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 현대의 지성 94

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 현대의 지성 94

$22.00
Description
역사학의 새로운 차원을 연 기념비적 연구서
『고양이 대학살』 27년 만의 개정판!
1730년대 파리 한 인쇄소의 견습공들은 인근의 고양이 수십 마리를 잡아 모의 재판에 회부한 뒤 교수형에 처했다. 나중에 그들은 이 일을 스무 번도 넘게 팬터마임으로 재연하면서 그때마다 통쾌한 웃음에 젖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도 즐겁게 만들었는가? 「빨간 모자」의 18세기 판본은 왜 늑대가 아이를 잡아먹는 것으로 끝나는가? 익명의 한 몽펠리에 시민은 자기 고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기록으로 남기면서 무슨 생각을 했던가?
이 책은 농민들의 민담, 인쇄공들에게 전승되던 이야기, 도시 안내서, 경찰의 보고서, 『백과전서』 서문, 서적 주문서 등 많은 사람들이 읽기는 했지만 사료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던 것들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캐냄으로써 우리가 ‘계몽주의’라고 부르고 싶어 하는 시대 속의 사고방식을 탐구한다. 이 같은 역사 서술은 종래와는 달리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실행하며 역사학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것이었다.

『고양이 대학살』은 오늘날 책의 역사가로 잘 알려진 문화사학자 로버트 단턴의 대표작으로 문화사 분야에서 가장 손꼽히는 현대적 고전이다. 처음 1984년에 출간된 이 책은 농민들의 민담 분석에서부터 한 독자가 서적상과 주고받은 일련의 편지 분석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사료와 기록들을 두껍게 읽는 과정을 통해 18세기 중엽 프랑스 민중의 삶과 생각을 복원해낸다. 이와 같은 단턴의 역사 방법론은 그간의 계량적 역사를 넘어 질적 역사로 진입하는 역사학 연구의 새로운 길을 활짝 열어젖힌 사건이었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1996년에 처음 번역되어 소개된 이래로 역사학도의 필독서로 자리 잡으며 꾸준히 다루어졌고, 학문적 중요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극찬을 받는 동시에 역사 서술 방법론에 관한 여러 논쟁을 야기한 바 있다. 이제 근 27년 만에 한국어 문장을 전면적으로 다듬고 책에 실린 일부 도판도 좀더 선명한 컷으로 교체해 넣었으며, 단턴이 2000년대 중반에 썼던 개정판 서문도 추가해 기존보다 좀더 산뜻한 표지로 새롭게 선보이게 되었다. 2023년 국제도서전에서 〈다시, 이 책〉 10종 중 하나로 선정되어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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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버트단턴

1939년미국뉴욕출생.1954년부터필립스아카데미와하버드대학에서공부하고,1960년부터1964년까지옥스퍼드대학에유학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1964년부터1년동안「뉴욕타임스」기자로근무한뒤,1965년부터하버드대학에서교수생활을시작했다.1968년부터프린스턴대학에서유럽사교수로재직하고있는그는수많은저서와논문,왕성한학회활동과학술지편집으로국제적인명성을얻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널리읽힌『고양이대학살』은11개국에서번역되었으며,특히1996년에미국비평가협회상을받은『책과혁명』은5개국에서번역되었다.‘책의역사가’로서확고한위치를차지하고있는그는2000년미국역사학회장에취임하면서「초기정보화사회」(AnEarlyInformationSociety)라는명강연을하기도했다.다른저서로는『앙시앵레짐시대의문학적지하세계』,『조지워싱턴의틀니』,『로버트단턴의문화사읽기』,『시인을체포하라』,『책과혁명』등이있다.

목차

옮긴이서문
개정판서문
서론

1농민들은이야기한다:마더구스이야기의의미
[부록]이야기의변형
2노동자들은폭동한다:생세브랭가의고양이대학살
[부록]고양이학살에대한콩타의설명
3한부르주아는자신의세계에질서를부여한다:텍스트로서의도시
[부록]지역사회의혼합된신분
4한경찰수사관은명부를분류한다:문필공화국의해부
[부록]세개의이야기
5철학자들은지식의나무를다듬는다:『백과전서』의인식론적전략
[부록]지식의나무세그루
6독자들은루소에반응한다:낭만적감수성만들기
[부록]랑송의서적주문서,1775~85년

결론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책의역사가로버트단턴이들려주는매혹적인18세기프랑스문화사
농민,노동자,부르주아에서검열관,지식인,독자까지
전사회계층을아우르며당대의정신세계를포착해내다

이책은총6장으로이루어져있는데,18세기여러사회계층을아우르며당대인들의일상적삶과정신세계를입체적으로읽어내고자시도한다.농민,노동자,부르주아에서검열관,지식인,독자까지,이책은사람들이어떻게살았는가뿐아니라어떻게생각했는가의차원을아우르는데이책의이야기방식은인류학자의현장조사작업과같은면밀한탐구에서단턴특유의명석한분석과통찰을오가며두껍게읽기의모범을잘보여준다.

제1장의농민들의민담과제2장의직공들의이야기는도시와농촌모두에서밑바닥층의삶이얼마나고달팠던가를말해준다.민담이나‘복사’(카피)는어떻게혁명까지이르지는않으면서도‘작은사람들’이‘큰사람들’에대해저항할수있는방편을제공했는지보여준다는공통점이있다.제3장의부르주아는노동자들의저항을반대방향에서바라본다.부르주아는귀족층에편입하려는자신의욕망에는관대하면서노동자들이자신들의영역으로침투하려는것에대해서는위협을느끼고경계했다.그러한부르주아의모습에서제2장의노동자들이부르주아에대해느꼈을반감을다시한번확인하게된다.제4장의주인공인경찰수사관은서적과저자들을감시하는일을했는데이들의목표는종교와왕정에해가되는요소들을제거함으로써왕국을지탱시키는데있었다.그러나그가관찰했던세계는아직명확한정체를파악할수없는지식인의세계였다.경찰수사관은‘지식인’이라는단어에대한개념도정의도지니지않고있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감시할필요가있는한계층으로서그들이서서히등장하는것을감지하고있었다.제5장에서는지식인들스스로가인식했던자신들의사명감과역할에대해『백과전서』의서문과‘지식의나무’에대한분석을통해설명한다.제6장에서는한시민이남겼던서적주문서의분석을통해독자들이루소에대해반응하던방식을설명한다.제5장이이른바텍스트분석을통해텍스트의저자가생산하고자하는의미의통일성을찾으려고시도했다면,제6장은그텍스트를독자들이읽었던방식을추적해그의미가어떤방식으로다양하게소비되었는지보이려한다.이렇듯여섯편의논문들은독립적이면서도서로유기적인관련을맺으며18세기프랑스,특히혁명전야의프랑스의풍경에대한구체적인상을제시한다.

어떻게역사가는글로된아무런기록도남기지않은
이들의정신활동을포착할수있을것인가?

단턴이시도했던새로운종류의역사학은,보다많은것들을사료로채택했고그간보이지않던영역에놓여있던것들을드러냄으로써역사학의지평을넓혔다고평가받는다.하지만그러한사실만으로이책이역사학의필독서로꼽히며일반독자들에게까지베스트셀러로자리잡게된사실을설명할수는없다.

이책이중요한이유는우선‘밑으로부터의역사’를실행했다는점에기인한다.단턴은「빨간모자」나「장화신은고양이」처럼사람들이흔히접해왔지만지나쳤던농민들의이야기에주목함으로써그들의삶을복원시켰다.오늘날민담을읽으면서문학적비유나과장이라고생각했던부분들이사실은농민들의실제삶에뿌리를두고있다는사실을밝힘으로써단턴은민담에숨어있던역사적차원을되살려냈다.또한단턴은민속학과인류학을이용하고담론분석에서사용되는방법을적용시킴으로써농민들의민담,인쇄공들에게전승되던이야기,도시안내서,경찰보고서,『백과전서』의서문,서적주문서등사료로서의가치가의심스럽게여겨지던자료속에숨어있던의미를캐냈다.우리에게가장낯설게보이는텍스트를우리와는다른세계로들어가는창구로삼아,그것이지니는상징적이고사회적인의미를끄집어낸것이다.

다음으로이책이지니는중요성은문화해석에새로운방향을제시했다는점에서나온다.단턴은문화가위에서아래로흐를뿐만아니라아래에서위로영향을미치기도한다는것을논증했다.동시에그는농민이나직공의이야기와『백과전서』에대한논의를한책안에서다룸으로써‘고급’문화와‘하급’문화라는범주적구분의의미를희석시켰다.마지막으로이책이지닌또다른가치는누구나흥미진진하게읽을수있다는사실에서나온다.『고양이대학살』은새로운이론을도입하고엄정한사료고증의과정을거쳐학문적으로중요한쟁점을제기하면서도동시에재미있는역사책이쓰일수있다는고무적인사실을확인시켜주었다는점에서더더욱의미가깊다.그흥미로운세계속으로감히독자여러분들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