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문학 걸작선

외계 문학 걸작선

$16.00
Description
따뜻한 블랙 유머의 달인, 이갑수의 두번째 소설집!

넘치는, 그리하여 모자란
모든 현상의 기원과 유래를 뛰어넘는
나와 너 사이의 사랑
201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갑수의 두번째 소설집 『외계 문학 걸작선』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편협의 완성』(문학과지성사, 2018), 장편소설 『#킬러스타그램』(시월이일, 2021)을 펴내며 정평이 자자했던 이갑수식 블랙 유머가 진하게 녹아 있다. 총 아홉 편의 소설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물리적으로 한층 더 확장된 세계를 배경으로, 특유의 부조리극을 활발하게 전개해나감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인간 존재의 이유를 들여다본다. 첫 소설집 『편협의 완성』의 등장인물과 장면 들이 소설집 곳곳에서 재등장해 퍼즐과도 같은 묘미를 더한다.
이갑수의 소설 세계는 과학적 사실과 물리학 이론, 각종 수학 공식으로 가득하다. 이성적 사고를 드러내는 간결한 수식 덕에, 인간의 행동심리를 다루는 작가의 분석은 그 즉시 묘한 “설득력”(작가가 첫 소설집에서 다룬 바 있는)을 갖고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완벽한 인간’의 상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작동 원리를 살피는 데 쓰인다. 작가는 불완전함에서 비롯된 ‘인간성’이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산업구조를 바꿔놓은 오늘날 어떤 위상에 놓이는지, 따뜻한 감동과 위트를 버무려 흥미롭게 전한다.

처음에 ‘나’는 이와 같은 인간의 태도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과정을 방해하는, 그 과정을 흐리게 만드는 불순물과 같은 것이라 이해한다. 하지만 도리어 그 불순물과 같은 것이 한 인간의 핵심임을, 그리하여 그것을 자신의 행동 속에서 ‘반복’함으로써 완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 ‘나’는 종국에 이르러 “Q . E. D. ”를 선언하며 새로운 지식 체계를 확립한다. 혹은, 좀더 인간적인 언어로 말해보자면 타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것, 그것은 마치 사랑과도 같아 보인다. 임지훈(문학평론가)

외계로 구축된 소설 바깥의 현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랑에 대한 고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타임 루프에 갇혀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종류의 텍스트를 많이 알고 있으니까. 그레고리 잠자는 벌레가 되었을 때 무기력하게 당했지만, 이미 카프카의 『변신』을 읽은 사람은 갑자기 벌레가 되어도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지 않는다.
-「시간의 문법」 중에서

“수요일 오후 2시까지 8층으로 오시면 됩니다.” 반복되는 일주일에 갇힌 주인공 ‘나’는 두어 번의 시간 순환 끝에 “아! 식상해” 하고 중얼거린다. ‘나’의 타임 루프를 접한 가족들의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거 뭔지 알아. 드라마에서 봤어”라고 반응하는 엄마와 이모는 급기야 “열심히 해봐” “힘들겠네” 하며 격려까지 건넨다. “이번 주 로또 번호가 뭐냐?”라고 묻는 이모부의 모습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웃음을 자아낸다(「시간의 문법」). 그런가 하면 “이 나라에는 이제 지식인이 없”느냐는 질문에 “네이버”에 있다고 덤덤히 말하는 어린이대공원의 수문장 로봇이 있으며(「수문장」), 지구 멸망을 예감하고 앞서 회사를 떠난 재봉사들처럼 “스티븐 호킹이 죽었어. 그래서……”라고 전화로 어렵사리 퇴사 결심을 털어놓는 ‘나’에게 “올 때 쿠킹호일 좀 사” 오라는 아내가 있다(「영구적 팽창으로부터의 부드러운 탈출」. “이갑수의 소설 세계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실소는, 독자가 독자로서의 역할-읽는 행위-을 진지하게 이행하는 그 찰나를 노린 일격과 같다. 때때로 과연 이것이 소설일까? 하는 의심마저 불러일으킬 만큼, 인물을 둘러싼 현실은 허구fiction와 사실fact 정보가 뒤섞인 채 촘촘한 결을 유지한다.
소설에서 인물의 행동에 관한 ‘당위’는 심리가 노출되기에 앞서 앞뒤 맥락이 충분히 설명될 때에 성립된다. 여러 장치를 통해 소설 바깥의 독자로 하여금 ‘나라면?’이라는 가정을 수시로 일깨우는 것 또한 효과적일 테다. 당위는 공감과 맞닿아 있으므로. 반면 이갑수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이 처한 작금의 현실을 별다른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한 관심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벌어졌거나 훗날 펼쳐질, 과거나 미래에 관한 가정이 없기에 결연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당위적이진 않아. 그냥 하고 싶은 것도 있어. 이유를 잘 모르지만 한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이해학 개론」) 그 자체로 소설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사건을 가볍게 무시하며-현실에 지친 우리가 흔히 그러하듯-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평범한 사람은 타임 루프에 갇혀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다는 ‘나’의 말은 듣기에 퍽 놀랍다. 그것이야말로 소설 바깥에서 현실을 겪으며 삶을 ‘읽는 자(독자)’의 깊은 동조를 이끌어내는 고찰이므로.
이렇듯 허구의 기능에 기댄 전통적인 소설의 화법과 간극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갑수의 소설은 독특한 공감의 지평을 연다. 눈앞에 벌어진 당혹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며, 어떤 식으로든 자율적으로, 주체적으로 헤쳐나가는, 주어진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어쩌면 그것이 인간 삶의 ‘진짜’ 모습일지 모른다고 이갑수의 소설은 말하는 듯하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하나의 성공이다. 그 실패로 인해 외계의 범위가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크기와 형태는 인식하는 주체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다. 당대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만큼이 세계다.
-「외계 문학 걸작선」 중에서

이성과 합리성 너머 온기를 간직한
포스트 휴먼의 얼굴

하지만 사실 새로운 이야기 같은 것은 없고, 결국에는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소설은 논리적 구조물이고, 그게 유기적으로 짜여진 거라면 거기에서 어떤 원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채널예스』 7문 7답 작가 인터뷰(2021.10.28.)에서

‘인간이 무엇이냐’는 현대사회의 질문은 자연스레 첨단 과학기술의 그늘 아래 ‘소설의 역할은 무엇이냐’ 하는 문학적 고민으로 이어진다. 이갑수의 소설은 매우 산뜻한 방식으로 그에 대한 힌트를 드러낸다. 가령, 「수문장」에서 어린이대공원의 수문장 로봇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모범 (대체) 인력이다. 한때 인간이었던 그는 놀이공원의 안전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어린이날에 펼쳐진 테러 현장에서 그가 내린 판단은 ‘오류’에 가깝다. “어린이는 우리의 희망이다”라는 문장이 씌어진 발판을 달고 있는 소파 방정환의 동상은 3억이 넘는 코끼리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값싼 ‘물건’임에도, 수문장은 “(방정환) 선생이 아니라 (어린이를 공격하며 주차장에서 날뛰는) 코끼리를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기로” 결심하고 칼을 휘두른다. 여전히 수문장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자본에 따른 가치가 아닌, ‘존재의 의미’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주 시점」에서 외계인이 천만 명을 제외한 인류를 무작정 죽이기로 한 시점에, ‘나’는 아버지와 안전한 자리를 운 좋게 확보하고 남은 태호 형을 염려한다.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누가 물으면 망설임 없이 우주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태호 형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고 오랜 시간 동경을 품었지만 정작 미래에 목숨이 보장된 것은 ‘나’이다. 그러나 어처구니없을 만치 절망적인 현실을 마주하는 동안에도 곁을 지키며 “컴퓨터의 랜덤 추첨에서 태호 형이 뽑힐 가능성”을 점쳐보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이처럼 이갑수의 세계에서는, 이야기의 물꼬마다 이정표처럼 세워둔 물리학 이론과 수학 공식을 걷어낸 즉시 인간사의 드라마-숱한 의혹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을 갈구하는 얼굴들-가 또렷이 보인다. 그들은 불가해한 현실에 쉽게 압도되지 않고, 쉽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특정한 지식의 관점에서 소화시킬 수 없는 불순물이 바로 그 지식의 관점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리, ‘인간의 이유’인 것”이라는 임지훈의 해설이 가리키듯, 어려운 길을 택함으로써 “변하지 않는 본질을 찾”(「인류애」)아 골몰하고 실패를 거듭하며 나름의 믿음에 도달한다. 그러니 이갑수의 소설 공식에 따르면 그 무엇이 인류의 미래를 덮치더라도 걱정할 것 없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우주 시점」)
저자

이갑수

1983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1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소설집『편협의완성』,『첨벙』등이있다.앤솔러지『식스센스』에참여했다.

목차

외계문학걸작선
이해학개론
수문장
시간의문법
달인
대통령의검술선생
영구적팽창으로부터의부드러운탈출
우주시점
인류애

해설│성실한인간들의‘짠한’분투기·임지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외계로구축된소설바깥의현실
시공간을넘나드는사랑에대한고찰

한가지확실한것은나처럼평범한사람은타임루프에갇혀도놀라거나당황하지않는다는것이다.이유는간단하다.이런종류의텍스트를많이알고있으니까.그레고리잠자는벌레가되었을때무기력하게당했지만,이미카프카의『변신』을읽은사람은갑자기벌레가되어도아버지가던진사과에맞지않는다.
―「시간의문법」중에서

“수요일오후2시까지8층으로오시면됩니다.”반복되는일주일에갇힌주인공‘나’는두어번의시간순환끝에“아!식상해”하고중얼거린다.‘나’의타임루프를접한가족들의반응역시크게다르지않다.“그거뭔지알아.드라마에서봤어”라고반응하는엄마와이모는급기야“열심히해봐”“힘들겠네”하며격려까지건넨다.“이번주로또번호가뭐냐?”라고묻는이모부의모습은지나치게현실적이어서웃음을자아낸다(「시간의문법」).그런가하면“이나라에는이제지식인이없”느냐는질문에“네이버”에있다고덤덤히말하는어린이대공원의수문장로봇이있으며(「수문장」),지구멸망을예감하고앞서회사를떠난재봉사들처럼“스티븐호킹이죽었어.그래서……”라고전화로어렵사리퇴사결심을털어놓는‘나’에게“올때쿠킹호일좀사”오라는아내가있다(「영구적팽창으로부터의부드러운탈출」.“이갑수의소설세계에서맞닥뜨리게되는실소는,독자가독자로서의역할―읽는행위―을진지하게이행하는그찰나를노린일격과같다.때때로과연이것이소설일까?하는의심마저불러일으킬만큼,인물을둘러싼현실은허구fiction와사실fact정보가뒤섞인채촘촘한결을유지한다.

소설에서인물의행동에관한‘당위’는심리가노출되기에앞서앞뒤맥락이충분히설명될때에성립된다.여러장치를통해소설바깥의독자로하여금‘나라면?’이라는가정을수시로일깨우는것또한효과적일테다.당위는공감과맞닿아있으므로.반면이갑수의소설속주인공들은자신이처한작금의현실을별다른저항없이받아들인다.그들에게는‘나아닌다른사람’의생각에대한관심은물론이거니와,이미벌어졌거나훗날펼쳐질,과거나미래에관한가정이없기에결연하다.“그렇게모든것이당위적이진않아.그냥하고싶은것도있어.이유를잘모르지만한사람을사랑하기도하고.”(「이해학개론」)그자체로소설의시작점이될수있는사건을가볍게무시하며―현실에지친우리가흔히그러하듯―내일을향해나아간다.“평범한사람은타임루프에갇혀도놀라거나당황하지않”는다는‘나’의말은듣기에퍽놀랍다.그것이야말로소설바깥에서현실을겪으며삶을‘읽는자(독자)’의깊은동조를이끌어내는고찰이므로.
이렇듯허구의기능에기댄전통적인소설의화법과간극을드러내는방식으로,이갑수의소설은독특한공감의지평을연다.눈앞에벌어진당혹스러운상황을받아들이며,어떤식으로든자율적으로,주체적으로헤쳐나가는,주어진대로살아갈수밖에없는삶.어쩌면그것이인간삶의‘진짜’모습일지모른다고이갑수의소설은말하는듯하다.

어떤의미에서그것은하나의성공이다.그실패로인해외계의범위가확장되었기때문이다.세계의크기와형태는인식하는주체에따라서바뀌는것이다.당대의사람들이인식하는것만큼이세계다.
―「외계문학걸작선」중에서

이성과합리성너머온기를간직한
포스트휴먼의얼굴

하지만사실새로운이야기같은것은없고,결국에는어떻게쓸것인가를
고민하는수밖에없는것같습니다.소설은논리적구조물이고,그게유기적으로짜여진거라면거기에서어떤원리를찾을수도있을겁니다.
―『채널예스』7문7답작가인터뷰(2021.10.28.)에서

‘인간이무엇이냐’는현대사회의질문은자연스레첨단과학기술의그늘아래‘소설의역할은무엇이냐’하는문학적고민으로이어진다.이갑수의소설은매우산뜻한방식으로그에대한힌트를드러낸다.가령,「수문장」에서어린이대공원의수문장로봇은누구보다성실하고원칙을준수하는모범(대체)인력이다.한때인간이었던그는놀이공원의안전을철저하게관리하며합리적인결정을내린다.그러나어린이날에펼쳐진테러현장에서그가내린판단은‘오류’에가깝다.“어린이는우리의희망이다”라는문장이씌어진발판을달고있는소파방정환의동상은3억이넘는코끼리와비교되지않을만큼값싼‘물건’임에도,수문장은“(방정환)선생이아니라(어린이를공격하며주차장에서날뛰는)코끼리를고통에서해방시켜주기로”결심하고칼을휘두른다.여전히수문장의정신을지배하는것은자본에따른가치가아닌,‘존재의의미’임을증명이라도하듯.「우주시점」에서외계인이천만명을제외한인류를무작정죽이기로한시점에,‘나’는아버지와안전한자리를운좋게확보하고남은태호형을염려한다.“아직꿈을포기하지않았”고“누가물으면망설임없이우주에가고싶다고”말하는태호형을보며부러움을느끼고오랜시간동경을품었지만정작미래에목숨이보장된것은‘나’이다.그러나어처구니없을만치절망적인현실을마주하는동안에도곁을지키며“컴퓨터의랜덤추첨에서태호형이뽑힐가능성”을점쳐보며희망을버리지않는다.

이처럼이갑수의세계에서는,이야기의물꼬마다이정표처럼세워둔물리학이론과수학공식을걷어낸즉시인간사의드라마―숱한의혹과갈등에도불구하고매순간의미를부여하며행복을갈구하는얼굴들―가또렷이보인다.그들은불가해한현실에쉽게압도되지않고,쉽게긍정하거나부정하지않는다.“특정한지식의관점에서소화시킬수없는불순물이바로그지식의관점에서그토록찾아헤매던진리,‘인간의이유’인것”이라는임지훈의해설이가리키듯,어려운길을택함으로써“변하지않는본질을찾”(「인류애」)아골몰하고실패를거듭하며나름의믿음에도달한다.그러니이갑수의소설공식에따르면그무엇이인류의미래를덮치더라도걱정할것없다.“우린답을찾을것이다.늘그랬듯이.”(「우주시점」)

책속에서

―눈앞에서아버지가죽는모습을봤으니충격이컸을겁니다.
의사가말했다.아주틀린말은아니었다.나는분명커다란충격을받았다.생명,삶,죽음에서어떤패턴을발견했기때문이었다.그것은음악과유사했다.어떤리듬이세상을움직이고,또모든생명의근원에자리잡고있었다.나는생성과소멸,‘살아있다’라는것의의미……그런것들에대해서생각했다.더살아봐야알수있을거라는것이외의별다른결론을얻을수는없었다.
―엄마,나배고파요.
다시말을한순간에,나는‘나’가무엇인지깨달았다.‘나’는인칭대명사일뿐이었다.그이상도이하도아니었다.「외계문학걸작선」

다음날,하급생아이가혼자서당신을찾아온다.
―왜도와주지않았죠?아저씨때문에새로산신발을뺏겼어요.
아이가말한다.
―저,나는경찰이아닙니다만.
당신이말한다.
―그래도도와달라는신호를감지했으면도와줬어야죠.
아이가말한다.크게억울한모양이다.
난감한일이다.아이의신호는명확하지않았다.도와주면도와준대로또다른원망을들었을지도모른다.당신은여섯번이나직장을옮기면서인간에게는결정적으로한가지가결여되어있다는것을깨달았다.
일관성.
분명책임지고맡아서일하라고해놓고,며칠후에는그렇게마음대로할거면당장그만두라고소리친다.「수문장」

―말도안돼.
환상적이거나초현실적인일이벌어지면텍스트안의인물은그렇게말한다.그러나텍스트를아는사람은비현실적인가능성이라도그것이비현실적이라는이유만으로부정하지는않는다.
―그거뭔지알아.드라마에서봤어.
실제로엄마와이모는내가타임루프에갇혔다고하자그렇게말했다.그리고각각이렇게덧붙였다.
―열심히해봐.
―힘들겠구나.
그러니까내가도서관에간이유는무엇이힘든지,뭘열심히해야하는지알아보기위해서였다._「시간의문법」

―너매일게임만한다고엄마가걱정하더라.
―4차산업혁명못들어봤어?이제기계가일하고인간은노는세상이올거야.
―그래.그런세상이오면정말좋겠다.
나는아들이순진하다고생각했다.기계가일을하는세상이올지는모르지만,그런형태는아니다.기계가일하고기계의소유자들이노는그런세상이다.자기대신일할기계를소유하지못한대부분의사람들은기계로할때보다돈이덜드는일을찾아헤맬것이다._「영구적팽창으로부터의부드러운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