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24

소설 보다 : 봄 2024

$6.00
저자

김채원,이선진,이연지

저자:김채원

2022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저자:이선진

2020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밤의반만이라도』가있다.



저자:이연지

2023년『릿터』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김채원,「럭키클로버」
인터뷰김채원×조연정
이선진,「밤의반만이라도」
인터뷰이선진×이소
이연지,「하와이사과」
인터뷰이연지×소유정

출판사 서평

김채원,「럭키클로버」

“어둠에익숙해지자풀벌레가우는소리가들렸고,눈에보이는것이생겼지만불안한것은거의없었다.”

김채원은2022년겨울「빛가운데걷기」에이어두번째로「소설보다」에선정되었다.지난소설에서딸이죽은이후손자와홀연히남겨진‘노인’이어떻게든살아내는시간을들여다보던작가는「럭키클로버」에서도홀로남겨진청년의발걸음을좇는다.지금은사라지고없는어머니가일구던자두농장에서홀로남겨진‘자영’이보고느끼는모든감각은누군가가남겨놓고간하루를건조하고위태롭게살아가는모두에게“곧고선명한물줄기”를선물한다.

「럭키클로버」를추동하는것은자영에게자두농장을남기고사라진엄마이지만소설은그에관한구체적인이야기는들려주지않는다.대신“흰꽃이피고진자리에서동시에,한다발로태어”난“나뭇가지로된총대를”멘여덟“파수병정”이등장해당장이라도무너질듯한자영의빈곳을채우는에피소드들로가득하다.자영의뜻대로잘움직여주지도,원하는답변을명쾌하게내주지도않지만자영이어두운밤의한가운데에서“아무것도없으면어떡하지?”고민할때병정들은“없는거지”라고말하며오래도록함께걸어간다.“다그만”두고싶은마음에서구해내는그들과자영이지치지않고지체하지도않으며계속나아갈것임을소설의결말은암시한다.

“클로버병정들은소설에‘파수’병정들이라고적어두었을만큼무언가를지키는데재주가있(어야하)는인물들이에요.자영이생생하게겪고있는농장의한가운데를함께지나는친구들이자,나눠가진불행이자,자영을살게하는존재들이고요.자영을살게하려면단순히많거나적은수가아닌정확히여덟명의병정들이필요하다는점에서자영이‘살아있음’에얼마만큼노력을기울이고있는지알수있었고,그것을제가알고있다고생각했어요.”
「인터뷰김채원·조연정」에서

이선진,「밤의반만이라도」

“너도이미알고있겠지만,이담에나는내딸한테내밤을물려줄거란다.”

이선진은2020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당선당시“애틋한서술과통찰로사건과감정의완급을조절”(노대원?편혜영심사평)한다는평을받았다.당선작「무관한겨울」에서타인의고통을떠올리며자신도같은방법으로어둠을껴안던화자를인상적으로그려냈던작가는이번선정작「밤의반만이라도」에서역시다른아픔에비슷한방식으로공감한다.

소설속에는“빛조차감지하지못하는전맹인”엄마‘미수’와“한쪽눈의시력을거의잃은상태”인그의딸‘다운’,그리고그런다운을친구이상의감정으로좋아하는화자‘미숙’이있다.미수는미숙에게다운과가까이지내지않기를권한다.다른사람은“탯줄처럼밤과연결되어있다가밤에게버림받”지만자신과딸은밤이뿌리내리기를선택한존재들인데,미숙은너무환하다는이유였다.그러나소설이진행될수록시력이온전한미숙에게도비밀들로꽁꽁숨겨진내면의밤이있다는것이드러난다.이소설은빛을볼수없는삶의어느지점에서있는이에게누구나칠흑같은밤을품고있음을일깨우며위로를건넨다.

“미숙에게도‘자기만의밤’이존재해요.그건이세상의이성애규범과자신의정체성이‘하나의덩어리’로포개어지지않는것에서비롯된걸수도있고,살면서받은무수히많은상처가지우개똥처럼똘똘뭉쳐져마음한편에자리잡은것일수도있죠.그불완전한삶의면면에서기인하는‘밤’을수치스럽거나부끄러운무엇이아니라,저마다의고유한어둠으로서얼마든지삶을긍정으로비출수있는일종의‘보물’처럼그려내고싶었던것같아요.“
「인터뷰이선진·이소」에서

이연지,「하와이사과」

“아직버릴수있는데,늦지않았는데,한입베어물지않고는견딜수없던마음.”

「하와이사과」는영상연출을전공하던이연지가민음사?서울대‘라이터스쿨’을수강하며완성한그의데뷔작이다.SF의경계를넘나들며독자들에게강렬한인상을남길이소설은AI의등장으로인간의창작능력이위협받는시대적갈등을현실적으로마주하고근미래예술가들의삶을그려낸문제적인작품이다.
‘연재’와함께영화를만들며동고동락하던‘지수’의장례식장에서시작하는이소설의중심축은AI영화제작프로그램이다.원하는시나리오의방향을제시하면그럴듯하게,아니시나리오작가에게돌아갈수익보다훨씬적은금액으로양질의시나리오를얻을수있는이프로그램하나가영화학도들의꿈과현실을위협한다.이로인해대학선배‘영완’이차린회사에서함께일하던지수는자신의능력과정체성을부정당하고우정까지잃으며쫓겨나듯그들의곁을떠난다.연재도지수와다를바없는모욕을느끼며영완을곁을떠나지만,AI산업은업그레이드되어연재의삶에더깊숙이들어온다.작가는성경속하와가금기의열매를탐하듯“하와이사과”를제시하며현실과환상의세계를뒤섞는다.그끝에서‘산업적시대’로변모하는세계속서늘하게남아버린인간의이상에대한깊은성찰을발견할수있다.

“만약우리가무엇을상상하든AI가그이상의수준을뽐내는작품을만들어내고우리가결코그작품의퀄리티와설득력을인정하지않을수없게된다면세상에는AI를활용한작품들이범람하고그에대한대중의수요도커질지몰라요.어쩌면AI로만든작품들이대세가될수도있고요.하지만한편으로는그렇기때문에처음부터끝까지사람이하는창작행위자체가숭고해질거라는생각이들어요.희귀하며,가치가있어지는거죠.”
「인터뷰이연지·소유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