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의 예술 : 역사, 미학, 시학

영화, 소리의 예술 : 역사, 미학, 시학

$44.00
저자

미셸시옹

저자:미셸시옹
작곡가,음악학자,영화비평가,영화이론가.프랑스크레유에서태어났으며베르사유음악원과파리음악원에서음악교육을받았다.프랑스국영라디오텔레비전방송국ORTF내에서피에르셰페르가이끌던‘음악적탐색그룹’에참여하면서작곡가로활동하는한편,100편에이르는음악비평을발표했다.1981년부터『카이에뒤시네마』를통해영화비평을시작했다.『카이에뒤시네마』의편집위원(1982~87),파리3대학(소르본누벨)영화학과교수(1994~2012)등을역임했다.
구체음악작곡가로서「소리의수인」「성앙투안의유혹」「땅의미사」「계시」등을작곡했고,음악학자로서『피에르앙리』『낭만주의시기의교향곡:베토벤에서말러까지』『소리를내는대상들안내서』등의책을펴냈다.『카이에뒤시네마』『브레프』『포지티프』등의영화전문잡지에350편가량의영화비평을발표하고,탁월한작가감독을다룬책『자크타티』『데이비드린치』『스탠리큐브릭』『안드레이타르콥스키』등을썼다.특히소리의예술로서영화에접근하는『영화에서목소리』『영화에서소리』『오디오-비전:영화에서소리와영상』『영화에서음악』등을통해국제적인명성을획득했다.

역자:이윤영
영화학자.연세대학교커뮤니케이션대학원영화전공교수.「덧쓰기예술,몽타주,멜랑콜리:장-뤽고다르의〈영화의역사(들)〉」등의논문을썼다.옮긴책으로로베르브레송의『시네마토그라프에대한노트』,크리스마커의『환송대』,자크오몽과미셸마리의『영화작품분석의전개(1934~2019)』등이,엮고옮긴책으로『사유속의영화』가있으며,지은책으로『우리를읽은책들』(공저)등이있다.

목차


서문

1부역사
1장영화가듣지못했을때(1895~1927)
2장채플린:발성으로가는세걸음
3장발성영화의탄생인가,유성영화의탄생인가?(1927~1935)
4장비고:질료와이상
5장‘텍스트-왕’의지배(1935~1950)
6장바벨탑
7장시간이견고해지는데는시간이얼마만큼필요할까?(1950~1975)
8장감각적인것의귀환(1975~1990)
9장스피커의침묵(1990~2003)
10장〈새〉의한시퀀스를중심으로:덧쓰기예술로서발성영화

2부미학과시학
11장타티:암소와음매소리
12장실망한,요람주변의요정들
13장분리
14장실재와그려내기
15장세가지경계
16장시청각적프레이징
17장히치콕:보기와듣기
18장열두개의귀
19장웰스:목소리와집
20장말하는기계
21장얼굴과목소리
22장타르콥스키:언어와세계
23장다섯개의권력
24장신은디스크자키다
25장오퓔스:음악,소음,말
26장빗속의눈물처럼

용어해설집
간략한참고문헌
사진설명글
옮긴이해제
찾아보기(인명)
찾아보기(영화명)

출판사 서평

움직임의기록에서시간의기록으로
영화의일대혁명,소리의문제에대한면밀한탐구

〈새〉는사실상소리로무정형의것을표현하고자하는탐색을가장멀리까지밀고간영화중하나다.(10장「〈새〉의한시퀀스를중심으로:덧쓰기예술로서발성영화」,255쪽)

책표지에쓰인이미지들은앨프리드히치콕의영화〈새〉(1963)에등장하는한시퀀스로서,이책의핵심테제중하나인‘유성영화는덧쓰기예술art-palimpseste이다’를뒷받침하는중요한예시다.‘덧쓰기예술’이란새로기입된것(유성영화)이기존의것(무성영화)을완전히대체하지않고,기존의것이남아있으면서새로기입된것과공명하는예술을뜻한다.이시퀀스를보면,학교놀이터벤치에앉아있는멜러니(티피헤드런분)뒤로정글짐이있다.이정글짐에까마귀가하나둘씩내려앉는다.영상은멜러니와정글짐을번갈아보여주는데,정글짐이까마귀떼로뒤덮인후에야멜러니는상황을알아차린다.

흥미로운점은,이시퀀스내내학교에서흘러나오는아이들의노랫소리가들려올뿐새들의날갯짓소리도,새들을보고놀란멜러니의절규도들리지않는다는것이다.그렇지만사람들은영상에서암시되는날갯짓소리와절규를,즉“유성영화에서나오지않는소리,사람들이절대로구체적으로들을수없는소리를듣는다.”이는관객이“영화가암시하는모든소리를꿈꾸고이를자기안에서”듣던무성영화시기의관람경험과이어진다.관객은영화를자기방식대로완성한다.그저소리를암시하기만했을뿐인데도실제로‘들었다’라고여기며,소리가덧입힌정보를영상에투사해자신이‘보았다’라고여긴다.그렇다면소리와영상이결합해만들어지는유성영화의효과를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지않고,거기서무엇이일어나는지를우선관찰하는것이청각예술로서의영화를재발견하는출발점이라할수있다.

보아야하는것과들어야하는것의관계에[…]끊임없이놀라고,때로는여기서웃고,아니면단순하게이를다시발견하는사람들이있다.[…]타티는바로이런사람들에속한다.그리고관객,연구자,감독으로서우리는타티와같아져야한다.어떤것도우리에게진부하게나타나서는안된다.(11장「타티:암소와음매소리」,293쪽)

한편‘덧쓰기예술’테제는이책의또다른핵심테제인‘소리는영상에시간성을부여한다’로도이어진다.무성영화에서는연이어나오는숏들의선후관계가모호한경우가많아서,이숏들은연속적이라기보다는시간과무관하게나열되거나‘동시에’일어나는것으로이해될수있다.소리는이숏들사이에시간적선후관계를만들어내지만,그렇다고무성영화의모호한관계를완전히대체하지는않는다.즉숏과숏이동시에일어난다고도,하나가다른하나뒤에일어난다고도할수있는모호한예술,한편으로이모호함을특성으로삼는덧쓰기예술이유성영화라는흥미로운역설을펼쳐보인다.

영화에서소리를재발견하기

이책의논의는특정미학이론이나정신분석같은추상적논리에서연역되기보다는,영화사를이루는영화들을구체적으로검토하고이사례들을포괄하는적절한이론적성찰로도출된다.저자는이책의영어판「서문」에서다음과같이쓴다.“처음부터내방법은관찰이었다.[…]이책에나온어떤아이디어도엄청난양의예를놓고검토하지않은것은없다.”더구나여기서다루는영화들의긴목록은기존영화이론들이‘걸작’으로간주해온작가감독들의작품들에국한되지않는다.시청각의풍부한작용을보여주는상업영화의창의적성과도마찬가지로주목하는이책은,영화사가어떻게흘러왔는지를두텁게검토할뿐아니라소리를중심으로다시사고할수있게해준다.

뒷부분에수록된「용어해설집」에는110개에달하는용어가소개된다.대다수는저자가새로제안한용어들로서,영화의소리연구가그간영화연구에서부차적으로여겨져이를충분하게기술하는용어나개념이부족했다는문제의식에서만들어졌다.또한유성영화의진수를보여주는감독과작품을선별해집중적으로논하는일곱개의장─채플린(2장),비고(4장),타티(11장),히치콕(17장),웰스(19장),타르콥스키(22장),오퓔스(25장)─에서는소리의차원에서주목할만한지점들을한층더깊이있게들여다본다.