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숙명 : 홍정선 유고비평집

비평의 숙명 : 홍정선 유고비평집

$26.00
Description
‘온몸’으로 문학과 합동해온
문학평론가 홍정선(1953~2022) 유고비평집
탁월한 통찰력과 인문학적인 시선을 바탕으로 일평생 문학적 실천에 주력한 문학평론가 홍정선(1953~2022)의 1주기를 맞아 유고비평집 『비평의 숙명』이 출간되었다. 홍정선 선생이 생전에 준비하던 비평집 원고와 사후에 새로 발견된 글들을 모아 엮은 이 책은, 발표 이후에도 자신이 쓴 글들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한편 원고에 대해 명확하게 말을 남기지 않았던 고인의 작업 방식을 고려하여 이본(異本)이 많은 경우 가장 나중에 수정한 원고를 최종본으로 삼았고 두 개의 글을 합성한 경우 이를 완성본으로 간주하였다. 또 세미나나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것보다는 ‘글’로서 출판된 것을 우선으로 하였다.
홍정선은 『역사적 삶과 비평』(1986) 『인문학으로서의 문학』(2008) 등 유의미한 저서를 남긴 성실한 문학평론가였고, 대학 교정에서 후학 양성에 힘쓴 학자였으며, 중국의 문인ㆍ학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굉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한ㆍ중 문학 교류의 선구자였다. 또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사를 지내고, 별세하기 직전까지 이청준기념사업회와 팔봉비평문학상 운영에 관여하는 등 글 외의 차원에서도 문학에 헌신하였다. 그야말로 삶의 모든 면이 “문학과의 ‘온몸’의 합동”(문학평론가 정과리)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홍정선의 비평을 읽는 일이 그의 생애를 추모하는 일과 맞닿아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저자

홍정선

1953년예천출생으로,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1982년〈문학의시대〉를창간하면서비평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역사적삶과비평』(1986)『신열하일기』(1993)『카프와북한문학』(2008)『프로메테우스의세월』(2008)등이있으며대한민국문학상(신인상)소천비평문학상,현대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을펴내며
일하는기쁨의비평적변용|정과리

1부
일상적삶의변화와시읽기의어려움
동아세아적전통과진정한근대인의길―이상의경우를중심으로
봄을노래한시와인문주의적시읽기―이상화와김영랑읽기
민족의시원을향한시인의눈길―백석의시
윤동주문학과초월적상상력의기반에대하여
아,청마!그의지와사랑의열렬함이여!

2부
시,상처를다스리는신음소리―정일근의『기다린다는것에대하여』
몸과더불어사는기쁨―황동규의『사는기쁨』
‘나’라는이상함,혹은불편하게살아가기―김경미의『밤의입국심사』
상흔의세월과홀로당당해지려는의지―류근의『어떻게든이별』

3부
시대에대한통찰과내면세계의확장―염상섭의「만세전」과『삼대』읽기
이청준문학의근원을찾아서―소설의원형,원형의소설형식에대한고찰
유년기의한스러움과고향으로가는힘든여정―이청준의경우
역사에대한회의와‘기록’으로서의소설―이병주의경우
소설가의성숙과주인공의성장―김원일의『늘푸른소나무』
낯설고위험한소설앞에서―박상우의『비밀문장』

4부
비평의숙명으로서의작품읽기
문학교과서와친일문제,그해결점을찾아서
해방기시문학연구에나타난문제점과향후의과제
청마유치환을향한친일의혹,그문제점에대하여

5부
중국에서의한국문학번역출판의현황과문제점
번역의이상과현실
한국문학과외국문학의관계―과거,현재,미래
한,중문화의이질성과동질성에대하여―비교연구를위한몇가지단상

홍정선(洪廷善)연보
수록글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순수한기쁨의비평으로그러모은
문학적생애의궤적들

『비평의숙명』의책임편집은홍정선과문학적,인간적으로연이깊은문학평론가정과리가맡았다.정과리는홍정선의작고후“마지막친구를잃었다는생각이처절한실감이되어”“가슴이뜯겨져나가는듯한통증을느”끼면서도,“나에게는이제그를냉정하게복기하는일만남았다.그것만이우리의우정의의미를밝혀줄것”(「정선형,이건애도가아니라곡성이구려」,『문학과사회』2022년겨울호)이라고이야기한바있다.이에그는단순히유고를모으고정리하는데에서나아가,책머리의글「일하는기쁨의비평적변용」을통해문우(文友)로서고인의발자취를돌이켜본다.

정과리는「일하는기쁨의비평적변용」에서홍정선의삶의세목을전반적인생애,사회적경력,문학평론가로서의이력,문학사업가로서의경력,문학교류매개자로서의활약까지,크게다섯가지의운동궤적으로나누어꼼꼼하게톺아보며,홍정선을이토록치열하게움직이도록이끈동력으로‘순수한일의기쁨’에주목한다.홍정선의행보곳곳에서엿보인순진무구한진심에대해증언하며그가문학인으로서남긴활약은곧“‘스스로합목적적인’행위,아니차라리‘무목적적인’자세”였다고평한다.그리고이러한특유의문학관이그의비평세계로어떻게녹아들었는지짚음으로써홍정선의인생궤도들이그리는타원의중심에놓여있는것은바로비평임을환기한다.그렇게고인의순수함과닮은맑은우정의마음으로,또고인의진중함과닮은웅숭깊은문인의마음으로,“홍정선의비평세계를총체적으로조명할날을위해”“제주(祭酒)한잔”을바친다.

“다시작품으로돌아가자”
비평의숙명,숙명의비평

비평의출발점은,너무나당연한말이지만,성실하고부지런한작품읽기이다.비평은동시대의독자들로하여금작품에대해더명백하게이해할수있도록만들어줄책임이있으며,자기행위의가치와의미를동시대의작품속에서입증해야할의무가있다.그책임과의무를다하기위해비평가는작품을성실하고부지런하게읽어야한다.그리고어떤작품에대해공감의시각이나비판의시각을드러내기전에먼저냉혹하고잔인한눈길로작품을뚫어보는태도를가져야한다.
_「비평의숙명으로서의작품읽기」

홍정선은그누구보다비평의역할과소명을잘이해하고이를실천한문학평론가였다.그에게있어비평이란“동시대의작품을통해자신의존재이유를발견하는장르”였고,이에지금이시대를함께살아가는작가들의작품읽기를결코게을리하지않았다.동시대문학에대한책임감을토대로치밀하게텍스트를분석하여그의미를발굴해냈으며,그와동시에너른시선으로각작품이놓여있는맥락과흐름을살폈다.비평이품고있는숙명이무엇인지깨달은이상,비평은곧그의숙명이되었으리라.그렇기에“우리는그의비평으로그의문학적인생을모을때만이그의미의진동을제대로이해할수있”(문학평론가정과리)다.

『비평의숙명』에는40년간이어진홍정선의문학적생애의깊이를가늠해볼수있는스물네편의비평이묶였다.글의차례는고인이생전에정리해놓은순서를따르되큰주제에따라총다섯개의부로나눴다.1부와2부는시인과시집에대한비평으로꾸려졌다.1부에서는현대를살아가는우리가어떻게근대시작품들에정서적으로공감할수있을지에대한고민을공유하는한편이상,이상화,김영랑,백석,윤동주,유치환문학을심도있게들여다보며,2부에서는정일근,황동규,김경미,류근등현대시인들의시세계를본격적으로탐구한다.3부를채우고있는것은소설론으로,염상섭과이청준의문학사적위치를점검하고이병주,김원일,박상우의작품들을면밀하게다룬다.4부에서는비평과연구에대한소신을밝히며해방기시문학과친일시비에대한견해를피력하고있으며,5부에서는한,중문학의현황과지향점을구술함으로써번역윤리실천과비교연구및학문교류의필요성을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