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나를 응시하는 너 말고 이 세상에
누가 더 낯선 시인가?”
반백 년 시력의 자장 안에서
세계의 틈을 응망하는 관찰자
과거에 새겨진 미래의 기억, 이하석 열네번째 시집 출간
누가 더 낯선 시인가?”
반백 년 시력의 자장 안에서
세계의 틈을 응망하는 관찰자
과거에 새겨진 미래의 기억, 이하석 열네번째 시집 출간
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시력 50여 년을 넘어선 시인은 그간 갈고닦은 세월만큼 담담하고 그윽한 시선으로 이 세계의 음지陰地를 응시한다. 언뜻 모순적으로 보이는 단어를 조합한 제목 “기억의 미래”에서 그간의 시 세계를 잇고 확장하는 동시에 여전히 스스로를 갱신하고자 하는 시인 이하석의 낯선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은 2015년 『연애 間』(문학과지성사)을 출간하며 ‘기억’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한 시들을 묶어낸 바 있다. 기억의 흔적을 되짚고 반추하는 시편들은 지나간 과거를 지우려 노력할수록 그 얼룩은 더 선명해지기 마련이라는 성찰을 담아낸 한편, 기억을 기록하는 이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이를 정확한 문장으로 응시하는 시인의 원숙한 내면을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8년의 세월이 흐른 2023년의 봄날, 시인은 한층 넓어진 시선과 깊어진 사유로 ‘기억의 미래’를 노래하고자 한다. 과거에 갇혀 있는 ‘기억’의 한계를 넘어 그다음의 날들을 꿈꾸고자 한다. 그것은 애정을 갖고 무언가의 과거와 현재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왜 서로 낯선 시인가? 언어여,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서 말을 비틀기만 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비시적이면서 가련한 존재인가? 다만, 봄날 저녁의 보랏빛과 붉은색, 노란색이 뒤섞인 노을이 꽃 핀 산딸나무를 물들이는 걸 있는 그대로 본다. 바람이 나무를 흔든다. 거기 앉아 지저귀는 후투티의 목청은 애틋하게 쉬어 있다.
-‘뒤표지 글’ 부분
시인은 2015년 『연애 間』(문학과지성사)을 출간하며 ‘기억’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한 시들을 묶어낸 바 있다. 기억의 흔적을 되짚고 반추하는 시편들은 지나간 과거를 지우려 노력할수록 그 얼룩은 더 선명해지기 마련이라는 성찰을 담아낸 한편, 기억을 기록하는 이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이를 정확한 문장으로 응시하는 시인의 원숙한 내면을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그로부터 8년의 세월이 흐른 2023년의 봄날, 시인은 한층 넓어진 시선과 깊어진 사유로 ‘기억의 미래’를 노래하고자 한다. 과거에 갇혀 있는 ‘기억’의 한계를 넘어 그다음의 날들을 꿈꾸고자 한다. 그것은 애정을 갖고 무언가의 과거와 현재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왜 서로 낯선 시인가? 언어여, 더 이상 어쩔 수 없어서 말을 비틀기만 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비시적이면서 가련한 존재인가? 다만, 봄날 저녁의 보랏빛과 붉은색, 노란색이 뒤섞인 노을이 꽃 핀 산딸나무를 물들이는 걸 있는 그대로 본다. 바람이 나무를 흔든다. 거기 앉아 지저귀는 후투티의 목청은 애틋하게 쉬어 있다.
-‘뒤표지 글’ 부분
기억의 미래 - 문학과지성 시인선 583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