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테로토피아 - 채석장 시리즈

헤테로토피아 - 채석장 시리즈

$12.61
저자

미셸푸코

MichelFoucault(1926~1984)
1926년프랑스푸아티에에서출생했다.파리고등사범학교에입학하여1951년교수자격시험에합격했다.장이폴리트,루이알튀세르,모리스메를로-퐁티,조르주캉길렘등에게가르침을받았다.1955년부터스웨덴웁살라대학,폴란드바르샤바대학등에서강의했으며,1961년에국가박사학위를취득했다.1960년클레르몽페랑대학과1968년뱅센대학철학과교수를거쳐,1971년부터1984년까지콜레주드프랑스에서사상사교수로재직했고,1984년파리에서타계했다.현대프랑스철학을대표하는철학자중한명으로,비단철학뿐만아니라역사학,사회학,정치학,심리학,문학이론등에폭넓은영향을미쳤다.그는정상과비정상,이성과광기의경계를‘권력/지식’과‘주체화’라는문제설정속에서탐구했는데,그과정에서공간은언제나중요한사유대상가운데하나였다.특히그가1960년대중반창안한‘헤테로토피아’개념은도시공학과건축학,공간연구등에새로운인식의지평을열었다고평가받는다
지은책으로『광기의역사』(1961),『임상의학의탄생』(1963),『말과사물』(1966),『지식의고고학』(1969),『감시와처벌』(1975),『성의역사1-앎의의지』(1976),『성의역사2-쾌락의활용』(1984),『성의역사3-자기배려』(1984)등이있다.

목차

일러두기

헤테로토피아
유토피아적인몸
다른공간들
공간,지식,권력―폴래비나우와의인터뷰
해제:「헤테로토피아」―베니스,베를린,
로스앤젤레스사이어떤개념의행로_다니엘드페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장소에맞서는,절대적으로다른공간

푸코가‘헤테로토피아’라는개념을처음으로사용한것은1966년4월에출간한『말과사물』에서였다.푸코는이책의서문에서보르헤스의에세이「존윌킨스의분석적언어」에나오는“어떤중국백과사전”의기이한동물분류법(“a)황제에게속한것b)향기로운것c)길들여진것[……]m)방금단지를깬것n)멀리파리처럼보이는것”)과마주쳤을때느낀당혹감을토로하며,이부조리한‘텍스트공간’을헤테로토피아라고이름붙인다.푸코는헤테로토피아에대해“사물들이몹시상이한자리에‘머물러’있고‘놓여’있고‘배치되어’있어서,사물들을위한수용공간을찾아내거나이런저런자리들아래에서공통의장소를규명하는것이불가능”하며,언어를은밀히전복하고,말과사물을함께붙어있게하는통사법을무너뜨린다고이야기한다.그것은우리의사유가자리한불가능성,사유의한계,우리의담론아래에서사유할수없음을증언한다.

그리고같은해12월7일,푸코는한라디오채널이‘유토피아와문학’이라는주제로마련한특강시리즈에출현해『말과사물』에서는가볍게만언급했던헤테로토피아개념을다시끄집어내본격적으로논의하는데(방송당시강연제목은‘실제의유토피아,혹은“장소와다른장소”’였으나,CD와단행본으로출간되면서「헤테로토피아」로제목이바뀐다),어떤이유에서인지푸코는이용어의의미축을‘텍스트공간’으로부터‘사회공간’으로옮겨놓는다.

“온갖장소들가운데절대적으로다른”공간,“자기이외의모든장소들에맞서”그것들을중화시키고혹은정화시키기위해마련된“일종의반공간contre-espace”인헤테로토피아는다음과같은특징을갖는다.첫째,모든사회,모든문화에는헤테로토피아가존재한다.둘째,그존재방식이나작동방식은동일한것이아니라역사적으로변화한다(묘지).셋째,헤테로토피아는한장소에복수의공간을겹쳐놓을수있다(극장,페르시아정원).넷째,헤테로토피아는전통적인시간과의단절,일종의헤테로크로니아heterochronie를동반한다(박물관,휴양지).다섯째,헤테로토피아는그것을주변세계에대해고립시키는열림과닫힘의체계를갖는다(미국식모텔).즉그것은열려있는동시에닫혀있다.여섯째,헤테로토피아는나머지공간에대해이의제기의기능을수행한다.즉단단하게실존하는것으로여겨지던공간을신기루처럼보이게한다거나(사창가),확고하게질서잡힌것으로여겨져온제국의공간을뒤죽박죽인것으로보이게하는식으로(주도면밀하게계획된식민지),현실공간을‘다르게보이도록’한다.

1967년3월14일,푸코는파리건축가들의연구모임에초대를받아라디오방송강연원고를대폭수정·보완하여「다른공간들」이라는제목으로다시한번‘헤테로토피아’를논한다.그러나이를마지막으로헤테로토피아라는용어는푸코의저작에더이상나타나지않는다.「다른공간들」이푸코가타계한1984년에정식으로출판되기까지이두편의글은거의논의되지도않았을뿐아니라,(글을접할방법이많지않았기때문에)그럴수도없었다.그런데「다른공간들」이출간되자,헤테로토피아에대한아이디어는뜨거운관심을불러일으키며푸코의가장논쟁적인개념중하나로떠오른다.

푸코의‘유산된사유’가배태한역설적인생산성
사유할수있는것의바깥을사유하다!

푸코가다른저작들에서보여준논리적엄격성이나꼼꼼한사료분석을생각할때,헤테로토피아개념은모호하고논리적비약이심하며헤테로토피아의사례로제시된공간들이일관성도별쓸모도없다는비판들이적지않았다.푸코의오랜연인이자「헤테로토피아」에대한해제를쓴다니엘드페르역시푸코의이글들을(푸코가스스로의지적행보에서일종의일탈을하여벌인)‘문학적게임’에속하는글,(푸코전체저작에서)‘부차적인텍스트’라고평가하기도했다.그러나그렇다고해서이를별중요성없는것으로치부해버릴수있을까?푸코의헤테로토피아개념은그것이‘재발견’된시점부터지금까지꾸준히문학,예술,건축,도시공학,사회학등다양한분야에서논쟁적인해석을낳으면서발전을거듭해나가고있다.이원고들에담긴아이디어는,그모호하고허술한성격에도불구하고,아니어쩌면바로그덕분에새로운사유와연구를자극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그에착안한수많은연구논문,학술서,예술작품이거둔흥미로운성과들은이‘유산된사유’가배태하고있던역설적인생산성을증명한다.

이책을옮긴사회학자이상길교수는청계천과4대강이상징하는콘크리트자연공간의낯선파노라마,또한편으로는‘점거하라’는구호가울려퍼지는광장,두리반과희망버스,일상적인수다와격렬한정치토론과욕설이뒤섞이는SNS공간을헤테로토피아라는관점에서응시해볼것을제안한다.다니엘드페르는헤테로토피아의탁월한예술적구현물의예로에이즈로세상을떠난연인푸코의빈자리를떠올리게만드는,펠릭스곤잘레스-토레스의작품「무제」를든다.그리고“푸코는자신이독자들보다는이용자들을희망한다고여러번선언하지않았던가?”라고말하며여전히이개념에여러해석의가능성이열려있음을강조한다.

우리를둘러싸고있는각종사회공간의배치양상과경계,그것을낳은상상과그것이간직한합리성과가능성을가로지르는공간,한마디로공간-존재의한계를위반하는반공간.헤테로토피아는인간의욕망과충동을상상속에서채워주던유토피아가현실의중력에의해끌어당겨졌을때드러나는그균열과틈새를직시하게해준다.이를통해우리는‘바깥’공간을다시바라보게되며,여기서새로운상상,현실의지평이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