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보다 Vol 2: 벽

SF 보다 Vol 2: 벽

$14.00
Description
더없이 놀라운 S, 끝없이 새로운 F
무한하게 펼쳐지는 S-F의 세계
독자의 환상적인 사유를 자극하는 특별 기획, 『SF 보다-Vol. 2 벽』이 출간되었다. 한국 SF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과지성사는 〈SF 보다〉를 통해 문학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나가고자 한다.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눈부신 상상력을 가득 담은 이 시리즈는 테마와 다각도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와 여섯 편 이상의 단편소설, 장르 전반을 아우르는 크리티크로 구성되며,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1년에 두 권 출간된다. SF 스토리텔링의 선두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 문지혁, SF를 향한 애정으로 국내외 작품들을 누구보다 꼼꼼하게 읽고 쓰는 SF 평론가 심완선이 〈SF 보다〉의 기획위원으로 함께한다.
『SF 보다-Vol. 2 벽』에는 ‘벽’을 테마로 한 듀나의 「아레나」, 아밀의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이산화의 「깡총」, 이서영의 「월담하려다 접천」, 이유리의 「무너뜨리기」, 정보라의 「무르무란」 총 6편의 단편소설이 묶였다. 또한 시작과 끝에 붙은 하이퍼-링크와 크리티크는 제재와 장르에 대한 통찰을 더함으로써 독자의 사고를 너르게 확장한다.
SF 쓰기가 인간과 물질과 시공간을 둘러싼 미지의 잠재성을 실현시키는 일이라면, SF 읽기는 그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경험하는 일이다. Science, Space, Speculative, Society 등의 수많은 ‘S(story)’와 Fiction, Fantasy, Fabulation, Future 등의 다채로운 ‘F(frame)’가 열어 보이는 〈SF 보다〉의 독서 공간에서 독자는 ‘낯선’ 경험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저자

듀나,아밀,이산화,이서영,이유리,정보라

1992년부터영화관련글과SF를쓰고있다.소설집『면세구역』『태평양횡단특급』『브로콜리평원의혈투』『두번째유모』『구부전』『그겨울,손탁호텔에서』,연작소설『제저벨』『아직은신이아니야』『우리미나리좀챙겨주세요』,중편소설『아르카디아에도나는있었다』,장편소설『민트의세계』『평형추』등이있다.2021년SF어워드장편소설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문지혁하이퍼-링크hyper-link
-넘을수없는,넘어야하는

듀나아레나
아밀넘을수없는4차원의벽
이산화깡총
이서영월담하려다접천
이유리무너뜨리기
정보라무르무란

심완선크리티크critique
-벽을둘러싸고일어나는세가지일

출판사 서평

벽을넘어밀려오는상상력의개벽!

분리되고연결되는여섯가지세계
마침내허물어지는안과밖의경계

〈SF보다〉시리즈두번째책의주제는‘벽’이다.벽은공간의둘레를막는데쓰이는건조물이며,극복하기어려운한계나관계등의단절을비유적으로이르는표현으로도사용된다.이처럼무언가를차단하고제한하는것이벽의쓰임이지만,상상의영역에서만큼은그반대의역할을수행한다.상상력은겉으로나타나지않는부분,무언가에의해가려진이면,경험해본적없는미지의일에의해자극되기때문이다.벽을마주한이는그‘너머’를궁금해하기마련이고,나아가안과밖,이쪽과저쪽,‘너’와‘나’를가름하는기준에대한의구심을갖게된다.꼬리에꼬리를무는상상과의문은역설의틈을파고들고사유의벽을넘어뜨리며새로운세계를열어젖힌다.

벽은나누고막고제한하기위해만들어진다.인류의유구한역사가이를증명하며,어쩌면앞으로도그럴것이다.
[……]그러나벽은반대의역할을하기도한다.이를테면스토리텔링이론에서영웅의여정hero’sjourney은몇단계로압축된다.그중중요한단계는영웅이현실에서비현실로넘어가는순간인데,우리는이지점을문지방threshold이라부른다.현실과비현실,일상과모험사이에는언제나(비록문지방처럼야트막할지라도)벽이세워져있고,이를넘는행위는본격적인여행의시작을의미한다.문지방너머에는새로운세계,주인공을필요로하는낯선우주가기다리고있다.
-문지혁,하이퍼-링크「넘을수없는,넘어야하는」에서

한국SF문학현장에서눈부시게활약하고있는여섯작가(듀나,아밀,이산화,이서영,이유리,정보라)가『SF보다-Vol.2벽』과만나다채로운이야기를펼친다.오랜옛날의바위벽,인공적으로세워진장벽,격리와구분을위한가상의벽,마음의벽,시공간과차원의벽등다양한형태의벽들이여섯개의특별한세계를창조한다.벽을응시하고,두드리고,부수고,마침내뛰어넘는소설속인물들은독자를또다른가능성의지평으로데려다줄것이다.
단편들과함께실린문지혁의하이퍼-링크「넘을수없는,넘어야하는」과심완선의크리티크「벽을둘러싸고벌어지는세가지일」은벽이라는제재가문학의영역에서어떤모습으로그려져왔는지이야기한다.벽으로서의벽,문으로서의벽,성으로서의벽,나아가세계로서의벽을톺아보고그안팎에서일어나는일들을되짚어봄으로써벽이환기하는분리와연결의감각을지금여기로불러온다.


듀나「아레나」
“끝나지않는프로레슬링,격투장을둘러싼보이지않는거대한벽들.우린언제까지이곳에갇혀살아야하는걸까.”

도시철도공사장의진홍색젤리지층에서시작된적사병.이로인해남한은물리적으로고립된쿼런틴상태에놓이며,적사병을일으킨프로스페로생태계는생존자일부를초능력을지닌알파히어로로만든다.알파히어로들이팀을꾸려활동하기시작하고그에따라비밀이늘어나면서진실은“수십개씩쏟아져나오는이야기속에서이렇게도저렇게도쓰일수있는재료”로전락한다.격리의장벽으로둘러싸인이땅은오락처럼전투가펼쳐지는가공과조작의‘아레나’다.


아밀「넘을수없는4차원의벽」
“모든사람의지문이다르듯모든피아니스트는저마다다른연주를한다.그당연한사실을이제야비로소깨달았다.”

다양한화음,유려한강약조절,정확한터치……손이작은피아노전공생‘나윤’에게는전부어렵기만하다.갈피를잡지못하고방황하던나윤은우연히‘차원의마녀’를만나고,이내4차원의존재가되어필요에따라손의좌우를반전하고손가락의배치를바꾸며자유롭게건반을누를수있게된다.신체적한계를넘어선나윤은콩쿠르에서우승을거머쥐고각국언론의조명을받지만,계속될듯했던탄탄대로는곧끊기고만다.나윤에게진정“넘을수없는벽이란무엇이었을까”.


이산화「깡총」
“라일리의귀는이전까지간과했던지극히사소한무언가를포착하기시작했다.돌아오지않는토끼들이깡총뛰는순간,섬광과함께어디선가반드시들려오는희미한메아리였다.”

토끼는수천킬로미터길이의울타리도,섬과바다도,황무지의장벽도뛰어넘는다.‘깡총’이라는말로형용할수있는,이사뿐하면서도힘찬도약덕에토끼의개체수는어마어마하게늘어났으며그에따라인류는초토화된농지와대기근을맞닥뜨린다.한편어떤토끼들은시간마저뛰어넘어순간의빛과‘찰박’소리만을남긴다.허공으로사라진토끼들이닿는곳이어디든,그로인해인간에게어떤일이닥치든,이는그저“오로지토끼인채끝까지깡총깡총뛰어도망쳐온결과”일뿐일것이다.


이서영「월담하려다접천」
“연경의눈에는모든현정이아름답게빛났다.현정은달렸고,춤췄고,노래했다.사랑하기도,아이를낳기도,여러가지를꿈꾸기도했다.현정의시간선하나하나에손을댈때마다그위의현정이꽃잎처럼생생했다.”

기후변화로인해모든네트워크가절멸한세상.‘연경’은운좋게도방패님의가호아래방패막이둘러쳐진서울에산다.그러나친구‘현정’은서울바깥에인터넷이남아있다는말을남긴채사라져버리고,연경은그를찾기위해두려움을무릅쓰고방패님의뜻을거스르며인터넷접속을시도한다.그렇게방패막이라고믿었던공고한벽과여러겹의차원을넘어서다하늘에까지닿아버린연경은끝없이펼쳐진수많은시간선과그속의현정들을마주한다.


이유리「무너뜨리기」
“그러던와중시원하게방귀.범선이내는뱃고동소리같은우렁찬방귀가울려퍼진것이다.심지어저녁식사시간에.
그것이뱃고동이라면분명항구를떠나는소리일거야,하고수정은생각했다.”

부부로서7년을함께지내온‘수정’과‘정진’사이에흐르는기류는사랑보다는차라리우정이나의리에가깝다.이에정진은수정에게마음의벽을쌓아올림으로써잃어버렸던감정을되찾아준다는리빌딩rebuilding프로그램을제안하고,익숙하게만느껴지던서로가“벽너머의저사람”이되면서이들의가슴은새롭게두근거리기시작한다.그동안품고있던관계에대한회의감은그렇게일단락되지만,갑작스레집으로들이닥친두괴한이또다른물음표를던진다.다시세워진마음의벽은설렘의재건일까안정의함락일까.


정보라「무르무란」
“죽은사람을쳐다보아서는안된다.검은깃털은축제행렬끝에서기괴하게몸을비틀던형체를떠올린다.양손으로배를감싼다.”

신석기시대의바위벽은후손에게세상을보여주고설명하는창구다.사냥도구를만들고사용하는법,동물의짝짓기와출산시기등을벽에기록하는일은사냥에능한사람에게만허락되며,특히임신한자의그림은사냥실력을새로운생명에게불어넣는행위로간주된다.이바위벽에그림을새길자격을얻은‘검은깃털’은어느날축제행렬끝에서거무레하고낯선무언가를발견한다.죽은자가돌아왔으니이제,무르무란을부를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