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 - 문학과지성 시인선 리커버 한정판

그 여름의 끝 - 문학과지성 시인선 리커버 한정판

$10.97
저자

이성복

경북상주출생으로5남매중넷째로태어났다.그는어려서부터글쓰기에재능을보여초등학교시절부터여러백일장에서상을타기도했다.경기고교에입학하여당시국어교사였던시인김원호를통해글을다시쓰기시작했다.이때「창작과비평」에실린김수영의시를읽고깊은감명을받았다.1971년서울대불문과에입학하여문리대문학회에가입하여황지우,김석희,정세용,진형준등과친분을쌓았고1976...

목차

자서(自序)

느낌11
만남12
서해13
금기14
물고기15
꽃피는시절16
두개의꽃나무18
어두워지기전에119
어두워지기전에220
거리21
바다22
집23
산24
앞산25
산길126
산길227
산길328
산길429
산길530
숲속에서31
숲132
숲233
숲334
나무135
나무236
나무337
강138
강239
강340
물가에서41
물건너기142
물건너기243
절벽44
아주흐린날의기억45
혹46
손47
고양이48
기차49
당신50
아이51
소녀들52
어머니153
어머니254
섬55
별56
벽57
역전(驛傳)158
역전(驛傳)259
역전(驛傳)360
야생화61
낮은노래162
낮은노래263
낮은노래364
비단길165
비단길266
비단길367
비단길468
비단길569
그대가까이170
그대가까이271
그대가까이372
그대가까이473
그대가까이574
강가에서175
강가에서276
강가에서377
병든이후78
슬픔79
사슬80
노을81
새82
발83
기다림84
울음85
사막86
문신87
앞날88
거울89
노래190
노래291
운명92
비193
비294
눈물95
이별196
이별297
길198
길299
애가1100
애가2101
붉은돌102
비린내103
바람이지나간길104
숨길수없는노래1105
숨길수없는노래2106
숨길수없는노래3107
숨길수없는노래4108
입술109
늘푸른노래110
샘가에서111
편지1112
편지2113
편지3114
편지4115
편집5116
그여름의끝117

해설|‘길’위에서의사랑노래·박철화118

출판사 서평

헤어짐과만남을반복하는길위에서
대칭과역설로일깨우는삶의비밀들

고통과사랑의통과제의가남긴‘숨길수없는노래’

저마다절망과서러움으로점철된세파(世波)속우리에게매고비뜨겁게읽혀온‘이성복의시’는어떤의미일까.누구는“아픔은‘살아있음’의징조이며,우리가이세상에서자신을속이지않고얻을수있는하나의진실은우리가지금‘아프다’는사실이다.망각은삶의죽음이고,아픔은죽음의삶이다”(『뒹구는돌은언제잠깨는가』,1980)라는그에게서위로받았을것이다.누구는“사랑의의무는사랑의소실에다름아니며,사랑의습관은사랑의모독일테지요.내가당신을떠남으로써만……당신을사랑합니다”(『남해금산』,1986)라는고백에희열로뒤척이는나날이었을것이다.
어떤이는생에밀착한명료하고강렬한그의시적진술들로(『호랑가시나무의기억』,1993)형용할수없는감각의깊이를맛보았을테고,또어떤이는극도로감정을절제하고사물의부피를그대로옮겨온듯한정확한언어를짚어내는시들로(『아,입이없는것들』,2003)남루한생이일순아름답게탈바꿈하는비밀한순간들을목도했을것이다.어쩌면외국어로접한수십편의시적단상들(『달의이마에는물결무늬자국』(2003;2012)을읽어내며자신의독서이력과삶의허기가함께했던시간을포개어보기도했을것이다.그러하다“이곳에와서(來),같아지려하다가(如),슬픔을보고(哀),맞서대들다가(反),많은일을겪고(多),비단처럼펼쳐지고야마는것(羅)”(『래여애반다라』,2013)이라말하는그에게서그누구도생(生)-사(死)-성(性)-식(食)의기록에서예외일수없음을,그리하여생의불가능성을거듭되씹는운명의수레바퀴를굴리고있는자신의모습을떠올리는이역시숱할것이다.

이렇듯생의매순간,바라봄만으로위안을전하는,실존의고뇌와감각의깊이로처연하게빛나는숱한시를노래한이성복의시-숲에서『그여름의끝』(초판1990)은그의세번째시집이다.“치욕의시적변용”에서지난한“사랑과타자”에대한고민을거쳐시와문학과생의문에닿는궁극의열쇳말을찾아흔들리는‘이성복의풍경’에서중허리에해당하는이시집은서시「느낌」에서시집에표제를내어준「그여름의끝」까지시총106편이묶여있다.사랑이라는말과타인이라는말을거듭옮기면서한없이되살아나고다시한없이되살아내는,내가맺는세계의깊이와넓이가가뭇없이확장해가는그경이를온전히누릴수있는고전중의고전이겠다.

뒤표지시인의산문

오랫동안나는슬픔에대해생각해왔다.유독왜슬픔만이세상끝까지뻗쳐있는지이해할수없었다.기쁨뒤에슬픔이오는것은그렇다하더라도,어째서슬픔뒤에다시슬픔이남는지납득할수없었다.슬픔은범속한나뿐만아니라,세상이치에대해두루통해있는성인들까지도넘을수없는벽으로생각되었다.그러던어느날젊은스승을만나게되었다.그는나에게말했다.성인의슬픔은온통슬픔전체일뿐,다른무엇의대대(對待)가되는것이아니라고.슬픔뿐만아니라,기쁨에도본래짝지을것이없다고.하늘이천둥번개를친다음노하는것을보았느냐고.언제시체가슬퍼하는것을본적이있더냐고!나는입을다물었다.여지껏넘을수없는벽으로생각되었던슬픔은한장의덮개그림처럼떨어져내렸다.벽도,덮개그림도허깨비일뿐이며,그것들이비록양파껍질처럼거죽이면서동시에속이된다할지라도허깨비이상은아닐것이다.그러나허깨비가온통허깨비전체라면,허깨비아닌실체가따로있겠는가.

시인의말

세번째시집을엮으면서역시나는내그릇을크게벗어나지못했다는느낌이든다.이제내게주어진일은남은시간동안불과몇밀리라도비좁은그릇을넓혀가는것이리라.애초에그것이불가능한일이라하더라도,최소한내잘못은아닐것이다.마음속의스승들께부끄러운책을바친다.

1990년5월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