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우리 소풍 간다 (백민석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백민석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우리 시대 가장 젊은 고전의 탄생!

충실한 원본 검증, 세련된 장정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한국 현대문학 명작 시리즈
시대가 원하는 한국 현대소설 시리즈 〈문지클래식〉. 문학과지성사에서 간행한 도서 중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작품’들로 구성된 〈문지클래식〉은 ‘고전classic’의 사전적 정의에 충실한 동시에 현세대가 읽고도 그 깊이와 모던함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시리즈이다. 한국전쟁 이후 사회의 모순과 폭력을 글로써 치열하게 살아내며, 한편으로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인류사적 과제를 놀라운 감각으로 그려낸 한국문학사의 문제작들이 한데 모였다. 의미적 측면에서도 대중적으로도 폭넓게 사랑받으며 지금까지 중쇄를 거듭해온 문학과지성사의 수작들로, 그간 우리 문학 토양을 단단하고 풍요롭게 다져온 작품들이다. 현대적 가치를 새롭게 새기고 젊은 독자들과 시간의 벽을 넘어 소통해낼 준비를 마친 〈문지클래식〉이 앞으로 우리 사회 가장 깊은 곳에 마르지 않는 언어의 샘을 마련하리라 기대해본다.
저자

백민석

1971년서울에서태어나1995년『문학과사회』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16믿거나말거나박물지』『장원의심부름꾼소년』『혀끝의남자』『수림』,장편소설『헤이,우리소풍간다』『내가사랑한캔디』『불쌍한꼬마한스』『목화밭엽기전』『러셔』『죽은올빼미농장』『공포의세기』『교양과광기의일기』『해피아포칼립스!』『버스킹!』『플라스틱맨』,산문집『리플릿』『아바나의시민들』『헤밍웨이:20세기최초의코즈모폴리턴작가』『러시아의시민들』『이해할수없는아름다움』『과거는어째서자꾸돌아오는가』가있다.

목차

산책하는사람들
장화신은토끼
앰뷸런스가온다
고아들의노래
태생들
꿈,퐁텐블로
잊힌만화의주인공들을위해
물댄동산
슈퍼아빠슈퍼엄마
저택(低宅)

해설/그것이온다_김형중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의어린시절이란다그렇게
참혹하고추악하고끔찍한것들이어야만했을까?”

폭력으로훼손되고환상으로기워진
우리모두의1980년

“여전히분노자본을간직한몇되지않는현직작가”(김형중)로서특유의파괴적인작품세계를직조해온백민석의장편소설『헤이,우리소풍간다』가아홉번째〈문지클래식〉으로출간되었다.1995년에초판발행된『헤이,우리소풍간다』는작가의첫소설로,『내가사랑한캔디』에서『플라스틱맨』등으로이어지는이후작품들의뿌리가되었다.발표당시“썩은세상에대한속임없는드러냄과현란한젊은문체,발랄한감수성”으로주목받았던『헤이,우리소풍간다』는실험적인형식과그로테스크한이미지를통해사회의폭력이개인의영혼에어떻게끼어드는지여과없이보여줌으로써“우리전래의문학적풍속을일거에일그러뜨”(김병익)렸으며,2021년KBS와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공동선정한‘우리시대의소설’50편에꼽히기도했다.
『헤이,우리소풍간다』의주인공들은1980년철거촌에서어린시절을보낸다.이때‘1980’이라는구체적인숫자는“한사회,한나라구성원전체에작용하는훼손,결핍”인5ㆍ18을,철거촌이라는공간은가난과계급차별의문제를자연스럽게연상시킨다.소설속인물들은폭력적인사건이비일비재하게일어나던,부도덕과비합리로얼룩진1980년을통과하며자라나고,그기억을‘태생’처럼새긴채어른이된다.
1980년은컬러텔레비전이보급되기시작한해이기도하다.흑백화면만을접해온사람들에게화려한빛깔을뽐내는유색만화영화의등장은실로매력적이었을것이다.그러나『헤이,우리소풍간다』속인물들은컬러텔레비전이송출하는만화영화이미지에단순히매료되고빠져드는차원을넘어아예이와자신들을동일시하며,실제이름대신‘샐리’‘딱따구리’‘벅스버니’‘일곱난쟁이’‘뽀빠이’‘마이티마우스’‘집없는소년’‘손오공’등만화영화캐릭터의이름에서따온별명으로불린다.이들의삶구석구석에만화영화이미지가엉겨있다는사실은그러한허상에기대어야만할정도로암울했던당대의현실을환기한다.형형색색의만화영화이미지로구축된이들의환상은잠시놀다떠나가는놀이터라기보다는절실하게찾아낸도피처에가깝다.
그러나컬러텔레비전이펼쳐보이는세상은“브라운관안의전자총으로쏘아대는전자빔이만들어낸수많은휘점,즉빛의점들에불과한”허구다.요술봉,망토,시금치등만있으면얼마든지격랑을몰아낼수있는만화영화속주인공들과달리,현실의우리는느닷없이닥쳐오는부조리에고스란히노출될수밖에없다.결국오색찬란하게빛나는만화영화속의환상은잔인한현실에얽혀들며기괴하고무질서한환상으로다시태어난다.


아름답지도유쾌하지도않은그곳으로
헤이,우리소풍간다

21세기는언제나환함과매끄러움을추구하며부족함도흠결도없는양깔끔하게정돈되길원하고,이에오늘날의풍경은언뜻아프고구지레했던과거와영영작별을고한것처럼보인다.이때『헤이,우리소풍간다』의‘친구들’은차를몰아“씹고난껌처럼버려지고누군가의구두밑창에붙어어디론가끌려가사라져버린곳”으로,아름답지도유쾌하지도않은소풍을떠나며현재를가로지른다.난폭한차바퀴는“기름지거나고상한대상,권태롭고무의미한일상,안전강박적이고규칙강박적인평균의삶”(김형중)에균열을내시대의살갗을찢어환부를열어젖히고,이렇게다시되돌아온“망각된과거”는작가가산문집『과거는어째서자꾸돌아오는가』(문학과지성사,2021)에서말했듯“그리희극적이지도,여유롭지도않다”.생채기를매만지며우리는현재가과거로부터‘건너온’것이아니라‘흘러온’것임을새삼스레깨닫는다.
책의끝머리에서작가가밝힌대로『헤이,우리소풍간다』는“과잉의소설”이다.다만이과잉은필연적이다.부정과폭력으로과잉되어있던시절의이야기는과잉의목소리를통해서만오롯하게발화될수있기때문이다.1980년으로부터43년이지나또다시돌아온5월,“민중도리얼리즘도시민도모더니즘도그위력을잃어가던”1995년을강타했던『헤이,우리소풍간다』가지금여기의한국문학장으로다시“온다.온다.오고있다”(김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