝섰음에도옌롄커는신실한자세로변화를두려워하지않는다.“초기에는사실주의적인글쓰기를했으나,이내부조리와모던,포스트모던,마술적리얼리즘,유머,꿈등다양한요소와기법을구사했으며,이제는모든주의와형식으로부터벗어났다”고스스로말한다.현실생활에나타나는표면적논리관계를포기하고‘존재하지않는’진실,눈에보이지않는진실,진실에가려진진실을찾는‘신실주의’의방향과실천을유지하고있다.그러한옌롄커가새로운형식으로작가로서의고뇌가담긴작품을내놓았다.


허구?비허구?새로운형식,변함없는메시지
이책은단지우리가곧크랭크인하게될영화를위한불만족스럽지만방대한복선일뿐입니다._본문에서

이책은중국의유명작가옌롄커(소설속주인공)가자신의고향에있던한인물리좡과그의신기한사랑이야기로영화화를시도하는과정이다.이책에실린시나리오「캄캄한낮,환한밤」은건설현장에서일하는50대노동자리좡과대학원을갓졸업한명문대출신20대리징의이야기다.인생의궤적이겹치는게불가능해보이는이둘은각자우울과혼란의시기에만나처음에는험악한상황에놓였으나차츰서로에대한연민을느끼게된다.두사람은어느순간인간본성의따뜻함을바탕으로상대방이삶의어둠에서벗어날수있게서로돕는다.둘은각자삶과원한의매듭을풀고영혼의위안과격려에도달한다.
형식또한독특한데,대부분의소설이허구인데반해이작품은작가자신의삶의한단락을허구와비허구를섞어서술하며,실존인물들이등장하기도한다.작가는사실의기록과허구사이의상호작용과장력을이용해자신의메시지를그려냈다.
장편소설인『캄캄한낮,환한밤』속에는이작품의발단이된단편소설「캄캄한낮,환한밤」이등장하고,이와관련된여러인물의인터뷰와자료조사가이어진다.이부분은일본영화「라쇼몽」과같이각자의시선에서진실의다른측면을보여준다.옌롄커는한소설로“장편소설+단편소설+인터뷰+시나리오”라는네개의장르를보여주는데,단편소설한편이인터뷰와각종심문조서,시나리오로재구성되면서이야기의디테일이조금씩달라진다.소설한편에동일한현실에근거한네가지허구가공존하면서독자들은시작은같으나결말이다른네편의작품을읽는효과를경험하게된다.이를통해옌롄커가보여주려는것은무엇인가?각기다른목소리의교차와중첩은진실에대한겸손한숭배이기도하며,인간의욕망을비추는시대의거울이기도하다.
우리삶의가장중요하고본질적인요소인고통과절망을아무런두려움없이적극적으로표현해온옌롄커는자신이작가로서한계에도달했을때의절망과그럼에도놓지못하는작가로서의숙명을이작품에쏟아냈다.한작가의몸부림이형식과내용으로고스란히담긴이소설은,낯선새로운형식과더불어인간의고통과절망,본성에대해성찰하는옌롄커의변함없는메시지가돋보이는작품이다.


커튼콜을준비하는거장의뼈아픈고백과성찰
“오늘처럼글쓰기가무의미하다고느낀적이없었다”_작가후기「커튼콜을향해가는글쓰기」

『캄캄한낮,환한밤』은옌롄커문학의새로운전환을상징한다.“생활이문학의유일한기초이자토양”이라는작가의말대로이전환은그의상황,고뇌에기인한처연하고서늘한전환이다.부제에서부터밝히듯,이작품은작가의삶의단편이포함되어있다.
옌롄커는한시대에는그시대의문학과이야기가있어야한다고말한다.문학은시대의예열속에서먼저뜨거워져야많은사람에게알려지고고전으로남을수있고,따라서훌륭한작품은시대의미래를위한무사巫師나점술가가되어야한다는것이다.
이미소설가로서일가를이룬옌롄커는일생에걸친고단한글쓰기에서모종의한계를실감한것같다.“오늘날처럼문학의무력감과무미를느낀적이없었다”라고말하는그의심경은어떤것일까?그는작가후기에서당대중국문학의한계에일침을가하고,현재문단선배세대로서의자세를성찰한다.이제원숙한옌롄커는퇴장을,커튼콜을향해가는작가가된것이다.
그러나이것이작가로서의마지막을의미하지는않는다.“아무의미도없는데글을쓰는것은사람이살아있는한어쩔수없이밥을먹어야하는것과같”으며,“글을쓰지않으면정말로죽을지도모”르기에그는살아있는한계속글을쓸것이다.다만정상에오른이시점에늘깨어있는작가로서고뇌하며언젠가는커튼콜이다가올것임을인지하는것이다.이책은작가인생의마지막단계를밟아가는한거장의진지하고뼈아픈고백과성찰이다.그는커튼콜을향해간다고하지만,작가인생40여년이넘은시점에도실험적인시도를하며문학의본령을고민하는작가옌롄커의이후행보가더욱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