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 - 문지 스펙트럼

숄 - 문지 스펙트럼

$10.00
Description
반복되는 역사, 끝나지 않은 비극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돌아보는 인간 조건의 무게

“「숄」「로사」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게 해준다.
그것은 홀로코스트의 공포와 그로 인한 채울 수 없는 공허감이다.”
‘오헨리 상’ 최다 수상 작가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 국내 초역!

“최근 떠오른 미국 최고의 작가.”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눈부시고도 충격적! 페이지마다 슬픔과 진실이 가득하다.” _『시카고 트리뷴』
“단편과 중편이 한데 묶여 매우 가슴 아프고 아름답게 주조된 결과물이 나왔다.” _해럴드 블룸

『안네의 일기』『이것이 인간인가』『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등의 작품들과 더불어 홀로코스트 문학의 필독서이자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매김한 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오숙은 옮김)이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연일 계속되며 이들 전쟁의 비극적 참상이 지금 이 시각에도 시시각각 우리에게 전해지는 오늘, 홀로코스트라는 역사 속 참혹한 사건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비극에 닥쳐 인간의 존재 의미, 인간 조건의 무게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 책에 실린 「숄」과 「로사」는 1980년과 1983년 『뉴요커』지에 각각 발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작품 모두 최고의 단편소설에 주어지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오헨리 상을 수상(1981년과 1984년)했으며, 나중에 한 권으로 묶여 소설집 『숄』로 나오면서 각각의 울림과 무게를 더욱 증폭시켰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단편 「숄」은 엽편소설에 가까울 만큼 매우 짧지만 그만큼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특이하게도 홀로코스트를 다룬 작품임에도 ‘나치’나 ‘수용소’ 같은 단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그 대신 ‘코트에 꿰매어 단 별’이라든가 ‘아리아인’ 같은 단어에서 이 작품이 강제수용소로 향하는 행렬과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시적인 문체로 간결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묘파되고 있는 사건은 그 자체로 오래 기억되고 또 널리 회자되어야 할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뒤이어 이어지는 작품 「로사」는 「숄」의 배경이 된 시대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를 다루는 일종의 후일담으로, 「숄」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비대칭성이 오히려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요인이 된다.
「숄」에서 폴란드 출신 유대인 로사 루블린은 강제수용소 경비병이 어린 딸을 살해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30여 년 후 그녀는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호텔에서 “미친 여자이자 과거의 쓰레기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두 작품에는 ‘숄’이 있다. 그것은 굶주린 어린아이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숄, 뜻하지 않게 그 아이를 파멸시키는 숄, 나아가 마법처럼 그 아이를 되살리는 숄이다.
저자

신시아오직

CynthiaOzick(1928~)
1928년미국뉴욕의러시아계유대인집안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기독교인들에게‘예수를죽인자’라는비난을들으며돌을맞은적도있다.뉴욕대학교에서공부하고,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1971년소설집『이교도랍비와단편들ThePaganRabbiandOtherStories』로에드워드루이스월런트상을수상하며주목받기시작했다.1986년에는단편소설에주어지는리어상의최초수상자가되었고,2000년에는에세이『언쟁과곤경Quarrel&Quandary』으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수상했다.1997년에세이『명성과어리석음Fame&Folly』이퓰리처상일반논픽션부문최종후보에,2005년에는소설『베어보이TheBearBoy』가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다.이책에실린「숄」과「로사」를포함해네편의작품이단편소설에주어지는가장권위있는상인오헨리상을받았으며,특히단편「숄」은현대의고전으로손꼽힌다.『뉴욕타임스』등주요언론이현존하는미국최고의작가라는찬사를보냈으며,‘브롱크스의에밀리디킨슨’‘이시대의가장우아한문학스타일리스트’로도불린다.현재뉴욕에서살고있다.

목차


로사

옮긴이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댁의삶이없다고?”
“도둑들이빼앗아갔어요.”

작가신시아오직은유대계미국인으로유대인들의삶의경험,홀로코스트와그여파등을다룬작품과에세이,비평을발표하며크게주목받아왔다.『뉴욕타임스』등주요언론이“현존하는미국최고의작가중한명”이라찬사를보냈으며,“브롱크스의에밀리디킨슨”“이시대의가장우아한문학스타일리스트”로도불린다.특히“미국단편소설의대가”로손꼽히는데최고의단편소설에주어지는‘오헨리상’의최다수상자(총4회)이자,2000년에는에세이『언쟁과곤경』으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수상하기도했다.

특기할만한점은,홀로코스트문학의경우대체로아우슈비츠한복판에서살아남은생존자이거나유럽작가및지식인의작품이주로소개되고읽혀온데반해신시아오직은미국뉴욕에서태어나당시유럽을휩쓸었던전쟁의광기를직접겪지않았다는점이다.그러나생존자중상당수가이후미국에서생을꾸려간사실을감안하면,미국작가의증언문학역시조명하고음미해볼만한가치는충분하다할수있다.게다가「숄」을읽은어느정신과의사가이작품을작가의자전적이야기라고믿고도움을주고싶어했다는이야기는,오직의이작품이얼마나강렬하고생생한지를말해준다.창작이기록못지않은진실성과힘을가지고있음을보여주는증거로,실제로이작품은발표이후큰반향을일으켰다.

「숄」에서폴란드출신유대인로사는어린딸마그다를품에안은채열네살조카스텔라와함께수용소로끌려가는중이다.극심한배고픔으로인해몸이너무나가벼워진나머지,그들은마치공기중을떠다니듯걷고있다.잠깐이라도행렬을빠져나가는것은불가능한일이었기에로사에게는마그다를빼돌릴방도가없었다.젊은엄마로사는수용소에서딸마그다를숄로감싸숨기고근근이목숨을이어가는데,다행히아이는엄마의젖대신숄을얌전히입에문채쉼없이빨았고그덕분에울거나소리를내지않을수있었다.그러나조카스텔라가추위를이기지못해숄을가져가는바람에마그다는죽음을맞이한다.“추웠어요.”스텔라의대답이었다.

「숄」이이처럼뼛속까지추운지옥에서의이야기를그려냈다면,「로사」는온몸이튀겨질정도로뜨거운지옥(“플로리다,왜플로리다였을까?왜냐하면여기사람들은이미태양에튀겨져,그녀처럼껍데기였기때문이다”)을배경으로한다.강제수용소에서살아남은로사와스텔라는미국으로이주하지만,미국생활에적응하고새삶을살기위해애쓰는스텔라와는달리로사는도무지적응하지못한다.여전히마그다가살아있다고믿는로사는딸에게보내는편지에서스텔라의속물성을비난한다.하지만로사는미국에서의삶이조카의도움덕분에가능하다는사실을모르지않는다.과거와단절하고미국에서새로운삶을찾는스텔라와달리,로사의시간은여전히‘그’시간대에머물러있다.그녀의시간은과거,현재,미래로구분되지않는다.그녀에게시간은지금도진행중인홀로코스트의시간뿐이다.“‘그’이전은꿈이에요.‘그’이후는농담이고.오직진행중인것만있을뿐이죠.그리고그걸삶이라부르는건거짓말이에요”라는로사의말처럼,그녀의삶은송두리째도둑맞았다.

우리가지금,다시홀로코스트의역사적진실을읽고기억하고새삼돌이켜보는것은단순히피해자와가해자를동정하고비난하거나피해자에게현재의정당성을부여하기위해서가아니다.이책은우리로하여금역사의참혹한비극이한개인의삶을어떻게빼앗고망가뜨리고파괴하는지,그처절한고통을인간의차원으로보편화하면서우리가이비극의역사를진정으로반성하고극복하는길을모색하게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