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Vol. 1 얼음

$14.00
Description
문학과지성사 새 SF 앤솔러지 시리즈 〈SF 보다〉 상륙

더없이 놀라운 S, 끝없이 새로운 F
무한하게 펼쳐지는 S-F의 세계
독자의 환상적인 사유를 자극하는 문학과지성사의 새 기획, 〈SF 보다〉가 독자들 앞에 첫선을 보인다. 철에 따라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을 소개하는 〈소설 보다〉와 1년에 한 번 한국 시의 축제를 여는 〈시 보다〉를 펴내며 한국문학의 최전선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발 빠르게 연결해온 문학과지성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세번째 ‘보다’ 시리즈이다. 작가 복거일, 듀나, 조하형, 배명훈, 김이환, 황모과 등의 책을 출간하며 한국 SF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과지성사는 이제 〈SF 보다〉를 통해 문학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나가고자 한다.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눈부신 상상력이 가득 담기게 될 이 시리즈는 테마와 다각도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와 여섯 편 이상의 단편소설, 장르 전반을 아우르는 크리티크로 구성되며,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1년에 두 권 출간될 예정이다.
SF 스토리텔링의 선두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 문지혁, SF를 향한 애정으로 국내외 작품들을 누구보다 꼼꼼하게 읽고 쓰는 SF 비평가 심완선이 〈SF 보다〉의 기획위원으로 함께한다. 명실상부 동시대 SF문학의 현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작가와 비평가이기에 그들이 안내할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SF 쓰기가 인간과 물질과 시공간을 둘러싼 미지의 잠재성을 실현시키는 일이라면, SF 읽기는 그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경험하는 일이다. Science, Space, Speculative, Society 등의 수많은 ‘S(story)’와 Fiction, Fantasy, Fabulation, Future 등의 다채로운 ‘F(frame)’가 열어 보이는 〈SF 보다〉의 독서 공간은 ‘낯선’ 경험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그곳에서 독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리얼리즘과 재현이라는 경로를 벗어나, 장르가 다져온 ‘바깥’의 길”(심완선)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저자

곽재식,구병모,남유하외

공학박사이자작가로,숭실사이버대학교환경안전공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2006년단편소설「토끼의아리아」가MBC<베스트극장>에서영상화된이후작가로활동하기시작했다.과학적상상력과방대한과학지식을바탕으로『곽재식과힘의용사들』,『곽재식의유령잡는화학자』,『그래서우리는달에간다』,『지구는괜찮아,우리가문제지』,『곽재식의아파트생물학』,『곽재식의세균박람회』등...

목차

문지혁하이퍼-링크hyper-link

곽재식얼어붙은이야기
구병모채빙
남유하얼음을씹다
박문영귓속의세입자
연여름차가운파수꾼
천선란운조를위한

심완선크리틱critic
―미지가사라진자리에는인간만이

출판사 서평

세계를얼렸다―상상력이열렸다!

얼음속에서얼크러지는여섯가지이야기
얼음표면에얼비치는여섯가지가능성

〈SF보다〉시리즈첫번째책의주제는‘얼음’이다.음료에들어있는아이스큐브부터비정형의빙하까지,현실세계에서자유로이꼴을달리하는얼음은문학의세계에서도다양한모습으로나타난다.문학작품속에서얼음은“낭만과추억을상징하기도하지만,동시에낯섦과공포,미스터리와언캐니를의미하기도한다”(문지혁).이토록무수한이야깃거리를품은매력적인테마가『SF보다―Vol1.얼음』에서각양각색의상상력을지닌여섯작가와만난다.

물과달리얼음에붙잡히면흐르지못한다.얼음은물질을,생명을,시간을멈춘다.영구동토의만년빙에는먼과거의대기구성정보가보존되어있다.때로는고대인의시신이,미지의바이러스가,외계의괴물이들어있다.
―심완선,크리틱「미지가사라진자리에는인간만이」부분

한국문학의좌표계에서유의미한위치를점하고있는걸출한작가들이『SF보다―Vol1.얼음』에총출동했다.번뜩이는발상을토대로꾸준하게작품을발표하고있는곽재식부터정교한필력으로폭넓은팬층을확보하고있는구병모,여러장르를오가며유연한작품세계를구축하고있는남유하,SF어워드에서두차례수상하며날카로운통찰력을인정받은박문영,제8회한낙원과학소설상등을수상하며특유의섬세한감각을펼쳐보인연여름,『천개의파랑』을통해‘한국문학의미래가될젊은작가’(예스24)로자리매김한천선란까지.여기에독자의사고를너르게확장해줄하이퍼-링크와크리틱이시작과끝에자리하여풍성함을더한다.
『SF보다―Vol1.얼음』에는“눈앞의얼음을,혹은눈앞에없는얼음을,골똘히바라보고,관찰하고,상상”(문지혁)한여섯이야기가담겨있다.‘무언가를붙잡는다’는얼음의특징처럼,『SF보다―Vol1.얼음』의이야기속얼음들은비현실을부유하는‘사변적즐거움speculativefun’을붙잡아현실공간에데려다놓는다.또한이얼음들은독자의시선역시매혹적으로붙들며,그시선너머로찬란하게반짝이는가능성을보여준다.

곽재식「얼어붙은이야기」
“나는내가누구인지알고,이게다무슨짓인지도정확히안다.”

「얼어붙은이야기」는제목대로‘얼어붙어있는’소설이다.이야기는“이미다꽁꽁얼어붙어움직이지못하는명태나오징어처럼고정”된채진행되고,‘나’는“거기에맞춰따라가면서그대로그모든사연을밝”힐뿐이다.그러나“아이스크림회사일”에대해털어놓는‘나’의서술을좇아가는독자의마음만큼은속절없이흔들리게되리라.

구병모「채빙」
“나에게손이있다면,마지막일게틀림없는,
그가나를향해간절하게뻗어올리는저손을마주잡아줄텐데.”

‘나’는‘사한司寒’으로도‘현명玄冥’으로도‘생존자’로도불리지만,이중그어느것도진짜이름은아니다.이름을모른다는것은곧자기자신을모른다는것.그런‘나’를“자신의안전과영화를위탁하려는”목적없이호명하는한사람이있다.그저‘당신’이라고,존재자체를불러내는그목소리만이‘나’로하여금스스로를감각하게한다.얼음장같은‘나’의나날에흔적을남길수있는채빙꾼은오로지‘얼음새꽃’하나다.

남유하「얼음을씹다」
“죽은자를먹는것은인류가살아남기위해정한규칙이다.
다만나는,그것을따르고싶지않다.”

혹한이이어지는세상에서고인의시신은내장이빼내진채로덕장에매달렸다가장의사에의해발골포장되어유가족의배속으로들어간다.그리고‘유리아’는이규범을어기고죽은딸아이의육신을온존하려한다.유리아가견딜수없는것은역겨움일까죄책감일까.그리고이러한‘저항’의태도는언제까지지탱될수있을까.

박문영「귓속의세입자」
“해빈은재언의말을,그말을꺼냈을때재언의옆모습을떠올렸다.
조금절실했나.조금쓸쓸했나.”

“진드기를이기는최선의방법은진드기에물리지않는것”이지만,사람사이의지긋지긋함을이기는최선의방법이고립은아닐것이다.시끄럽고뜨겁고성가실지언정사람은사람과어울려야살아갈수있고,“조화와균형”을맞추고싶어하면서도“주변을다더럽히고망치는게인간”이다.「귓속의세입자」는이‘모순’에대한소설이다.

연여름「차가운파수꾼」
“친구란그런것일지도모른다.
각자제안위만지키기급급한때예민한관찰력을기울이게하는.”

「차가운파수꾼」의‘노이’와‘이제트’는틀림없는‘친구’관계다.“친구라고부를용기가없”다는그마음마저우정이기때문이다.누군가에게마음을쓰고살피는일이란결국누군가를지키는일이므로,그들은각자가서로의파수꾼이기도하다.파수꾼의우정은“타는듯쓰라리”는더위도“몸이안남아날”추위도꺾을수없다.

천선란「운조를위한」
“어떤것이든상관없으니,운조는이곳에머물고싶었다.오래도록.”

소설속에서“죽음의감각”은‘운조’의손에는물론삶전반에도스며있다.몸통이투명한‘로타’를만나기전,“방향을마음껏틀어도될정도로단단한안전망”이없는운조의일상은마치지겨운숙명같았다.그렇기에이제운조는로타의곁을떠나서는살수없다.“진짜세상을본이상이곳에서생의감각을찾긴힘들”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